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Idols

디올 옴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디 슬리먼이 자신의 옷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시아권 모델로 진관희를 지목했으니, 그가 얼마나 세계적인 트렌드에 부응하는 인물인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어릴 적부터 성장 과정을 지켜본 장국영과 성룡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진관희는 여명·장백지와 함께 CF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귀엽고 핸섬한 외모 덕분에 영화 <무간도>의 공개 오디션 당시 유덕화의 어린 시절 배역으로 낙점된 후, 좋은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는 캐나다 밴쿠버 출신으로 4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뛰어난 어학 실력과 활발한 가수 활동으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다. 배우로서의 경력은 2000년에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캐스팅된 <젠 엑스 캅2>로 홍콩 영화제 신인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무간도>, <트윈이펙트> 등에 출연해 홍콩을 비롯한 중국과 대만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영화 제작발표회 당시 성룡이 “나의 히든카드”라고 자신 있게 소개할 만큼 홍콩이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빅스타이기도 하다.

This page 블랙 컬러의 티셔츠와 데님 팬츠, 유니포멀 스타일의 볼링 점퍼는 모두 가격미정 디올 옴므 제품.

opposite page 블랙 팬츠와 셔츠·옵티컬 프린트의 볼링 점퍼·블랙 슈즈 모두 가격미정 디올 옴므 제품.

아슬아슬한 줄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던 공길이가 제임스 딘이 되어 런웨이를 걸었다. 1년 전 그는 니폰 필이 강한 얼굴이어서인지 배우라기보다는 하이틴 스타 같은 모습이었다. 은지원의 ‘만취 in Melody’를 시작으로 한일합작 영화 <호텔비너스>에 출연할 때만 해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리고 <발레교습소>에 나왔지만 창창한 윤계상과 영화의 흥행 저조로 시선을 끌지 못했고 얼마 후 <왕의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이준기가 막판에 결정됐다는 기사가 스포츠 신문 한켠에 나왔다. 그의 모습은 <왕의 남자>를 기준으로 ‘before’, ‘After’로 나뉜다. 하이틴 스타처럼 앳된 프로필 사진 같은 얼굴이었다가 ‘공길’의 모습으로 조금 머물더니, <왕의 남자>에서 벗어나면서 한층 어른스럽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다. 약 1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다. 영화 속에서 ‘여자’를 연기했지만 그는 이 1년 사이에 부쩍 ‘남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겉모습처럼 그의 연기 인생도 확 바뀌었다. 서울무역전시장의 샤넬 2006년 S/S 컬렉션. 파리 그랑 팔레에서의 컬렉션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된 이날 쇼의 주제는 ‘코코(샤넬), 제임스 딘을 만나다’ 이 쇼의 제임스 딘은 다름 아닌 <왕의 남자>로 전설이 되어버린 이준기다. 화이트 이너 셔츠와 빈티지스러운 워싱 가죽 재킷, 거기에 블랙 진을 입고 당당히 등장한 이준기의 모습에선 더 이상 ‘공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여자 모델 사이로 당당히 걸어나오는 그의 모습은 ‘왕의 남자’가 아닌 터프한 ‘남자’의 모습이었기 때문. 그는 <플라이, 대디, 플라이>란 새로운 영화에서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인생과 주먹을 마스터한 과묵한 고등학생 승석 역을 맡았다. 역대 최고의 흥행 영화라는 백그라운드만으로 그가 주목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 지금의 폭발적인 인기가 ‘거품’이라고 말할 줄 아는 그는 배우가 되겠다고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했을 때의 패기와 열정도 갖추고 있다. 터프한 경상도 사나이, 이준기의 충무로 장악기가 기대된다.

화이트 컬러의 브이네크 티셔츠와 빈티지 스타일의 재킷, 블랙 컬러의 팬츠 모두 가격미정 샤넬 제품.

일본에서 ‘살인미소’라고 불리는 나리미야 히로키. 키는 작지만 훌륭한 프로포션과 선한 인상을 가진 그는 일본의 스타이기도 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 팬클럽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첫 작품은 2000년, 브레드 프래이저 원작의 미야모토 아몬이 연출한 <망해가는 인류, 그 사랑의 본질이란>. 배우 오디션에 응모한 3천 명 중 케인 역으로 뽑혀 화려한 데뷔 무대를 가졌다. 그 후로도 영화 <물에 빠진 고기>, <아즈미>, <리버스 키즈>와 드라마 <고쿠센>, <지금 만나러 갑니다>, <우리 엄마는 우주를 지배한다> 등에서 좋은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드라마 <고쿠센>으로 아이돌 스타 반열에 올라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그는 <나나>에서 나나의 친구이자 그룹 브랙스톤의 기타리스트 노부 역을 맡아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패션 스타일에도 남다른 끼를 보여주고 있다. 나리미야 본인이 디자인한 옷이나 패션 상품들을 개발함으로써 일본 젊은 층의 독보적인 패션 리더로 자리 잡았고, 헤어스타일에도 ‘나라미야 컷’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신세대들의 열렬한 지지가 뒤따랐다. 그는 겉모습에서 풍겨지는 화려하고 날카로운 이미지와 달리 서글서글하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도쿄 컬렉션에서 모델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촬영장에서도 드라마틱한 눈빛 연기와 썩 멋있는 포즈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의 재능과 끼는 앞으로 일본과 아시아를 뛰어넘어 세계 무대로의 진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미리 보여줄 만큼 훌륭했다.

This page 화이트 컬러의 셔츠·블랙 컬러의 재킷 모두 가격미정 디올 옴므, 데님 팬츠는 나리미야 히로키의 것.

Opposite page 블랙 팬츠와 셔츠·볼레로 스타일의 쇼트 재킷· 화이트 내로타이와 슬림한 서스펜더·블랙 컬러의 에나멜 슈즈 모두 가격미정 디올 옴므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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