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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칠수 없는 지나

이름만 들어도 뭇 남정네를 설레게 하는 여자. 현재 지나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다.

UpdatedOn September 30, 2011



열렬한 반응이다. 지나를 만나러 간다고 하자 동료들의 눈에는 질투가 이글거린다. 모두 남자들이다. 사실 앞에선 뻐겼지만, 에디터는 심드렁했다. 몸매에 집착하지도(정말이다), 가요를 잘 듣지도(그렇다고 팝송만 듣는 건 아니다), 여자 연예인에 환호하지도(영화 기자 출신이라니까) 않는 에디터에게 지나는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터뷰하기 전 지나를 알아가자 관심이 생겼다. 물론 그녀의 가슴 크기 때문은 아니다. 지나로 데뷔하기 전 연습생 시절 일화와 과정이 흥미로웠다. 가수라는 고지를 향해 달리는 소년병, 아니 소녀병 같은 느낌이랄까. 그 속에는 남자들의 혼을 빼는 섹시한 몸매도, 춤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낯선 한국에서 고군분투하는 갓 스물을 넘긴 청춘이 있을 뿐이다. 그 청춘이 눈부시다. 하지만 직접 만난 지나는 더 눈부시다. 시려도 눈을 돌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Top Girl’을 부르니 자신감이 생긴다고? 자신의 노래를 부르며 흥겹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가사를 많이 바꿔서 처음에 받았을 땐, 정말 내 노래다, 이렇게 느끼지 못했다. 참다 참다 사장님한테 말했다. 내 노래가 아닌 거 같다고. 약간 남의 노래를 하는 것 같았다. 휘성 선배님에게도 어색하다고 말했다. 대중을 속일 수 없는 게 좀 두렵다고. 이렇게 말해주시더라. 오히려 네가 대중을 이해시키고 너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단계라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녹음해보고 다시 얘기해보자고. 그 말대로 녹음해보니 생각이 바뀌더라. 그때부터 정리되면서 가사가 내 것이 된 느낌이다.
솔로라서 외롭지는 않나. 요샌 그룹도 많고, 예전에는 그룹의 일원이기도 했으니까.
무대를 마지막에 올라갈 때나 마지막으로 인사할 때,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볼 때, 그럴 땐 팀이 부러워 보인다. 덜 심심해 보이기도 하고.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혼자가 좋다. 밥이나 간식을 먹고 싶을 때, 무리에 속해 있으면 힘드니까, 하하하. 그리고 솔로지만 안무팀이나, 스태프가 있으니까 그 안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결국 무대에 올라가서 노래하는 사람은 나니까.
긴 연습생 시절에 회사도 몇 번 옮겼다. 그러고 나서 지금의 지나가 됐다. 인기를 얻으니 힘들었던 게 다 보상되나?
그렇다, 하하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그런 일들을 겪어서 지금 잘 버틸 수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생각이 더 성숙해졌으니까. 그때가 없었다면 지금의 지나는 없었을 거다. 어려움이 있어서 지금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 것 같고, 끝까지 믿을 수 있다. 어려운 길이잖은가. 올라갔다가 다시 넘어지고,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또 엎어진다. 그 과정에서 다시 다짐하고 각오할 수 있다. 내 팔자가 세서 어쩔 수 없다, 하하하.
연습생 시절에 전화 영어 강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합숙소 월세를 냈다는 등 열정이 남달랐다. 그런 힘이 어디서 나왔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열정이 아니었을까. 한국말도 잘 못하는 내가 당시 친구들이나 남자친구를 다 버리고 한국에 온 거다. 진짜 하고 싶었으니까. 그만큼 각오하고 와서 거기까지 도달했는데 포기하기 너무 싫은 거다. 가까운 데 빛이 보이니, 결국 그 빛이 진짜 보이는 데까지 한 3년 더 걸리긴 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CK 청바지 광고를 찍은 걸 보고 여자 솔로로서 어떤 의미에서 정점에 섰다고 느꼈다. 처음 그 광고가 들어왔다고 했을 때 어땠나?
난리 났다, 하하하. 너무 하고 싶은 광고였다. 내가 관심 있는 것들에 욕심이 생기잖나. 그 자리가 너무 탐났다. 이효리 선배님, 신민아 선배님과 같은 아이콘이 되고 싶었다. 예전부터 내가 느끼는 걸 다른 여자들도 느꼈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찍으면서는 신기했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하는 거지? 하면서. 찍고 나니까, 그래 이제 조금 더 하며 욕심도 생겼다, 하하하.
작년과 올해, 인기를 얻어 기쁜 만큼 불안하지 않나? 달콤한 만큼 다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말이다.
항상 불안하다. 티는 안 내지만. 항상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실패할 마음의 준비. 촬영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살이 찔 수도 있다. 데뷔 첫 방송 때 사고가 세 번이나 났다. 게다가 생방송이었다. 초반부터 어려움이 있어서 지금은 당황하지 않을 자신 있다. 많이 구박받기도 하고. 지나야 이렇게 하면 안 돼, 이런 거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다면 지금은 혼자서 연구하기도 한다. 계속 해봐야 알 것 같다. 실패해도 재도전해야 하니까. 그래서인지 여유는 아닌데, 불안함을 좋게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겼다.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찾아가려는 거다. 어렵다. 너무 신인이니까.
신인인데 앨범 만들 때 이것저것 의견도 내고, 가사도 쓴다. 그냥 주는 대로 받아서 하는 성격은 아닌가 보다.
이상하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너는 음역대가 어디까지니? 너는 춤을 어디까지 추니? 너는 노래를 어디까지 부르니?



이런 질문들은 많은데 난 아무것도 모른다. 매번 할 때마다 놀랐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키가 높았나? 이렇게까지 내가 춤을 못 췄나? 잘 췄나? 하면 할수록 알 수 있고, 매번 다르다. 내가 한계를 정하면 그 이상 늘지 않잖은가. 그냥 오픈 마인드로 살 생각이다. 그래서 계속하는 거다. 어디까지 가는지 알고 싶고, 해봐야 아니까 새로운 것도 해보고.
이민 1.5세다. 한국에 왔을 때 사람들의 선망도 있지만 시기, 질투가 많지 않았나?
소심해진다고 하나. 그게 뭔데요 하고 묻는데 그것도 몰라? 하는 말에 상처받는 성격이다. 시기, 질투보다는 기가 죽었다. 말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잘 말하지도 않았다. 애들과 숙소 생활하면서 말을 많이 하게 됐다. 요즘 애들 유행어도 쓰고. 아, 한국식으로 영어를 발음하는 건 지금도 답답하다. 너무 혀를 굴리면, 사람들은 얘가 왜 이래? 이렇게 보니까. 영어를 못하려고 노력하는 게 웃기다. 오늘도 세 번이나 있었다. 머리 터지는 줄 알았다, 하하하.
보상 심리로 돈 벌면 막 쓸 텐데 모은 돈을 어머니에게 드렸다고 들었다. 효녀인가.
에이, 그런 거 아니다. 그냥 엄마에게 관리를 맡긴 거다. 처음 돈을 버는 내겐 너무나 큰돈이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맡겨 통장 만들고 용돈 쓰는 정도다. 엄마에게 나 거지 안 되게 도와줘, 하고 갖고 있어 달라고 한 거다. 돈 받고서 내가 바라던 거 딱 두 가지 샀다. 비싼 명품은 아니고, 그냥 길 가다 예쁜 옷. 그리고 처음 번 돈이니 회사 사장님과 사람들에게 줄 선물. 아, 그리고 캐나다에 있는 동생에게 용돈 보내줬다. 이번엔 여유 있게 보내줄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네티즌이나 일반 대중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다. 특히 사진 속 모습을.
나도 모르게 좀 심해졌다. 관심 있게 봐줘서 감사한데 한편으로 그걸 계속 유지해야 하는 게 힘들다. 처음 어떤 점수를 받았다면 그 아래로 내려가는 걸 용납하지 못한다. 그 이상을 하고 싶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 그래서 살이나 얼굴로 트집 잡히는 게 싫다. 항상 예쁜 모습을 유지하고 싶고. 내가 출연한 광고도 나만 예쁘게 나오는 게 아닌 진짜 이 상품을, 내가 한 말을 지키고 싶다.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이 큰 거다. 내가 출연한 광고의 제품을 보면 지나가 생각나고, 지나를 보면 또 그 제품이 생각나고, 그런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예쁘게 보정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단 너무 많이 보정하면 위험하니까 조금만, 하하하.
사람들이 몸매만 주목해도 그 과정에서 노래를 알릴 수 있으면 좋다고 한 적이 있다.
몸매만 부각되느냐 아니냐 하는 점을 떠나 지나라는 애가 누군지 알려야 한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내 몸매를 보더라도, 얘 노래하는 애야? 하다가 음악 나오는 거 듣고, 얘 좀 하네? 이렇게 느낄 수 있으니까. 사실 내 몸매가 다른 애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그 덕분에 내 노래를 한 번이라도 듣게 되면 정말로 나라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몸매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정이 들지 않을까? 그게 내 목표다. 꾸준히 사랑받아 정이 드는. 그러려면 눈에 익숙해져야 하니까. 싫든 좋든 정이 꼭 들어야 한다.



“항상 불안하다. 티는 안 내지만. 항상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실패할 마음의 준비. 계속 해봐야 알 것 같다. 실패해도 재도전해야 하니까. 그래서인지 여유는 아닌데, 불안함을 좋게 받아들이는 마음이 생겼다.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찾아가려는 거다.”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하면 할수록 알 수 있고, 매번 다르다. 내가 한계를 정하면 그 이상 늘지 않잖은가. 그냥 오픈 마인드로 살 생각이다. 그래서 계속하는 거다. 어디까지 가는지 알고 싶고, 해봐야 아니까 새로운 것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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