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ine Homme
에디 슬리먼이 만드는 날렵한 부츠들은 어쩐지 낮보다 밤의 정서가 깃들어 있는 듯하다. 외롭고쓸쓸한 밤이 아니라 매캐한 담배 연기와 나뒹구는 술병이 마구 뒤엉켜 있는 화려한 향락의 밤. 뾰족하게 다듬어진 원뿔 모양의 굽과 윤기 도는 매끈한 가죽은 예민하고 섬세하지만, 그에 반해 발목과 발등을 보호하듯 두른 웨스턴 벨트 장식은 견고하고 터프한 느낌이다. 이 부츠를 슬림한 가죽 팬츠와 한 몸처럼, 혹은 해지고 흐트러진 데님 팬츠와 함께 신는다. 셀린느의 런웨이를 신경질적으로 걸어나오던 모델들처럼. 누구보다 섹시하고 방탕하게.
Saint Laurent
팬데믹으로 지난한 여름휴가를 보낸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한 걸까? 안토니 바카렐로는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에 거뜬히 맞설 블레이즈 선글라스를 만들었다. 활활 타오르는 태양도, 드넓게 퍼지는 빛의 잔상도 쉽게 차단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름을 붙여서. 이 기세에 이어 커다란 캐츠아이 프레임과 동일한 사이즈로 템플의 넓이를 과감하게 늘리고, 생 로랑의 아이코닉한 카산드라 로고를 더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해 언제 어디서나 제 역할 이상을 해낼 든든한 아이템이다.
Balenciaga
과거 발렌시아가의 클래식 백을 모티브로 소재와 패턴, 그리고 실루엣을 달리하며 꾸준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탄생하는 카골 백. 이번에는 좀 더 간결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응용한 네오카골 토트백을 만나볼 차례다. 확실히 이전의 것들보다 좀 더 고전적인 모양이기는 하나 크기가 다른 스터드, 태슬 파이핑 등의 장식적인 요소를 곳곳에 더해 록 시크와 보헤미안 감성을 적절히 버무린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브랜드의 시그너처인 아레나 램스킨 소재를 사용해 부드럽고 유연한 것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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