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드 드 갤럭시, 브리드 드 갈라, 그리고 우주, 오늘 진행될 행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우주라는 테마는 어디에서 착안했나?
에르메스의 아이코닉한 스카프 디자인 ‘브리드 드갈라’는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돼왔다.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저녁 고객을 브리드 드 갈라 행성으로 초대해 하우스의 상징적인 디자인이 빚어내는 다양한 변주곡에 빠져드는 몰입형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늘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가 작년 런던에 이어 두 번째 브리드 드 갤럭시 이벤트라고 들었다. 런던에서 진행된 행사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
우리는 같은 행사를 두 번 반복하지는 않는다. 물론 브리드 드 갤럭시라는 테마 아래 에르메스의 게스트와 고객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라는 콘셉트는 동일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전혀 다르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미리 모든 걸 말하지는 않겠지만, 오늘 행사에선 파리 출신 안무가와 한국 무용수의 합작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렇듯 각 지역의 개성을 살리는 기획을 하고 현지 팀과 소통하며 매번 다른 이벤트를 만들어냈다. 이번 서울 행사도 분명 지난 런던 행사와는 매우 다를 거다.
그렇다면 오늘 밤 서울에 어떤 우주가 펼쳐질까?
앞서 말했듯 브리드 드 갤럭시는 서울에서 오늘 저녁 단 한 번 열리는 행사다. 에르메스 실크의 다채로운 컬러와 그것이 자아내는 축제 같은 즐거움, 스카프의 다양한 착용법을 위한 무대를 준비했다. 에르메스 스카프의 착용 방법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한데, 오늘 행사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는 스카프의 매력을 체험하는 자리가 될 거다.
꾸준히 받은 질문 중 하나일 텐데, 남자들이 스카프를 잘 고르는 법과 세련되게 매는 팁을 한 수 알려준다면?
에르메스 스카프는 패턴과 컬러가 매우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워낙 넓다 보니 남성들이 고르기를 어려워하기도 한다. 첫 번째 팁은 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요소를 전부 배제하는 것이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추려낸 뒤 선택지가 좁혀지면, 그중 편안한 느낌이 드는 제품을 고르면 된다. 그러니까 착용했을 때 마음이 편해지는 제품. 패턴과 컬러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스카프를 고를 때 제품이 주는 편안한 느낌을 간과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다음으로 착용에 관한 팁을 준다면, 현재 에르메스는 고객에게 몇 가지 스카프 착용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그렇지만 에르메스는 ‘토털 룩’ 또는 특정 방식을 강요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스카프는 자유로운 액세서리고, 사용자와 매우 친밀한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스카프라는 오브제를 나의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올해의 브리드 드 갈라 스카프에 대해 1 © KYUNGSUB SHIN 178 PEOPLE 설명해달라.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
브리드 드 갈라 스카프는 지금까지 수차례 재해석되어왔는데 모두 여성 컬렉션이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남성 컬렉션을 추가한 점이 특별하다. 이 디자인을 어떻게 남성적으로 풀어나갈지 고민하는 과정부터가 흥미로운 일이었다. 디자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되 남성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남성들로 하여금 이 스카프를 맨 자신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그래서 이 스카프를 착용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디자인을 고민했다. 마침내 1980년대 ‘로우 테크놀로지(Low Technology)’ 게임기 화면을 연상시키는 픽셀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브리드 드 갈라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에르메스 실크 파트에서 30여 년 근무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실크의 매력은 무엇인가.
나에게 실크는 입체적인 매력을 지닌 제품이다. 우선 탁월한 발색을 비롯해 여러 장점을 지닌 천연 소재라는 점, 그리고 착용감 또한 놀라울 정도로 좋다는 점. 게다가 에르메스는 완벽함과 탁월한 품질을 추구한다. 이런 철학 덕분에 특별하고 독창적인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실크는 에르메스를 표현하는 가장 자유분방한 수단이자 에르메스만의 독특함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실크는 선물 아이템으로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선물이라는 개념이 매우 마음에 든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표시하는 방법 중 하나니까. 선물을 고르는 건 받는 사람의 특성을 탐색하는 과정과도 같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에르메스와 제품, 그리고 고객 사이에 아주 가깝고도 친밀한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나는 이것이 실크라는 개념을 관통하는 근본적인 아름다움이자 힘이라고 생각한다.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는 다른 제품들과 어떤 점이 차별되는가?
에르메스 실크는 물론 최상급 소재와 선명하고 다채로운 컬러, 위트,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에르메스 실크는 고객의 판타지를 해방시키고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컬러풀하고 즐거운 오브제로 착용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역할은 물론 스스로를 아름답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복잡한 현실에 가벼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판타지란 꽤 귀하다.
당신 또한 에르메스 장인정신의 힘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봤을 때 인상적인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에르메스에 처음 입사해서 지금까지 일하며 인상적이라고 느낀 점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에르메스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품질에 대한 열정이다. 한국의 장인정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궁극의 목표인 품질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쩌면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완벽함을 추구하는 정교하고도 세심한 장인정신 말이다.
두 번째는 창작에 있어서 그 어떤 제약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자유로운 창작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든다. 에르메스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반대로 제품을 우선 만들고 그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을 지닌 고객의 눈에 띄기를 기대한다. 일단 자유로운 창작을 보장하고, 그 이후의 선택은 고객 몫으로 둔다. 항상 느끼는 바이기도 하지만, 타협 없는 품질 우선주의와 창작의 자유가 에르메스를 지탱하는 양대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실크와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소재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 지금 사회 전반적으로 우려를 자아내는 원자재 희소화 현상과도 연관이 있고, 아마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이미 에르메스 의류에는 혼방 소재들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가까운 미래에 천연 실크와 기타 섬유를 혼방해 드라이클리닝 대신 세탁기에 돌릴 수 있는 스카프를 출시할지도 모른다. 이와 비슷한 방향성의 도전 과제는 아주 많다.
실크 및 액세서리 파트에서도 앞으로 혼방 소재를 적용해 구김이 가지 않는 제품과 방수 제품을 개발할 거다. 물론 이 모든 것의 궁극적 목표는 고객의 일상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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