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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송 스님의 사찰 음식

생고사리감자찌개

On May 28, 2014

산나물은 축복이다. 밭둑에 돋는 봄나물도 반갑긴 하지만, 가쁜 숨 몰아쉬고 찾아 들어간 산골짜기 잡풀 우거진 틈에 고사리가 지천이면 귀한 약초를 발견한 듯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파릇한 생고사리 향 오롯이 담은 찌개 한 그릇이면 몸도 마음도 봄처럼 푸근해진다.

‘봄에는 담과 가슴병이 이니 떫고 매운 것을 먹고,
여름엔 풍병이 생기니 짜고 신 것을 먹고,
가을에는 황열병이 더하니 달고 미끈한 것을 먹어야 하느니라.’
<금광명최승왕경> 제병품(除病品)

경전의 글귀처럼 떫고 매운 봄나물은 절간에서는 보약과 다름없지요. 강한 생명력으로 돋아나는 고사리는 열을 내려주고 기를 가라앉히며 담을 삭이는 데 좋습니다. 따라서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오르는 것을 가라앉히지요. 또한 피를 맑게 하여 정신을 맑게 해줍니다. 중국 주나라의 백이, 숙제는 무왕이 주는 벼슬을 받지 않고 수양산에 숨어들어 고사리를 뜯어 먹고 살았다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먹을거리가 부족하던 시절에 고사리를 구황식품으로 먹었는데, 실제로 당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영양뿐 아니라 생고사리 만의 고소하고 향긋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시기는 4월에서 5월 한 달뿐이라 영선사에서는 나물이며 국, 전 등에 넣어 반찬으로 부지런히 먹습니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는 들기름이나 들깨즙을 넣고 볶아야 맛도 부드럽고 소화도 잘돼요. 생고사리감자찌개를 만들 때에도 데친 생고사리와 생표고버섯을 들기름에 볶다가 채수를 부어 감자를 넣고 바글바글 끓이면 고사리 향 그윽한 찌개가 입맛을 돋웁니다.

법송 스님
대전에 위치한 영선사(현도 주지 스님)에서 수행 중인 법송 스님은 16년 전부터 모시던 고 성관 큰스님에게 음식을 배웠다. 전통 사찰 음식에 조예가 깊은 성관 큰스님은 제대로 손맛이 나지 않으면 그 맛이 날 때까지 다시금 시켜 호된 수련 과정을 겪게 했다. 법송 스님은 현재 동국대, 영선사,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교육관 향적세계에서 강의를 통해 숨겨진 사찰 음식과 그 의미를 알리고 있다.

산나물은 축복이다. 밭둑에 돋는 봄나물도 반갑긴 하지만, 가쁜 숨 몰아쉬고 찾아 들어간 산골짜기 잡풀 우거진 틈에 고사리가 지천이면 귀한 약초를 발견한 듯 그리 고마울 수가 없다. 파릇한 생고사리 향 오롯이 담은 찌개 한 그릇이면 몸도 마음도 봄처럼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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