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돌아보며 마지막 여정으로 발리행을 택했다. 발리는 처음이었다. 한 번 발리를 다녀온 이들은 무엇에 마음을 빼앗겼기에 수차례, 때마다 발리를 되찾는 것인지, 그곳에서는 대체 무엇을 찾을 수 있는 건지 어렴풋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었다. 7시간 비행기를 타고 반대 계절의 도시에 도착했다. 그리고 1시간 반 정도 달려 발리 우붓에서도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첫 발리의 목적지로 ‘아난타라 우붓 발리 리조트’를 택했기 때문.
마이너 호텔의 가족인 ‘아난타라’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리조트의 분위기, 편리함은 기본 요소로 그 지역이 품은 고유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로컬의 문화와 색을 가까이서 안전하게 접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기에, 발리 우붓에 아난타라의 새로운 리조트가 오픈했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떠났다. 많은 이의 손길과 발길이 닿기 전 새롭게 문을 연 리조트를 경험한다는 것은 설렘이 동반되는 일이기도 하고.
리조트는 우붓의 울창한 숲을 마주하며 계단식 빌라로 지어졌다. 자연에 동화되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독보적인 정글 전망을 지녔다. 85개의 스위트룸과 풀빌라를 갖췄으며 창문을 열면 프라이빗 풀로 연결되고, 언제 어느 때나 풀에 뛰어들어 숲을 바라볼 수 있다. 룸에서는 주로 창문 밖으로 시선이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이 스치면 스치는 대로 음악을 틀지 않아도 시간이 흘렀다. 방에서 오롯이 충전을 마치면 올데이 다이닝 ‘키라나’를 찾았다. 웨스턴과 인도네시아 정통의 맛이 공존하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부터 커피까지 우거진 나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멀리 나서지 않아도 리조트의 시그너처 레스토랑 ‘아메르타’로 향했다. 제임스 윌리스 셰프가 드라이 에이징 고기와 생선을 로컬 재료들과 적절히 섞어내 눈과 입이 모두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룸서비스부터 리조트 안팎을 이동하는 모든 순간에 리조트 스태프들이 전한 건 친절을 넘어 안정감이었다. 발리의 로컬 문화를 더욱 깊숙이 그리고 가까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스태프들이 이끄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었다. 지프를 타고 정글을 따라 드라이브하고, 숨겨진 폭포에서 기도하고, 로컬 스태프가 없었다면 쉽게 도전해보지 못했을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일탈과 해방감 그리고 안도감을 느꼈다. 여행의 마지막 날, 로비 라운지에 앉아 생각했다. 광활한 자연, 활기찬 기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보상 같은 발리로 나 역시 다시 향할 것이라고.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