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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의 이해력

김희원은 배우도 감독도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그의 첫 감독 데뷔작 <조명가게>가 성공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감독 김희원이 들려준 좋은 배우, 좋은 작품, 좋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

UpdatedOn January 31, 2025

레더 재킷 페라라 코리아, 니트 바이랑, 팬츠 노이어 제품.

보통 배우들은 화보 촬영 전날 식단 관리를 하더라고요.
저는 식단보다는 약을 먹었죠. 하필 어제 감기걸려서 약 먹고 일찍 잤습니다. 여러분도 감기 조심하세요.(웃음)

<조명가게>가 공개되고 ‘감독 김희원이 그 김희원이냐’는 말이 많았죠. 첫 데뷔작부터 호평이 자자합니다. 내심 예상하셨습니까?
이번 작품은 많이들 보시겠구나. 그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디즈니+에서 홍보를 정말 열심히 해주셔서.(웃음)

만들면서 ‘이번 작품은 잘되겠구나’ 생각하셨어요?
촬영할 때는 ‘특이한 작품이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정도 생각했죠.

호불호가 갈리겠다고 생각한 지점이 궁금하네요.
아무래도 시청자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을 더 좋아하실 것 같았어요. <조명가게>는 복선이 많다 보니까, 자칫 내용이 헷갈릴 수도 있거든요. 소재, 화면, 편집도 독특한 편이고요. 그런 요소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 좋아해주실 것 같았고요.

평소 영화나 시리즈를 볼 때 취향은 어떤 편이에요?
장르는 가리지 않습니다. 다 좋아해요. 코미디도 좋고, 액션도 좋아합니다. 다만 반전이 있는 작품을 좋아해요. 왠지 결말을 알 것 같은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런 예상이 보기 좋게 어긋나는 작품들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조명가게>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먼저 연출을 제안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 이유에 대해서도 들으셨어요?
저도 궁금해서 작가님께 여쭤봤어요. ‘연출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감독을 제안하시냐?’ 하고요. 딱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연기를 잘하니, 배우들이 감독을 믿고 따르면서 연기할 수 있겠다.” <조명가게>는 정서를 많이 다루는 작품이니까, 연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대요. 그래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 디렉팅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네요.

연기를 잘하는 것과 연기 디렉팅을 잘하는 건 다를 것 같거든요. 톱클래스 축구선수가 감독으로도 성공하는 경우는 잘 없는 것처럼요.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특별히 당부한 점이 있었나요?
제가 현장에서 오랫동안 연기하면서 배운 건데요. 욕심을 부려서 연기하면, 제가 표현해야 되는 정서나 흐름이 끊기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조심하려고 했죠.

너무 과하게 욕심부리지 마라.
그렇죠.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최대치가 100이라면, 80 정도에서 끊었어요. 오히려 배우들의 감정을 누르는 데 집중했습니다.

카디건·칼라 니트 톱·팬츠 모두 구찌, 첼시 부츠 피렌체아뜨리에, 안경 구찌 by 케어링 아이웨어 제품.

본인이 배우로서 방금 말한 ‘100만큼’ 연기해서 후회한 장면이 있다면요?
뭐 대부분이죠.(웃음)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현장에서는 이 정도가 맞다고 판단해서 연기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제가 했던 연기가 훨씬 더 과해 보일 수도, 모자랄 수도 있거든요. <조명가게> 연기자들은 그런 아쉬움을 갖지 않았으면 했고, 저도 함께 연기하는 마음으로 연출하려고 했습니다.

원작 웹툰은 언제쯤 보셨습니까?
이번에 연출을 맡으면서 처음 봤어요.

원작이 유명한 작품일 경우에는, 그만큼 유리하기도 하지만 원작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도 클 것 같습니다.
원작을 그대로 반영하는 건 재미없겠다 싶었어요. 원작을 해칠까 걱정하거나,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습니다. 원작 뉘앙스를 그대로 옮기려고 하지도 않았고요. 그냥 이번 <조명가게>는 새로운 원작이라 생각했고, 독자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조명가게> 웹툰을 본 사람보다 안 본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미 봤더라도 10년은 더 됐을 거고요. 원작에 대한 부담을 갖기보다, 새롭게 재미있게 만들려고 했죠.

촬영 기간 동안 특히 찍기 어려웠던 장면이 있을까요?
버스 사고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외부 촬영이다 보니 날씨 영향도 컸고, 차량과 도로를 통제해야 되니까 준비 과정도 길었고요. 혹시라도 도로가 얼면 진짜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긴장도 엄청 많이 했어요. 모니터링도 차를 타고 다니면서 했거든요. 정말 어려운 장면이었어요.

이번 현장에서는 배우들이 최대한 대기 시간이 적도록 스케줄을 촘촘히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오랜 기간 배우로서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쓸 수 있었던 부분이겠죠.
되도록이면 배우들이 현장 오자마자 연기만 하고 집에 갔으면 했어요. 카메라 세팅이 다 끝나도 ‘잠깐만요’ 하고 30분씩 기다리는 일이 현장에서는 정말 많거든요. 그런 부분도 최대한 없애려고 했어요. 의상, 분장, 조명, 촬영까지 일일이 신경 쓰려고 했죠.

남자들은 군대 시절에 ‘내가 병장 되면 꼭 이런 선임이 돼야지’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배우로 일할 때 ‘내가 감독이 되면 이런 건 꼭 신경 써야겠다’ 하는 점이 있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내 생각을 잘 옮기는 것. 그리고 상대방 생각을 잘 이해하는 것. 소통인 거죠. 똑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대본에 ‘스산하다’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스산한 색깔’은 도대체 어떤 색깔이냐. 어느 정도 스산해야 스산한 거냐. 그런 부분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전달하려고 했어요. 그래야 스태프들과 같은 목표를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코트 구찌 제품.

그만큼 디렉팅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하셨겠어요.
스태프들한테는 정말 구체적으로 얘기했어요. 다만 배우들에게는 구체적으로 방향을 정해주면, 연기가 그 안에 갇힐 것 같아서 뉘앙스 정도만 전달했고요.

배우들은 현장에서 감독님들 “오케이!” 소리 들을 때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의 ‘오케이!’ 사인은 어떨까 궁금하네요.
현장에서 ‘오케이! 잘했어!’ 소리 들으면 기분 좋죠. 잘 못했어도 괜히 신나고. 그런데 저는 ‘오케이!’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문제 없나?” “괜찮나?” 물어봤어요. 그럼 스태프랑 배우들이 “이 정도면 됐나요?” “이상한가요?” 되물어요. 그런 대답을 들을 때 오히려 ‘아 됐구나’ 생각이 들었거든요. 충분히 자기 연기를 했음에도 확신이 생기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 그래서 현장에서 “어때요? 괜찮았어요?” 묻는 게 유행어였어요.

감독은 촬영장에서도, 편집실에서도 선택하는 게 일일 것 같습니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지금 이 선택이 맞나’ 헷갈릴 수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그냥 ‘에이 몰라’ 하고 말죠.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한들 모든 사람에게 100점짜리 선택일 수는 없잖아요. 그보다 주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드는 게 중요하니까요. 내가 충분히 고민하면서 준비했고, 큰 흐름만 맞다면, 과감하게 다음 단계로 넘어갔어요.

<조명가게> 시청자가 ‘이 작품은 이렇게 봐주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조명가게>를 만들면서 생각해볼 만하다라고 느낀 대사가 있어요.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의지가 생기죠?’라는 말인데요. 시청자가 스스로 어떤 것도 미리 정하거나 계산하지 않은 상태로 작품을 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내용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흘러가게 놔두면, 어느 순간 뒤늦게 무언가가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게 기쁨일 수도 있고, 슬픔, 희망, 사랑일 수도 있죠.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무엇도 정해놓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시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어요.

만일 <조명가게>에서 배우로 합류한다면, 어떤 배역을 맡고 싶으세요?
저는 주지훈 배우가 맡았던 ‘정원영’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유는요?
일단 야외 촬영이 없습니다. 아주 편하죠.(웃음) 주지훈 씨 역할은 큰 반전이 있잖아요. 처음에는 의문스럽게 등장했다가, 깜짝 놀랄 반전이 있고, 결국은 해피 엔딩을 맞게 되는.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역할이었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좋아할 법한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재킷·니트 톱 모두 제냐 제품.

“배우도 감독도 남들이 시켜줘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
바라는 게 있다면 그냥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작품의 일원이 될 수 있다면 배우든 감독이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레더 셔츠 헨더, 슬랙스 노이어, 첼시 부츠 피렌체아뜨리에, 터틀넥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스로 <조명가게> 연출 총평을 해본다면요?
안 그래도 12월 18일 <조명가게> 마지막 화가 공개되고 처음부터 다시 한번 봤거든요. 제 눈에는 ‘바꾸면 더 좋겠다’ 싶은 부분이 많이 들어왔어요. 굉장히 디테일한 부분들이긴 한데요. 나름대로 완벽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는데도 ‘오히려 저걸 더 살려서 찍었으면 좀 더 합리적이었겠다’ 싶은 장면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열심히는 했지만 발전의 여지가 많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감독을 경험해봤으니, 배우라는 직업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좋은 배우’는 어떤 배우라고 생각하세요?
사실 감독을 해보기 전이랑 똑같습니다. 연기가 살아 있냐 없냐의 차이 같아요. ‘저 사람은 화면 안에서 진짜 살아 있구나’ 싶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그런 연기를 하고 있으면 배우도 스스로 느껴요. 물론 1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느껴지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배우들에게 ‘좋은 감독’은 어떤 감독일까요?
어느 책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예를 들어 감독이 배우한테 “의자에 앉으세요”라고 주문해요. 그리고 배우가 앉기 직전에 보이지 않는 끈을 당겨서 의자를 치워버리는 거죠. 그때 배우는 살아 있게 되잖아요. 진짜로 놀랐을 테니까. 살아 있게 하는 의외성. 그 의외성을 잘 살리는 감독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배우 혹은 감독으로 맡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정해둔 장르는 없어요. 다만 보시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고, 정서를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습니다. 그게 코미디든, 로맨스든 뭐든 좋습니다. 사람들이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배우를 인터뷰하다 보면 연출에 대한 꿈을 꾸는 배우들도 적잖이 만납니다. 그 꿈을 이루셨는데, 지금 스스로 느끼기에 ‘배우 김희원’과 ‘감독 김희원’의 비중은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합니다.
배우도 감독도 남들이 시켜줘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 바라는 게 있다면 그냥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작품의 일원이 될 수 있다면 배우든 감독이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무명 기간이 길었고, 생활고 때문에 연기를 그만둘까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이게 맞는 건가.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게 내 인생의 종착역인가. 이렇게 계속 가난하게 사나. 그냥 인생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죠.

그 시기는 어떻게 넘기셨어요?
못 넘깁니다. 못 넘겨요. 사실 배우는 작품 끝나면 백수예요. 무명 때는 더 심하죠. ‘무명’이란 말 그대로 이름이 없다는 거잖아요. 누가 저를 알아야 ‘너 이 역할 좀 해봐라’ 할 텐데, 이 배우가 있는 줄도 모른다는 거잖아요. 당장 먹고살기 힘들면 돈벌이가 되는 무언가를 해야죠. 그렇게 생활고 때문에 다른 일을 시작하고 그게 2~3년씩 이어지면, 배우로서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때가 와요. 스스로 배우의 뜻을 접은 건 아니지만, 배우로서 수명은 끝나는 거죠. 사실 유명한 배우가 돼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최신작은 그 배우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들은 늘 마음 한편에 불안감을 품고 사는 거네요.
그렇죠. 그래야 하고요. 배우 중에 ‘지금 이 작품이 내 인생 마지막 작품이야’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당장 내 눈앞에 놓인 길이 평탄하게 보여도, 그게 아주 완만한 내리막길일 수 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내가 예전에 올랐던 곳이 하염없이 높아 보이겠죠. 대부분은 그 위기감을 못 느끼고 살잖아요. 그래서 더 두려워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니트 베스트 에트로, 셀비지 데님 팬츠 코스, 시계 파네라이, 이너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무명 시절이 워낙 길어서 다른 직업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텐데, 계속 배우를 하셨네요.
아니에요. 저는 직업을 여러 번 바꿨어요. 무명 때 호주에 간 적이 있는데, 돈 벌려고 갔던 거예요. 너무 힘드니까. 그 후로 장사도 해보고, 정말 다양한 일들을 해봤어요. 그러다 다시 극단으로 돌아오고. 그 과정을 엄청나게 반복했어요.

매번 돌아온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걸 모르겠어요. 돈도 잘 안 주는데.(웃음) 그래서 저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아직 그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그간 필모그래피를 보면 악역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연기자 입장에서 그게 서운하거나 한계처럼 느껴진 적은 없습니까?
전혀요. 왜냐하면 저는 제가 맡았던 역할을 악역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원래는 다음 질문으로 맡았던 악역 중에서 ‘제일 나빴던 악역’을 여쭤보려고 했어요.
물론 못된 인간들 많았죠. 다만 저는 그런 캐릭터를 맡아도, 늘 인간적으로 바라보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놈은 정말 나쁜 놈이네’ 생각하면 연기를 못 할 테니까요. 그 인간들도 나름대로 논리가 있으니까 그렇게 행동했을 거잖아요. 저는 어떤 악역을 맡아도 ‘악인’보다 ‘사람’으로 바라보면서 연기하려고 합니다.

‘나쁜 인간’도 결국은 ‘인간’이니까요.
그래야만 진짜 감정이 나온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무리 냉혈한도 뜨거운 불에 데면 ‘아 뜨거워!’ 하겠죠. 사람이니까요. 악역일수록 더 사람처럼 보여야 돼요. 그래야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런 짓을 하냐?’ 생각이 들면서 더 나빠 보이니까요. 애초에 로봇이면 감정도 없으니, 사람이 못 할 짓을 해도 그러려니 할 거잖아요. 그래서 모든 악역을 ‘악인’보다는 ‘인간’으로 접근했어요.

타이밍이 조금 별로이긴 한데,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 중 ‘인간 김희원’과 가장 닮은 캐릭터를 고르자면요?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뭐든지 귀찮아해서 웬만하면 아무것도 안 하는 편이거든요. 매사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아요. 착한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인간이 적극적이어야 할 수 있잖아요.

그럼 질문을 조금 바꿔서, ‘얘는 내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는 캐릭터는요?
비슷한 이야기인데요. 제가 맡은 캐릭터는 하나같이 이해가 안 됐어요. 아니,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죽여요? 맞잖아요.(웃음) 반대로 살신성인해서 자기 목숨을 남을 위해 버린다? 남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바치려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돼요? 이해가 잘 안 되잖아요. 저는 당장 누가 제 앞에 칼을 들이밀면 죄송하다고 할 것 같아요. 쉽지 않죠. 그런 점에서 모든 역할이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김희원 저 사람은 배우를 하건, 감독을 하건, 저 사람만의 어떤 재미가 있었다. 그 재미가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참 보는 재미가 있는 사람이었다. 저는 그거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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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Photographer 홍준형
Stylist 홍수희·정주연·김지영(아이엠)
Hair & Make-up 유효림

2025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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