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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조코비치 있다

말 그대로다. 이 시계에는 진짜 노박 조코비치가 쓰던 라켓과 티셔츠가 들어갔다. 테니스 황제의 땀과 눈물로 만든 위블로 빅뱅을 차면서 느낀 것.

UpdatedOn January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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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 빅뱅 유니코 노박 조코비치

◦ 레퍼런스 441.QKB.5120. NR.DJO24 ◦ 케이스 지름 42mm ◦ 두께 14.5mm ◦ 케이스 소재 재생 합성 소재 ◦ 방수 100m ◦ 무브먼트 HUB1280 ◦ 무게 54g(벨크로 스트랩 기준) ◦ 기능 시·분·초, 날짜, 크로노그래프 (60분 카운터) ◦ 파워 리저브 72시간 ◦ 구동 방식 오토매틱 ◦ 한정 여부 100개 한정 ◦ 가격 7736만원

2024년 8월 24일. 프랑스 파리 필립 샤트리에 코트에서 한 남자가 엎드려 흐느끼고 있었다. ‘테니스 황제’라 불리는 남자, 노박 조코비치다. 그는 지난 7월 윔블던 결승전에서 패배한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자신의 첫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참이었다. 그간 조코비치는 유독 올림픽과 연이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4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기록하는 동안 올림픽에서만큼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그는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우승을 차지한 역사상 다섯 번째 선수가 됐다. 시계 기사 첫머리부터 테니스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지 의아할 것이다. 이번 시계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사진 속 시계의 이름은 ‘빅뱅 유니코 노박 조코비치’. 위블로가 지난 11월 조코비치의 업적을 기리며 새롭게 공개한 모델이다.

시계 브랜드가 유명 선수와 협업 하는 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다. 계약만 성사된다면 얼마든지 선수의 이름과 유니폼 컬러를 활용해 새로운 시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위블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신형 빅뱅 유니코에는 조코비치의 일부가 들어갔다. 말 그대로다. 위블로는 노박 조코비치가 실제로 사용한 테니스 라켓 25개, 두 가지 블루 컬러의 라코스테 셔츠 32장을 모아 분해하고 에폭시 수지로 만들어 시계 케이스를 완성했다. 빅뱅 조코비치를 처음 받아 들고 가장 놀랐던 점은 무게감이다. 손바닥에 닿는 감각이 마치 플라스틱 시계를 쥔 듯했다. 그만큼 가벼웠다. 이는 위블로가 의도한 것이다. 위블로는 이번 시계의 목표를 ‘테니스공보다 가벼운 무게’로 잡았다. 벨크로 스트랩을 채용한 시계 무게는 54g이다. 국제테니스연맹이 규정한 테니스공 무게는 56~59.4g.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시계가 시속 190km로 날아가는 테니스공보다 가벼운 셈이다. 그 비결은 무브먼트에 있다. 시계 무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무브먼트인데, 위블로는 기존 무브먼트에 사용되는 브라스 대신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그 결과 무브먼트 무게를 기존 대비 27% 덜어냈다.

손목 위에 시계를 올리자 ‘운동선수 시계’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다이얼 크기는 42mm. 손목둘레 17.5cm의 동양인 남자 손목에는 다소 클 듯했지만, 가벼운 무게와 두툼한 베젤 탓에 실제 사이즈보다 한결 작게 느껴졌다. 케이스 전체에 은은하게 적용된 파란색 카무플라주 패턴 역시 스포츠 워치에 어울리는 요소다. 라임색도 눈에 띈다. 시곗바늘, 다이얼 가장자리의 숫자, 2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버튼 등 시계 곳곳에는 테니스공과 같은 라임색이 적용됐다. 테니스와 노박 조코비치에게 열광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질 선택이다. 무게는 줄었지만 성능은 그대로다. 케이스 안에는 위블로가 자체 제작한 HUB1280 무브먼트가 들어갔다. 파워 리저브는 72시간, 수심 100m 방수 기능도 갖췄다. 스트랩 역시 만족스럽다. 사진 속 파란색 스트랩에는 벨크로를 적용해, 테니스 경기 도중에도 간편하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탄성, 러버, 테니스 손목 밴드까지 총 4가지 종류의 스트랩을 함께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다. 시계를 구입하면 조코비치가 사인한 라코스테 티셔츠도 함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구성한 빅뱅 조코비치는 전 세계 100명만 구입할 수 있다.

위블로는 과거의 영광에 기대어 제품을 호소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1980년 창립한 위블로는 경쟁 브랜드처럼 ‘최초의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 ‘세계 최초의 방수 시계’ 식으로 기댈 수 있는 전통적 기반이 없다. 위블로도 그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선택했다. 남들이 쓰지 않는 소재와 기술을 가져와 전에 없던 시계를 만들기로. 빅뱅 시리즈를 만든 주인공, 장 클로드 비버는 위블로 CEO 시절 이런 말을 남겼다. “위블로를 첫 시계로 구매하라고 추천하고 싶지 않다.” 위블로는 남다른 소재와 디자인을 가졌기에, 다른 브랜드를 이미 경험해보고 새로운 시계를 찾는 이들이 선호한다는 뜻이다.

빅뱅 유니코 노박 조코비치의 가격은 7736만원이다. 골드 장식 하나 없는 이 시계를 누가 7000만원 넘게 주고 살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윔블던 결승전을 보기 위해 전용기를 타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 정도 여유가 있다면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시계보다, 자신만 가질 수 있는 시계가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위블로는 ‘나만 가질 수 있는 시계’의 가치를 가장 잘 이해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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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주현욱
Photographer 신동훈

2025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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