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lower + ITALY
최근 한국에선 많은 남자들이 패션 업계에 뛰어들고 있지만, 과거엔 희귀했다. 당신의 나라는 좀 어떤가?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많은 남성들이 패션 분야에 종사해왔다. 특히 남자들은 세일즈와 마케팅 분야, 여성은 홍보와 프레스 쪽에 많았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선 성별에 따라 직업 종류가 나뉘는 방식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팀워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남자들이 패션 필드에서 일하는 데 특별한 어려움 같은 건 없겠지?
남성이라서 패션 분야에서 느끼는 차별은 전혀 없다. 다행히도…. 성별의 문제라기보다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업무 수행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가가 더 중요하다. 당신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회사는 성별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남자 패션의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다’라는 말을 누군가 한다면, 뭐라 답해줄 수 있을까?
아마 그 말은 사실일 수도 있다. 패션 아이템에 한정해 말한다면 말이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패션이나 트렌디한 제품보다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생각해보라. ‘패션’이 얼마나 빨리 바뀌고 있는지! 6개월을 넘기는 패션 아이템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리 제품은 ‘타임리스’다. 옷에 이런 말을 쓴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겠지만, 트렌드를 초월해 최고의 디자인으로, 독점 생산한 최고급 원단으로, 이탈리아 노하우의 테일러링으로 옷을 만들면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남성 패션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당신이 맞아요, 그러니까 슬로웨어 제품을 구입하셔야죠”.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모르는 독자들이 아주 조금 있을 것 같다.
슬로웨어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꿰뚫고 있다. 그래서 전문적인 영역으로 나눠 일을 전개한다. 이것이 슬로웨어 그룹에 속한 인코텍스(Incotex, 팬츠 생산), 자노네(Zanone, 니트 생산), 글렌셔츠(Glanshirt, 셔츠 생산), 몬테도로(Montedoro, 재킷 및 아웃웨어 생산)가 각 브랜드의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이유다. 슬로웨어는 빠르게 소비되고 쉴 새 없이 변하는 유행 속에서 진정성을 찾고자 한다. 그래서 모든 제품들이 최상의 품질로 모던하면서도 지속성 있게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각각의 아이템들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세심한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독특하고 시간을 초월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또한 각 브랜드의 역사는 이탈리아 패션의 역사와 함께한다. 인코텍스는 1951년부터, 자노네는 1986년부터, 글렌셔츠는 1960년부터, 몬테도로는 1958년부터 시작됐다. 꽤 만만치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너무 뻔한 질문이겠지만, 그래도 묻겠다. 당신들처럼 옷을 잘 입는 방법 좀 말해달라.
옷을 제대로 입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슬로웨어는 포멀하게 입는 것보다 스마트 캐주얼을 선호한다. 우리는 가능하면 타이를 매지 않으며, 혹시 타이를 매더라도, 예를 들어 캐주얼 신발을 신는 식으로 일부러 형식적이지 않은 코드로 매치한다. 컬러 매치는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무난한 셔츠나 재킷에는 보통 강렬하고 독특한 팬츠를 입는다. 만약 안전한 방법을 원한다면 항상 무난한 조화가 가능한 자연스런 색들(다양한 색의 블루, 브라운, 화이트)을 택하는 게 좋다. 이런 색 매치는 절대 잘못될 리가 없다.
가장 큰 위기 그리고 그걸 해결해낸 방법은 무엇인가? 개인적인 것보단 브랜드와 관련해서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오너인 콤파뇨 가족의 주의 깊은 경영 덕에, 슬로웨어 그룹은 1951년 창립(인코텍스 설립) 이래 위기를 맞아본 적이 없다. 우리 회사는 항상 천천히 성장해 오히려 좋은 평판을 얻었다. 슬로웨어 그룹에 속한 인코텍스 외에 전문 브랜드인 자노네, 글렌셔츠, 몬테도로도 마찬가지로 설립부터 지금까지 급격한 성장보다는 전문성을 꾸준히 키워 최고가 되기 위해 일한다는 철학을 견지하고 있다.
영화 <패밀리맨>에서 니컬러스 케이지가 제냐 수트를 보며 자신의 서글픈 모습을 슬퍼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영화에서 제냐는 인생을 회상하는 도구로 쓰였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아주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로, 어떤 역할로 남았으면 좋겠나?
상투적이고 전형적인 패션과 달리, 우리는 다른 방향의 패션 소비를 제안한다. 우리는 특별한 상황이나 시간을 대표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슬로웨어 그룹은 항상 모던하고 컨템퍼러리하기를 원하며, 이런 이유로 리서치에 공을 들이고 과거에 만들어진 것을 재건하면서도 혁신적인 것을 창출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의 새 레이블인 R.E.D.는 우리의 혁신적 접근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R.E.D는 ‘Research and Distribution’의 이탈리아어 약자로 그동안의 제품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 새로운 핏, 새로운 형태의 가공 처리 및 새로운 원자재를 시도해 독특한 제품들을 소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들인 디자인, 실험적 가공 처리, 모던함에 테일러메이드 방식을 접목해 만든 편안한 착용감 등이 R.E.D 컬렉션의 주요 성공 요인이다. 슬로웨어가 선보인 니트 및 저지 브랜드 2B3 또한 R.E.D의 정신을 선보여 론칭부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뷰 후엔 무엇을 할 건가?
매일 일어나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관련 일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로마, 밀라노, 파리, 런던에 오프닝을 앞둔 매장 오피치나 슬로웨어와 관련된 일을 처리할 것이다. 사진에 함께한 세일즈팀은 각자의 고객을 곧 만나게 된다. 30여 개국의 1천 명이 넘는 바이어를 만나는 굉장히 힘든 일이다.
2. United Arrows + JAPAN
한국에서도 패션계에 남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좀 어떤가?
문화의 차이라고나 할까? 과거부터 일본 남자들은 남성 패션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이후에 활성화되고, 1990년대에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금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물론 판매 규모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상당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들이다. 주변의 시선은 어떤가?
일본에도 패션 비즈니스 관련 일을 경시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가는 일을 하는 패션 업계 남자들을 향한 그런 편견은 사라지는 추세다.
‘패션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뭐라 답해주겠나?
삶에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와 식사를 즐기는 것처럼 패션을 즐길 것이다. 패션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자기 표현을 위한 소통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니까.
아아,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이미 유명하지만, 그래도 당신들의 입을 통해 어떤 숍인지 듣고 싶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1989년에 창업해 현재는 1천억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셀렉트 숍을 표방하는 브랜드다. 우리가 말하는 것보다 매장 안을 둘러보는 게 더 좋을 듯싶다. 홈페이지 주소를 말해줄 테니 한 번 들어가보시라.
(www.united-arrows.co.jp/en/ir/strategy/index.html)
옷을 잘 입는 방법은 무엇일까? 좀 자주 듣는 질문이겠지만, 답해주었으면 한다.
남자의 드레스 코드엔 규칙이라는 게 있다. 옷 잘 입는 남자가 되기 위해선 드레스 코드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 맞다. 기본을 아는 것이 첫걸음이다. 무리하게 개성적인 스타일을 추구하면, 옷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보이지 않는다. 친숙하지 않은 옷은 싸구려처럼 보인다. 기본을 습득해야 개성을 살리면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언제 당신의 숍이 성공했다고 처음 생각했나?
회사를 창업하고 10년 후인 1999년에 주식회사로 상장했을 때다. 단순 양복점에서 사회 공헌도 하고, 사회와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된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회사에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온 때는 언제였고, 그걸 어찌 극복해냈나?
1990년대 초반, 매장을 오픈해 2년 동안 운영했지만 매상이 전혀 오르질 않았다. 이대로는 회사의 존속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그때까지 취급하지 않았던 캐주얼 브랜드까지 상품 정책을 확대했다. 또 고객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고가 수트의 가격을 낮추는 정책도 실시했다. 당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 정책이 시장에 상당히 효과적으로 정착했다. 그후 급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패밀리맨>이란 영화에서 니컬러스 케이지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수트를 보고 눈물을 적신다. 영광스러웠던 과거에 대한 회상이 남자의 수트로 대변되는 장면이다. 당신의 숍은 어떤 이미지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길 바라는가?
유나이티드 애로우즈는 셀렉트 숍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비롯해 여러 브랜드를 우리 나름의 심미안으로 선택해 취급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명확하게 이런 스타일의 이미지라고 특징지어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니컬러스 케이지에게도, 리처드 기어에게도, 숀 코네리에게도 그리고 동방신기에게도 사랑받는 상품과 품질을 지닌 브랜드가 되고 싶다. 언제나 시대를 반영하면서 그리고 시대에 반 보 앞서 나갈 수 있는 브랜드 말이다.
패션 아이템이나 브랜드가 아닌 당신의 숍과 잘 어울리는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뭐 그런 걸 언급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고품질로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혁신과 창조를 반영하는 제품들이 될 것 같다. 전자제품이라면 애플, 자동차라면 하이브리드 기능을 장착하고 있는 토요타 프리우스, 한국 요리라면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비빔밥, 도시라면 다양한 문화를 독자적으로 혼합시킨 도쿄, 그리고 아티스트 한 명의 작품이 아니라 시대를 표현하는 컴필레이션 앨범.
고인 중에서 꼭 만나 패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나?
윈저 공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직접 그의 스타일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아아,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여자를 좋아했던 것으로 유명하지만 남자도 좋아했다고 들었다. 당신은 바이섹슈얼인가? 그리고 패션과 여색을 밝히는 것 이외에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가?’ 뭐 이 정도의 질문을 하고 싶다.
옷을 만들 때, 바탕이 되는 건 무엇인가?
유럽의 긴 역사 가운데 계승되어온 옷에서 많은 것을 배워 일본의 생활 환경이나 마켓의 특징에 잘 맞게 변화 및 진화해나가는 것이다.
패션은 사람들의 꿈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 당신들은 패션에서 어떤 꿈을 찾아가고 있는가?
동일본 대지진 후에, 재난지에서 가까운 유나이티드 애로우즈에 많은 손님들이 방문해 쇼핑을 했다.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옷을 사 입고 힘을 내자!’고 말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매장의 스태프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패션은 사람이 생활을 즐겁게 영위해나가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소통 수단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들의 꿈이다.
인터뷰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미팅이 있다.
3. Unipair + KOREA
유니페어는 어떻게 시작됐나?
나, 한태민과 강원식 이사가 시작했다.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다가 재밌지 않을까란 반응이 오가고, 그럼 ‘하자’며 의기투합해 시작했다. 강재영 매니저는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사표를 내고 동참했고, 인정호 매니저는 우리가 시작한 지 1년 후에 참여했다. 지금 생각하면, 철없고, 무모한 도전이었다. 마냥 좋아서 바잉도 많이 하고, 실수도 많이 했다. 신발에 대한 내 지식이 적은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일에 뛰어드니 신발이라는 분야가 거대한 바다와 같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런 바다에 뛰어들어 상어도 만나고 고등어도 만나고 했지만, 일 자체는 즐거웠다.
유니페어라는 숍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글쎄, ‘레트로 스탠더드’란 표현을 쓰고 싶다. 오리지널이고 거짓 없는 아이템들을 모아놨지만, ‘럭셔리’라든지 ‘프레스티지’라는 이미지보단 좀 더 기본적인 것에 가깝다.
오픈한 지 얼마나 되었나? 꽤 오래된 것 같다.
유니페어의 전신인 일치르꼬까지 하면 3년 정도 되었다. 유니페어로 변신한 건 올해 2월 초니까 6개월 조금 넘었다.
대기업들이 구두 전문 매장을 내고 있다. 긴장 좀 되겠다.
우리가 다루는 구두들은 대량생산으로 그리고 대중을 상대로 마케팅을 풀어내야 하는 제품들이 아니다. 고객 개개인의 성향이라든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굉장히 손이 많이 가는 비즈니스다. 대기업처럼 판매만을 목적으로 접근해선 운영할 수 없다. 하동관 곰탕이 유명하다고 대기업이 대량생산으로 곰탕 맛을 찍어낼 순 없는 것과 같다. 곰탕엔 사람 냄새가 짙게 담겨 있다. 우리 구두는 우리 눈으로 ‘바잉’해온 구두를 스태프들이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판매할 때 완성되는 비즈니스다. 자본의 논리로 성공할 수 있는 개념과는 다르다. 그런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에 없었던 대한민국 최초의 구두 숍이었다. 개인적인 소견이긴 했지만,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었다.
본보기라할 수 있는 매장이 존재하지 않은 게 성공 요인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한테는 부담이기도 했다. 누군가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면, 훨씬 수월했을 거다. 하지만 우리는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야 했다. 그래서 항상 조심스럽다.
대한민국에서 패션업에 종사하는 남자들이다. 주변 시선은 어떤가?
‘좋아하는 거 하는구나’란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별세계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내가 입는 옷이나 구두를 보면서 패션계에 들어갔으니까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 게 아쉽다.
다른 구두 매장엔 여자 직원들이 있는데 여기는 없다. 의도된 것인가?
우리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엔 의도한 게 맞다. 남성 직원들을 고집한 건 경험을 해보지 않고선 구두를 판매할 때, 소통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손님들과 경험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되는 마켓이 형성된다면, 판매 사원의 남녀 구분은 필요 없을 거다.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여성 지원자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남자 패션 범위가 좁다고 한다면, 어떤 반론을 제기할 것인가?
좁은 게 맞다. 근데 깊고 오래간다.
깊고 오래간다는 건 무슨 뜻인가?
‘좁다’는 건 아이템의 종류나 스타일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자 패션에선 레트로나 오리지널 스타일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뉴 오리지널이 등장하기 힘든 이유다. 반면에 같은 스타일이나 아이콘이 몇십 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걸 사용했던 사람들의 경험치, 생산 회사들의 경험치가 장맛처럼 깊은 맛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내공의 깊이가 다르다.
유니페어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인가?
남자들에게 해방감을 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나 할까.
매장 직원이 참 많다.
좀 정리를 할까? 모든 구두 매장들이 그렇지만 일대일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유가 된다면, 매장 직원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왜 구두를 선택했는지, 항상 궁금했다.
패션은 마켓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으면 브랜드를 안착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구두는 패션과는 다르다. 70대 할아버지든 20대 청년이든 유니페어에서 구두를 살 수 있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안철수 씨도 유니페어 와서 살 수 있는 구두가 있을 거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마켓에는 그가 입을 수 있는 옷들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신발은 옷보단 만족시킬 수 있는 세대의 폭이 넓다. 그런 게 구두의 강점이다.
구두 수선을 제대로 하는 리슈가 입점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소식 같은 것은 없나?
우리들만의 MTO(Made to Order)를 생각하고 있다. 유니페어에서만 판매하는 독특한 모델들이 숍에 가득 차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 외국 패션계 사람들이나 바이어들이 행사나 특별한 일로 한국에 왔을 때, 유니페어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모델을 만날 수 있게 하고 싶다. 매출의 극대화보단 깊이가 있는 숍으로 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남자들이 반드시 경험했으면 하는 구두를 꼽아달라.
알든의 990이 아닐까 한다. 알든의 시그니처 모델이기도 하고 어떤 옷차림에나 어울릴 수 있는, 의미 있는 구두다. 폴 스미스 경도 단 하나의 구두를 사야 한다면, 알든의 990을 구입하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특별히 코도반 모델이 더 가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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