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에트로 여성, 남성, 홈 컬렉션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마르코 드 빈센조의 2024 S/S 여성 컬렉션이 열렸다. 1978년 이탈리아 메시나에서 태어난 마르코 드 빈센조는 21살 때 펜디에 합류해 가죽 제품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며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고, 2009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해 다시 한번 패션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 컬렉션은 “마르코가 에트로의 유산을 재해석하고, 그의 컬러, 프린트, 패브릭에 대한 감각을 통해 에트로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던 파브리지오 카디날리 CEO의 믿음이 그대로 증명되었다. 마르코 드 빈센조는 "당신이 에트로를 입는 여성이라면 컬러와 상상력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이번 컬렉션의 의미를 깔끔하게 정의 내렸다. 쇼노트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패턴과 패브릭과 에트로의 헤리티지, 나의 비전과 상상력이 결합된 어디에도 없는 '에트로 노웨어(ETRO NOWHERE)' 컬렉션”이라고 명명되었다.
‘에트로 노웨어’는 어디에도 없으며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곳,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어떤 미지의 공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신비로운 문명의 잔해인 신전의 유적을 연상시키는 기둥들이, 숲속이 아닌 도심 한가운데 순식간에 나타나는 것 같은 상상이 실현되는 장소다. 유형화되지 않으며, 어떤 규칙이나 모든 합리적 사고, 논리적 귀결점이 무용지물이 되는 곳이다. 또한 패션에 대한 은유로서 어딘가, 모든 것이 허용되는 땅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어떠한 것도 무한히 조합될 수 있고 모든 것이 허용되기에, 자신과 세상에 대한 수많은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2024 에트로 S/S 여성 컬렉션은 웨스턴풍의 브로케이드와 재킷, 넥타이 모티브 패턴이나 스트라이프, 데님과 테리 패브릭 소재들이 어우러져 융합적이며 생동감 있는 스타일이 비현실적으로 넘쳐난다. 폴리네시아식의 땋은 머리 패브릭 장식은 텍사스 부츠의 앞코까지 늘어뜨려져 표현되고, 와이드 셔츠에는 신비로운 섬의 문신 같은 일러스트가 넘쳐나며 스커트의 스트라이프는 관능적으로 소용돌이친다. 이 모든 것은 가벼운 느낌이며, 계산된 무심함이 있어 더욱 돋보인다.
직선적이거나 수직적으로 길게 떨어지는 실루엣, 몸매를 감싸 체형을 드러내는 스타일,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재킷이거나 하의와 대조되게 풍성한 볼륨감의 블레이저 또는 바시티 재킷 등 다양한 모티브들과 그 울림들은 전부 자유롭게 해체되어 정밀하면서 절대적인 실루엣의 조화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를 위해 고대 미케네의 부활의 상징이자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를 가진 문어 일러스트가 사용되었다. 눈을 가린 여신 형상의 귀걸이는 마치 본능과 상상력만으로 자유롭게 옷을 입고 즐기는 일상의 행위를 표현하며, 도전하면 보상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하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