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스노 패트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영원히 ‘Chasing Cars’를 불렀던 밴드로 남으리라는 것을 말이다. 물론 그들을 추종하는 팬은 많지만, 저 전무후무한 21세기 최고의 히트곡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곡을 다시 만들 수 있을까? 심지어 현대음악의 ‘기준’으로도 평가받는 곡이니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순회공연을 마치고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더 발표하고, 이번에 여섯 번째 정규 앨범인
칭찬을 하자면, 이번 타이틀곡은 ‘포이 반스’를 떠올리게 한다. 쉽게 찾아보기 힘들 만큼 희귀한, 그래서 더 의미 있는 솔의 매력이 살아 있다. 부분적으로는 ‘세드 레이크먼 스타일’과 ‘일렉트로 스라브’를 담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어쨌든 스노 패트롤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밴드다. 높은 안목을 갖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거친 사운드의 인디 밴드였다면, 2011년 그들은 느긋하고, 여유를 즐기는 낙천적인 인디 밴드가 됐다. 리더인 게리 라이트보디가 뿜어내는 불안함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번 앨범은 어느 공연에서 불러도 부끄럽지 않은 공연 친화적인 곡들로 이뤄져 있다.
이번 앨범을 듣노라면, 스노 패트롤이란 5인조 밴드가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음을 알 수 있다. 리더 게리 라이트보디는 공연장에서 터무니없는 것까지 믿게끔 만드는 마력이 있다. 관중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은 U2의 보노를 닮았다. 그래서 그가 ‘Lifening’에서 ‘북이든 남이든 간에 월드컵에 출전한 아일랜드’라는 가사를 부를 때면, 관중 함성이 축구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것에 익숙해진 한 남자의 진심이 엿보인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모든 곡이 그렇게 새로운 느낌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 요소가 더 많은 앨범이다. 킴 와일드의 ‘Kids In America’와 상당히 유사한 인트로와 강한 드럼 사운드의 ‘This Isn’t Everything You Are’로 앨범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고, 라이트보디의 감미로운 솔이 돋보이는 ‘New York’을 듣고 있으면 이보다 더 확실한 마무리는 없는 것 같다.
돌아보면, 스노 패트롤이 원했던 것은 월드 스타 자리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Chasing Cars’의 여운을 떨쳐버렸고, 그들의 음악에는 한 곡의 히트곡이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왼쪽부터)
리아나
그녀 노래의 공통점은 누가 불러도 충분히 성공을 거둘 만큼 중독성 강한 멜로디라는 거다. 하지만 단순한 성공을 넘어 기록을 세우려면 리아나밖에 없다. 현재의 추세가 그렇다. 강한 비음과 리듬은 그녀가 아닌 그 누구도 구현할 수 없으리라. 단점을 꼽자면, 그녀의 완벽한 목소리에 비해 앨범은 미완성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것.
어슬라 원사우전드
하이브리드가 자동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알렉스 지메노의 어슬라 원사우전드는 일렉트로닉과 프렌치 팝, 록과 여러 갈래의 음악들을 한데 버무려놓는다. 무국적 음악을 비비면 복고풍의 라운지 음악이 탄생한다. 하지만 촌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전혀 새로운, 오히려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이번 앨범
M83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맞다. 요즘 일렉트로닉 신의 트렌드는 백 투 1980이다. M83은 신시사이저와 기타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창조하고 있다. 이 낙천적인 사운드를 듣고 있노라면, 풍요로운 1980년대 미국 문화가 떠오른다. <구니스>와
<미션 임파서블>은 1996년에 개봉했다. 에디터는 대입을 앞둔 고3이었다. 그때 극장에서 봤는지 후에 비디오로 봤는지 기억하진 못한다. 하지만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건 하나 있다. 톰 크루즈가 줄에 매달려 임무를 수행하는 장면이다. 바닥에 몸이 닿으면 임무가 실패하는 일촉즉발의 순간. 줄이 흔들리자 에디터의 눈동자도 흔들렸다. 톰이 땀을 흘리자 에디터의 손에도 땀이 고였다. 0.1초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이 있었다. 더구나 톰 크루즈는 (앳되기까지 한) 미남이었다.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을 입어 더 멋있었다. 극중 이름도 에단 헌트였다. 톰의 외모만큼이나 멋들어진 이름이었다. 쾌남아가 자아내는 긴장감은 쉬이 잊히지 않았다. 멋진 남자는 늘 동경의 대상이니까. 톰 크루즈의 곡예 액션은 에디터만 반한 게 아니었다. 이후 그 장면은 각종 매체가 패러디하며 길이 보전됐다. 4편까지 나온 지금도 <미션 임파서블>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장면이다.
2000년에는 <미션 임파서블 2>가 개봉했다. 시작부터 곡예 액션으로 혼을 빼놓았다. 암벽을 맨손으로 올랐다. 미국 유타에 있는 캐니언랜즈 ‘데드 호스 포인트’의 암벽이었다. 자그마치 600m가 넘는 높이였다. 시작부터 손바닥 땀을 닦아야 했다. 곡예 액션을 즐기는 에단 헌트와 톰 크루즈는 닮았다. 톰 크루즈는 그 액션을 즐긴다. CG로 새로운 창조를 하는 시대에 직접 액션을 펼친다. 에단 헌트가 암벽에 있다면, 톰 크루즈도 암벽에 있다. 게다가 그는 할리우드 톱스타다. 스턴트맨 99명을 대기시키고 시늉만 해도 된다. 그런데 직접 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다. 그러면서 짜릿하다고 환호한다. 얼굴만 멋진 게 아니다. 배우로서 작업에 임하는 태도도 멋지다.
2006년 시리즈 3편에서도 그 모습은 변함없었다. 그리고 또 5년이 흐른 2011년, 시리즈 4편인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개봉했다. 이번엔 다를 거라 여겼다. 그는 이제 50세다. 믿기지 않지만 그렇다. 이젠 톱스타든 아니든 직접 하지 않아도 될 나이다. 하지만 그에겐 통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아니 지금까지보다 더 높게 올라가 곡예 액션을 펼쳤다.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의 외벽에서였다.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높은 곳이자, 영화 역사상 (비행 장면이 아닌 이상) 가장 높은 곳에서 촬영한 거다. 그곳에서 역시 줄 하나에 매달려 외벽을 올랐다. 그는 두려워했을까? 지난번에 내한해서 이렇게 말했다. “처음 브래드 버드 감독이 아이디어를 냈을 때, 나는 무척 흥분했다. 오랫동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렵기는커녕 즐겼다. <미션 임파서블> 곡예 액션을 처음 접할 때가 새삼 떠오른다. 15년이 흘렀다. 톰 크루즈는 여전히 멋지다. 에디터는 15년 동안 덜 멋있어졌는데. 괜히 억울하다.
(왼쪽부터)
마이웨이
감독 강제규 출연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개봉 12월 21일
강제규 감독이 움직였다. 또 전쟁 영화다. 또 장동건과 함께했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떠오르지만, 자기 복제는 아니다. 이번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다. 격동의 역사 속 생존만을 위해 산 기구한 남자에 관한 내용이다. 때깔 좋은 전쟁 장면은 두말하면 잔소리.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 루니 마라, 개봉 2012년 1월 12일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인파이터다. 초기작을 보면 안다. 깊숙하게 들어가 어퍼컷을 날렸다. 그런 그가 한동안 아웃복싱을 구사하니 아쉬웠다. 이번에는 인파이터를 기대해도 좋다. 스웨덴 베스트셀러 스릴러를 그가 영화화했다. 침이 마를 압도적 긴장감이 스멀거린다.
비버
감독 조디 포스터
출연 멜 깁슨, 조디 포스터 , 개봉 2012년 1월
조디 포스터가 첫 작품을 연출한 지 20년이 지났다.
<비버>는 세 번째 작품이다. 여전히 가족 이야기를 다룬다. 거기에 멜 깁슨이 합류했다. 멜 깁슨도 연출 좀 하는 배우다. 둘의 조합이 흥미롭다. 우울증 앓는 완구회사 사장 이야기다. 측은한 연기, 하면 멜 깁슨이다. 가족애가 전하는 감동이 더욱 애잔하리라.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감독 캐머런 크로 출연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 개봉 2012년 1월 19일
가족이 동물원을 샀다. 가족과 동물원이라는 조합이 평범한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더구나 감독이 캐머런 크로다. <제리 맥과이어>로 순도 높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오랜만에 다시 감동 카드를 들었다. 중심을 세울 맷 데이먼도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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