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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라는 21세기 마법의경연장, CES 2025

매년 1월이 되면 전 세계의 눈이 라스베이거스로 쏠린다. IT 기술의 격전장이 된 CES가 열리는 까닭이다. CES는 미래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요즘은 더욱 상상력이 풍부해진다. CES 2025를 LG전자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UpdatedOn March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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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위에 세워진 도시 라스베이거스는 매년 1월이 되면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IT 기업 관계자와 관람객으로 도시 전체가 북적인다. 원래도 화려한 건축물과 거대한 카지노, 각종 공연과 이벤트로 붐비는 도시에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열렸다.

CES는 1967년에 시작됐다. 역사적으로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다양한 가전제품을 선보인 이 행사는 최근 들어 자동차, 로봇, AI 등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매년 글로벌 IT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는 그 규모가 더욱 확장했다. 주최 측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4500곳이 넘는 기업이 전시에 참가했고, 방문객은 14만1000여 명으로 작년 대비 5%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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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CES의 주제는 ‘Dive in’이다. 기술을 향한 몰입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가자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특히 AI와 관련된 다양한 신기술과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2022년 말에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래, AI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우뚝 섰다. AI와 관련된 이론과 콘셉트를 주로 선보여온 그동안의 행사와는 달리, 올해 CES에서는 AI를 실생활 그리고 실제품에 적용한 새로운 기술을 대거 소개했다. 특히 그동안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AI 기술을 가전제품과 결합해 집 안 곳곳에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LG전자의 홈 케어 시스템 ‘허브’와 삼성전자의 AI 비서 ‘빅스비‘가 대표적인 예다. 이외에도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휴머노이드를 다양한 제조사가 선보여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짐작하게 했다.

CES에서는 해마다 ‘IT 업계의 록스타’라고 불리는 스타 기업인들이 참석해 키노트 및 연설 등을 진행하는데, 올해는 모든 화제의 중심에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있었다. 개막 전날인 6일, 젠슨 황의 연설을 듣기 위해 1만 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 입장까지 1시간 넘게 걸릴 정도였다. 젠슨 황은 이 자리에서 차세대 그래픽 처리장치 ‘지포스 RTX50’ 시리즈를 공개했고, 자율주행 AI 플랫폼 ‘코스모스’를 최초로 소개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삼성과 SK의 주가가 실시간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젠슨 황의 키노트 못지않게 LG가 개최한 월드 프리미어도 큰 관심을 끌었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1월 6일, LG전자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주제로 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며 본격적인 기술 혁신의 시작을 알렸다. AI와 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마트 라이프 비전을 제시한 이번 발표는 CES의 주요 화두를 미리 선점하며 관람객과 업 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공감지능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공간과 환경을 연결해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는 총체적 경험”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이 더욱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AI 에이전트 개발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조 사장은 “우리는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환경으로 바라본다”며, AI 기술이 스마트홈과 모빌리티, B2B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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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막 날인 1월 7일, CES가 펼쳐지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중심, 센트럴홀 출입구에는 카운트다운이 울려 퍼졌다. 아침 일찍이 줄 서 있던 관람객 수천 명이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한국의 대표 기업 LG전자 전시장부터 줄줄이 관람을 시작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올해 LG전자 전시관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세계 최초로 공개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였다. 투명한 OLED 디스플레이에 무선 기술을 결합한 TV로, 필요할 때만 화면을 띄우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혁신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거실과 상업 공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이 제품은 CES 혁신상을 거머쥐며 큰 주목을 받았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LG 씽큐 온’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홈 AI 허브로, 집 안 곳곳의 IoT 기기와 센서를 연동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고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생활 습관을 반영해 음료 온도를 추천하거나, 실내 공기 질을 자동 조절하는 기능은 스마트홈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700여 개의 LED 사이니지로 구성된 이 조형물은 시간에 따라 형상이 변하며,
LG전자가 제안하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전시관에선 자동차 내부를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확장한 ‘모빌리티 익스피리언스(MX) 플랫폼’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차량 내부를 업무 공간, 엔터테인먼트 룸, 휴식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변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AI 기반 비서 기능과 음성 인터랙션을 통해 운전자와 승객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스마트홈과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며 LG전자가 추구하는 ‘연결된 경험’을 실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전시장 입구를 장식한 초대형 키네틱 LED 조형물도 방문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700여 개의 LED 사이니지로 구성된 조형물은 시간에 따라 형상이 변하며, LG전자가 제안하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엑스붐(xboom)과 글로벌 아티스트 윌아이엠(will.i.am)의 협업 전시도 화제를 모았다. AI 기반 오디오 기술이 적용된 엑스붐 스피커는 윌아이엠의 프로듀싱 시스템과 결합해 사용자의 음악 취향을 분석하고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전시됐다. 음악과 기술이 결합한 특별한 공간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청각적 경험을 선사했다.

몇 년 전부터 CES 행사장에서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다. 올해는 중국의 하이센스(Hisense)와 티씨엘(TCL) 등이 거대한 규모로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기업은 특히 차세대 대형 TV를 대거 선보이면서, 기술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목전까지 도달했음을 입증했다. 중국 업체들은 AR 스마트 안경 분야에서도, 선두 기업 메타(META) 못지않은 편이성과 다양한 기술로 수준급 제품을 선보였다. 이외에 AI를 기반으로 야외 활동용으로 개발된 외골격 장치와 수중 청소도 가능한 로봇청소기, 접이식 로봇 팔이 탑재된 로봇청소기 등 수준급의 기술과 제품들을 발표하며 중국의 IT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그래도 CES는 역시 한국이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일본 기업을 대신해 한국 기업들이 CES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있다. 올해는 그 경향이 더욱 강해졌는데 한국은 미국(1500여 곳), 중국(1300여 곳)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00곳이 넘는 기업들이 이번 CES에 참가했다. 역대 CES 행사에서 1000곳이 넘는 한국 기업이 참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센트럴홀 입구에 위치해 CES 행사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 LG전자가 그 중심에 있었다. LG전자는 이번 CES 2025에서 AI,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오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글로벌 테크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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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시장은 CES 2025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기업 부스 중 하나다.

LG전자 전시장은 CES 2025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기업 부스 중 하나다.

LG OLED의 무한 질주

센트럴홀 입구에 있어 이번 행사에서 가장 돋보였던 LG전자 부스에는 세계 최고의 기술인 OLED를 활용한 다양한 TV를 선보였다. 올해 CES 2025에서 가장 찬사를 많이 받은 제품 중 하나는 단연 LG 올레드 에보 G5였다. 미국 IT 전문 매체 <CNET>은 G5를 “CES 2025에서 본 모든 OLED TV 중 가장 훌륭하다”라고 극찬하며, 최고의 TV로 선정했다.

<ZDNET>은 “OLED TV의 왕인 LG가 올해도 왕좌를 지켰다”라고 평가했고, <Tom’s Guide>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더 밝고 화려해졌으며, G5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고통스러울 정도”라고 전했다. CES 현장에서 직접 G5를 체험한 관람객도 “TV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직접 목격하는 순간이었다”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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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LG전자의 다양한 신제품들.

우리의 일상을 업그레이드하는 LG전자의 다양한 신제품들.

특히,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현장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제품 중 하나였다. 지난해 CES에서 처음 발표했지만, 올해는 실제로 경험할 수 있도록 확대해 전시했다. 완전한 무선과 투명 OLED 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TV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화면 뒤가 훤히 보이는 투명 모드와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는 일반 OLED 모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샹들리에와 어우러진 세계 최초의 ‘선 없는 투명 OLED’가 열렸다 닫히는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감흥을 전했다. 현장을 방문한 한 관람객은 “화면이 사라졌다 나타나는 마법 같은 경험”이라며 탄성을 질렀고, 또 다른 방문객은 “이제 TV가 단순한 가전이 아니라, 공간을 구성하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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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LG전자의 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webOS의 전시. 세계적인 애니메이터 에릭 오와 협업했다. (우) CES 2025에서 단연 가장 화제를 불러 모았던 24대의 투명 OLED TV를 활용한 투명 샹들리에.

(좌) LG전자의 TV를 포함한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webOS의 전시. 세계적인 애니메이터 에릭 오와 협업했다. (우) CES 2025에서 단연 가장 화제를 불러 모았던 24대의 투명 OLED TV를 활용한 투명 샹들리에.

샹들리에와 어우러진 세계 최초의 ‘선 없는 투명 OLED’가
열렸다 닫히는 모습은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감흥을 전했다.”

CES 2025에서 LG 올레드 TV가 거둔 성과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LG 올레드 TV는 CES 혁신상을 포함해 총 37개의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이 중 영상디스플레이(Video Display) 부문에서는 최고 혁신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LG전자의 전체 제품을 포함하면 CES 2025 어워드를 총 108개 수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CES 2025는 단순한 기술 전시회를 넘어,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예고하는 무대였다. 그 중심에서 LG OLED는 ‘화면 그 이상의 경험’을 제시하며, 또 한 번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냈다.


INTERVIEW | LG전자 오혜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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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의 장대한 발걸음

LG OLED는 어느덧 한국을 대표하는 몇 안 되는 ‘럭셔리 전자제품’으로 우뚝 섰다. CES에서 최첨단 기술을 매년 선보이며, ‘프리즈’ 등 아트페어에서 공개하는 다양한 협업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높다. LG OLED의 다양한 활동을 진두지휘하는 ‘MS사업본부 MS경험마케팅’ 오혜원 상무에게 묻고 들었다.

이번 CES 2025에서도 LG OLED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습니다. 지금까지 LG OLED가 CES에서 선보인 혁신적인 결과물들 중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LG전자는 CES 전시를 1년 농사의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보여줄 수 있는 혁신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가장 상징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 시기에 얻는 반응이 결국 제품 출시 후 매출까지도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CES에서 혁신 제품을 알리는 상징적인 방법 중의 하나로 ‘히어로(Hero) 전시’를 진행해왔습니다. LG OLED 제품 중 셀프-릿(Selflit) TV의 휘어지고 돌돌 말리고 또 투명하게도 만들 수 있는 폼팩터 특징을 가장 놀랍고 아름답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입니다.

전시장 입구나 중간에 규모나 완성도 면에서 전문 기자와 비즈니스 관계자는 물론 일반 관객까지도 매료시킬 전시물을 설치하는 것이죠. 코로나 이후 처음 재개한 2023년 전시에서는 372개의 55인치 OLED 디스플레이로 구성한 거대한 협곡을, 2024년엔 세계 최초의 77인치 4K 무선 투명 TV 12대로 만든 무빙월(Moving Wall)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작년 경험을 바탕으로 28대의 투명 TV가 음악에 맞춰 춤추듯 열리고 닫히는 투명 샹들리에로 한층 완성도를 높인 ‘히어로 전시’를 진행했죠.

올해 CES에서 특히 인상적인 평가나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무선 투명 OLED에 대해 많은 반응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만.
사실 처음 투명 샹들리에를 기획할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투명이라는 특징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조형물을 고민하다 크리스털 조각이 빛을 받아 반짝이는 미디어 샹들리에를 떠올렸죠. 그동안 아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만든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문제는 기구와 설비 부분이었어요. 하지만 전시는 그런 도전을 해야 하기에 더 매력이 있기도 하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또 구글 이매진의 도움도 받아가며, 샹들리에의 형태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77인치 투명 TV 28대를 이어 붙여 거대한 원통 형태를 만들고, 음악에 맞춰 열리고 닫히는 키네틱 무빙까지 적용한 샹들리에를 완성했죠. 문제는 어마어마한 무게였는데요. 무려 6톤이 넘는 대형 구조물을 안전하게 설치해야 해서 조마조마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여러 번 테스트했지만 막상 CES 현장에서 설치를 완료하고 영상을 트는 순간, 작업하던 모든 스태프가 일제히 일어서 박수를 쳤습니다. 뭉클하면서, 아 이제 됐다 안도하는 순간이었죠. ‘가장 전시다운 전시’라는 평도 뿌듯했고, 관람객이 일제히 카메라를 들고 다가오는 모습에 대해 ‘마치 성지 순례를 연상시킨다’는 표현도 설렜습니다. 가장 좋아한 표현은 ‘관람객의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는 평이었어요. 전시 작품을 바라보는 그들의 ‘꿀 떨어지는’ 표정과 미소가 그동안의 고생을 한 방에 잊게 해주는 특효약이더라고요. 저는 지금도 가끔씩 그 ‘꿀영상’을 보며 ‘힐링’합니다.

webOS 관련, 세계적인 애니메이터 에릭 오 작가와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결과물이 인상적이었어요. 협업하게 된 계기와 진행하며 얽힌 에피소드를 듣고 싶습니다.
webOS는 TV를 비롯한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입니다. TV를 통해 새로운 세상과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는 일종의 게이트인 셈인데, 너무 중요하지만 설명할수록 어렵고 복잡해 보여 더 쉽고 재미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싶었죠. 그러던 찰나, 전시 팀장이 초등학교 동창인 에릭 오 작가님을 떠올린 것이 계기가 됐죠. 픽사를 비롯한 애니메이션계의 떠오르는 샛별인 에릭 오 작가님을 만난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작업도 본인이 직접 진행하면서 필요한 과정을 챙겨주셨죠. 애니메이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는 저희의 의도를 잘 이해해주셨고, 까다로운 수정 요청도 열린 마음으로 들어주셔서 짧은 시간에 놀라운 작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다들 한 편의 <인사이드 아웃>을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어요. 실제 콘텐츠의 주인공인 에릭으로 출연하고 본인 목소리로 녹음까지 하는 열정을 보여주신 것도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입니다.

엑스붐과 윌아이엠의 역사적인 협업도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엑스붐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붐(boom)이라는 단어를 우리 것으로 만들자고, 농담 반 진담 반 고민했습니다. 음악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불후의 명곡 중 하나가 블랙 아이드 피스의 ‘Boom Boom Pow’일 겁니다. 농담처럼 ‘윌에게 한번 연락해봐!’ 했는데 진짜 실현됐죠. 다행히 윌은 매우 열려 있는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이었고, 우리는 협업 이상의 끈끈한 파트너로서 엑스붐의 모든 것을 함께 만들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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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현장에서 그의 행보는 정말 대단했어요. LG의 비전을 제시하는 월드 프리미어 무대에 올라 엑스붐과의 협업부터 AI의 미래까지 보여주는 카리스마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미디어 행사에서는 음악과 오디오 제품에 대한 열정을 진솔하게 보이며 감동을 주기도했죠. 전시장에 많은 셀러브리티를 초대해서 스티비 원더를 눈앞에서 영접하는 즐거움도 느꼈습니다. 그가 주최한 클럽 파티에서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기까지, 정말 완벽한 모습이었습니다. 제품 협업과 브랜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평생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를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LG OLED는 CES 이후 바로 프리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LG OLED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프리즈는 2022년부터 LG OLED가 꾸준히 글로벌 파트너로 함께하는 아트 마케팅 플랫폼입니다. ‘We Inspire Art’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작가와 관람객에게 미디어아트의 캔버스로서 가능성을 제시해왔습니다. 2월 LA를 시작으로 5월 뉴욕, 9월 서울, 10월 런던에서 LG OLED 라운지를 통해 다양한 작가와 협업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죠.

올해 아트 마케팅이 특별한 이유는 프리즈 같은 아트페어뿐 아니라 비엔날레, 뮤지엄 등 아트 관련 기관과도 어워드, 컬렉터스 파티, 테크 스폰서십 등 다양한 접점에서 함께 만들어 플랫폼 간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뉴욕의 구겐하임, 런던의 내셔널갤러리,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과 중장기 협업을 진행하고 있죠. 협업 작가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는데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각 도시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협업하며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고 방문하는 관객에게 친근함과 더불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LG전자가 인상적인 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품 간 차별점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야 할까, 어떻게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갖고 싶은 것이라고 확신을 줄까,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고객을 세분화하고, 고객의 마음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모든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고객과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고 또 설레게 하는 다양한 고객 경험 활동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금성오락실에서, CES의 히어로 전시 앞에서, 전 세계 아트 전시장에서 그들이 보여준 ‘꿀 떨어지는’ 표정을 저희는 결코 잊지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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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붐과 윌아이엠의 위대한 시작

CES 2025에서 주목받은 브랜드 중 하나는 LG전자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브랜드 엑스붐이다.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세계적인 뮤지션이자 기업가인 윌아이엠과 협업해 탄생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엑스붐은 윌아이엠과 함께하며 단순한 오디오 브랜드를 넘어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혁신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의 독창적인 감각과 LG전자의 기술이 결합해 엑스붐 사운드를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윌아이엠은 단순한 브랜드 홍보대사가 아니다. 그는 이번 협업에서 ‘경험 설계자 (Experiential Architect)’ 역할을 맡아 제품 개발, 디자인, 마케팅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 그는 “스피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재정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오디오 시장에 새롭게 접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윌아이엠과 함께 엑스붐 바운스, 엑스붐 그랩, 엑스붐 스테이지 301 등 세 가지 블루투스 스피커 라인업을 공개하며, 차세대 오디오 경험을 선보였다. 이번 라인업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품질 사운드를 제공하며, 사용자 맞춤형 기능까지 적용해 더욱 주목받았다. 윌아이엠은 LG의 비전을 제시하는 월드 프리미어 무대에 올라 엑스붐과의 협업을 공개하고, AI 기술과 오디오 제품의 미래를 조명했다. 또한 미디어 행사에서는 음악과 사운드 기술에 대한 그의 철학을 공유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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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또한 윌아이엠과 협업하며
엑스붐이 세계적인 스피커 브랜드와 경쟁하는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특히 CES 부스에서는 유명 인사들과 함께하며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했다. 스티비 원더를 초대해 음악을 함께 경험하는 장면은 관람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그가 주최한 클럽 파티에서는 브랜드 협업의 의미를 강조하며 강력한 브랜드 앰배서더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CES 이후에도 윌아이엠은 엑스붐과 지속적으로 협업해나가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연예인 파트너 이상의 의미와 성과가 있다. LG전자와 윌아이엠은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가고 활력을 불어넣는 ‘브랜드 아키텍트(Brand Architect)’로서 역할을 확장했다. 그만큼 그는 이번 협업에 애정과 책임감이 남다르다는 뜻이다. LG전자 또한 윌아이엠과 협업하며 엑스붐이 세계적인 스피커 브랜드와 경쟁하는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미래의 오디오 경험. 엑스붐과 윌아이엠이 함께 바라보는 지점이다.

에릭 오, webOS를 만나다

webOS는 LG전자의 TV를 비롯한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이다. TV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는 일종의 관문인 셈이다. LG전자의 미래에 중요한 시스템이지만, 설명하면 할수록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CES에서 등장한 webOS 설명 영상은 전혀 달랐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을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캐릭터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복잡한 기술 개념도 자연스럽게 스토리로 풀어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은 픽사 출신의 세계적인 애니메이터, 에릭 오. 그는 감각적인 비주얼과 따뜻한 스토리텔링으로 webOS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냈다.

이 특별한 협업을 함께한 LG전자 ‘MS브랜드 Experience팀’의 박귀한 선임은 작업 과정을 이렇게 회상한다. “LG전자는 기술 기반의 회사이고, 특히 TV는 겉에서는 알 수 없는 기술이 굉장히 많이 적용됐습니다. 특히 요즘 화두인 AI 관련 기술은 설명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떠올린 인물이 에릭 오 감독님이었어요. 감독님의 깊이 있는 이해와 남다른 창작력이 CES에서 가장 화제가 된 전시를 만들어냈죠.” 그렇다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에릭 오 감독은 어떤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을까.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이후 근황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어떻게 지냈나요?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활동해왔지만, 최근에는 전시와 VR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서사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개념을 더욱 넓게 해석하며 다양한 형태로 실험하고 있죠. 최근에는 제작사 ‘바나(BANA)’의 소속 아티스트로 총 7편의 애니메이션을 발표했습니다. 제주에서는 그동안의 작품을 총망라하는 전시도 열었죠.

이번 CES에서 LG와의 협업은 어땠나요? 함께하게 된 계기와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기본적으로 LG에 대한 호감과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는 놀랐어요. CES라는 공간이 저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다소 낯선 곳이었거든요. 첫 미팅에서 큰 방향성과 콘셉트를 논의했는데,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우려도 있었지만, 미팅을 거듭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특히 LG 측에서 저의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일정도 조정할 수 있어서 짧은 기간 안에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LG의 제품들, 특히 OLED TV를 보고 감흥이 어땠나요?
처음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이렇게 선명한 화질과 연출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보통 다른 업체들은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LG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느낌이었어요. 큰 공간을 가득 메운 TV들이 만들어내는 시각적 경험은 정말 압도적이었고, 역시 LG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화질의 디테일과 프로필이 바뀌는 등의 기능이 직관적이면서도 혁신적이었어요. 마치 195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다층 촬영 기법을 활용한 것처럼, 전통 애니메이션 기법을 최신 기술과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해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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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창작과 기업과의 협업 작품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이 작업은 본질적으로 커머셜 프로젝트입니다. 순수한 예술 작품이라기보다 예술적인 광고를 재미있게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도 커리어가 짧지 않지만, 이런 형태의 협업 처음이었습니다. 프로듀서는 단순히 디렉터를 조율하는 역할이 아니라 작품을 대중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소통할지 고민하는 사람이죠. 협업 과정에서는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장점이라면 규모와 속도입니다. 대기업과의 협업은 일정이 짧아도 LED 스크린 같은 대형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어요. 개인 작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경험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를 위한 TV 속 세상’이라는 키워드가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이 작품은 ‘내 방에 놀러 온 걸 환영해’라는 인사로 시작합니다. 이후 AI 캐릭터가 등장해 사용자와 함께하는 스토리를 이끌어갑니다. 약 4분의 러닝타임 동안, 마치 친구가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TV의 기능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연출했어요. 화질 개선도 단순한 기술 설명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접근했어요. 예를 들어, 픽셀을 떼어 나무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표현해 사용자가 기능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연출을 통해 기능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는 효과를 줍니다.

또한 커서를 주인공처럼 활용하고, 노란색을 강조해 시각적 포인트도 줬죠. 유머와 감성을 적절히 배치해 자연스럽게 기능을 익히면서도, 사용자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연출을 통해 기술적인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요?
저는 스토리텔러로서 창작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점점 어두워져가는 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감성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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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김종훈
Words 박지호(‘영감의서재’ 대표)

2025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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