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피딕
12년 쉐리 캐스크 피니시
지역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도수 43%
위스키의 재미는 몇 가지 기준점을 잡고 나면 무엇을 먹어도 비교하는 맛이 있다는 것이다. 글렌피딕 12년 쉐리 캐스크 피니시는 그런 비교 여정에서 좋은 위스키다. 쉐리 캐스크 ‘피니시’라는 말처럼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와 유러피언 셰리 오크 캐스크에서 12년간 숙성한 후 스페인 아몬티야도 셰리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을 거쳤다. 그 덕에 셰리 위스키 특유의 아주 진한 과일 향보다는 조금 담백한 느낌의 순하고 고소한 맛이 난다. 개성보다는 중용을 추구하지만, 중용 사이에서도 약간의 색을 낸 듯 미묘한 밸런스다. 위스키 명가의 다양한 베리에이션 솜씨를 느낄 수 있다.
카발란
트리플 쉐리 캐스크
지역 대만│도수 40%
셰리 캐스크 숙성의 의도는 풍부한 단맛과 과일 향을 더하기 위해서다. 거기에 위스키는 지역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의 지역색이 더해진다. 중국 건축을 보는 듯 화려한 밸런스 감각이 카발란의 매력인 이유다. 카발란 트리플 쉐리 캐스크는 이름처럼 올로로소, 페드로 히메네스, 모스카텔 나이드라는 3개 캐스크에서 각각 숙성을 거쳤다. 카발란이 직접 밝히는 이 위스키의 맛은 말린 과일, 풍부한 캐러멜, 열대 과일처럼 풍부한 단맛이고, 그 설명처럼 애호가들이 꼽는 이 위스키의 매력도 셰리 위스키의 다채로운 단맛이다. 그 위로 카발란의 농후한 질감이 더해지며 특유의 짙은 풍미가 완성된다.
몰트락
16년
지역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도수 43.4%
셰리 위스키는 색이 짙어질수록 향이 강해지며 농후하고 달콤해진다. 몰트락 16년은 그래서 흥미로운 셰리 위스키다. 100% 셰리 숙성 위스키지만 상대적으로 덜 붉고, 그 색이 증명하듯 마냥 달지 않은 복합적 풍미가 있다. 이처럼 몰트락은 미묘한 개성으로 가득하다. 숙성 연수도 보통 12, 15 등과 다른 16년. 증류 횟수도 2회도 3회도 아닌 2.81회다. 그 모든 남다른 공정에서 특유의 개성이 드러나고, 알고 보면 몰트락은 스코틀랜드 더프타운에서 글렌피딕 증류소보다 먼저 만들어진 고집의 위스키 명가이기도 하다. 마셔보면 그 고집이 느껴지되 그 고집은 어디까지나 달짝지근하다.
아벨라워
아부나흐
지역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도수 58~62%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이번에 소개되는 셰리 위스키 중 가장 색이 짙다. 숙성을 마친 위스키를 물과 섞지 않고 바로 병에 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배치에서 담았냐에 따라 도수가 조금씩 다르고, 사진 속의 아벨라워 아부나흐는 77번 배치라고 손글씨로 적혀 있다. 아벨라워 아부나흐의 도수는 보통 위스키보다 높은 60도에 육박해서, 그 덕에 타르 함량이 높은 담배를 피울 때처럼 몸에 펀치를 날리는 듯 위험한 쾌감이 있다. 향 역시 오늘의 셰리 위스키 중 가장 강렬하다. ‘스파이시’라고 표현할 뾰족한 촉감과 코에 휘감기는 듯 진한 셰리 향. 도수가 높으니 자주는 못 마셔도 언젠가는 생각날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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