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식했는데 화보 때문에 샐러드만 먹었다면서요?
미팅을 고깃집에서 했는데 제가 소고기 안심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하필 안심을 시키더라고요. 좋아하는 고기를 눈앞에 두고 못 먹으니까 고통스러웠어요. 그래도 오늘 화보를 위해 풀만 먹었어요.
(촬영일 기준) 지난주 12월 마지막 날, 몬스타엑스는 뭘 했나요?
저희는 멤버들과 신년회를 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신년회는 어떻게 구성되죠?
일단 <가요대제전> 끝나고 돌아오면 이미 시간이 늦어요. 집에서 메이크업 지우고 모이면 새벽 2시쯤 되거든요. 시작은 가볍게 밥 먹으면서 대화도 하고 술도 마시기도 해요. 비디오 게임도 하죠. 비디오 게임을 할 때 멤버끼리 자존심이 걸렸기 때문에 치열하게 배틀해요. 그러다 술에 약간 취할 때쯤 살아가는 이야기, 서로 진지한 대화를 나눠요. 요즘은 개인 스케줄이 많아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했어요.
잘 먹는 것으로도 유명한 몬스타엑스, 신년회 날엔 뭐 먹었어요?
훈제 오리랑 훈제 삼겹살 먹었고요, 소시지랑 가래떡도 구워 먹었어요. 가래떡은 꿀 찍어서.
새해에 무얼 다짐했나요?
건강에 신경 쓰기로 했어요. 건강검진도 꼭 받고 영양제도 잘 챙겨 먹으려고요. 한동안 스케줄에만 몰두했었는데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피부에 뭐가 나고 입술도 부르트고 면역력이 약해진 것 같아요. 잠이라도 잘 자야겠어요.
영상 인터뷰할 때 싫어하는 시간대를 묻는 질문에 아침 8시~오후 12시라고 대답하던데 왜죠?
나이 들수록 아침잠이 줄어들 줄 알았거든요. 아니더라고요. 아침잠이 늘었고 요즘 더 힘들어요. 원래 잠이 많은 스타일이 아닌데 워낙 늦게 자다 보니까 그 시간대는 저한테 거의 없는 시간이 되었죠.
기현 씨는 발성이 록 스타일이잖아요. 좋아하는 록 밴드 있어요? 촬영 때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음악에 맞춰 리듬을 잘 타던데.
‘이매진 드래곤스’죠. 제 안의 아드레날린을 터트려줘서 제일 좋아하고요. ‘폴 아웃 보이’도 좋아요. 록 가수는 아니지만 ‘해리 스타일스’ 좋아해요. 솔로 앨범 준비할 때 그의 의상이나 분위기를 참고할 정도로요.
커버하고 싶은 곡과 아티스트는요?
해리 스타일스를 좋아한다고 해외 매체에서도 자주 얘기했었는데, 커버는 안 했어요. 듣는 것만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 때문에요. 그래도 한번은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As It Was’나 ‘Adore You’가 좋을 것 같아요. 미국 투어 때 뉴욕 중심가 호텔 헬스장에서 ‘Adore You’를 들으면서 러닝머신을 뛰는데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성공한 것 같고요.(웃음)
해외 아티스트 공연도 종종 찾아요?
몬스타엑스 공연 스케줄과 겹치는 경우가 다반사라 가고 싶어도 못 갔죠. 이번에 해리 스타일스가 내한 한다던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수할 겁니다. 어떻게든 가고 싶어요. 관람하지 못해서 아쉬웠던 공연이 있어요.
어떤 공연을 놓쳐서 아쉬웠어요?
영국 투어할 때였는데 우리 공연장 옆에서 비욘세랑 제이지가 공연했었죠. 다른 멤버들은 살짝 들렀는데, 저는 안 갔어요. 제가 공연 전날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쇼핑도 일절 안 하고 술은 더욱이 안 마셔요. 웬만하면 체력을 아끼고 공연에 집중하기 때문에 너무 아쉽게도 못 갔죠.
공연 전날엔 정말 가만히 있어요?
운동 정도만 해요. 호텔에 있으면 운동이 그렇게 하고 싶어요.(웃음) 헬스장이 있으니까 투어 때마다 멤버들이랑 다 같이 운동해요. 투어 정해지면 멤버들 “다음 호텔 헬스장은 어때?”라고 꼭 물어봐요. 공연 전날 운동 말곤 가볍게 저녁 먹고 오는 정도? 노는 건 공연 끝난 후 체력 남아 있다면 멤버들끼리 호텔방에서 소소하게 술 한잔 정도만 하죠.
그래도 해외 투어할 때는 유혹이 특히 심하잖아요. 쇼핑, 맛집 등등.
제가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아요. 밖에서 노는 걸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어서.
집돌이인 형원 씨보다 더 사진 안 찍히는 멤버로 유명하더라고요. 너무 안 돌아다녀서.
아니 저를 못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친구들 만날 때도 이 모습 그대로거든요. 근데 못 알아보시는 건지, 알아보셔도 사진을 찍거나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작년에 미니 앨범 <Youth>로 솔로 활동을 했었죠. 기현 씨는 청춘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언제든지 청춘이 될 순 있죠. 나이가 예순 살이든 일흔 살이든 스스로 생각할 때 빛나면 그게 청춘이죠.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저는 장난기가 정말 심했어요. 집에서 맨날 그릇 깨고 형이랑 장난치다가 식탁보 다 태워 먹은 적도 있죠. 자전거 타다가 양팔 부러지고. 지금도 저희 팬, 몬베베 분들이 저보고 파괴신이라고 하거든요. 트로피가 제 손에 들어오면 멀쩡하던 게 갑자기 부러지거든요. 지금은 어릴 때의 30퍼센트도 안 되는 것 같긴 하지만요.
기현 씨의 청춘은요?
지금이죠. 몬스타엑스 데뷔한 직후라고 말하긴 조금 아쉽고요. 데뷔하고 3~4년 차부터 생각과 마음이 제대로 잡힌 것 같아서 그때부터 청춘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죠.
이제 몬스타엑스가 8년을 꽉 채워가고 있죠. 기현 씨는 30대에 들어섰고요. 깨달은 게 있다면요?
언제 여기까지 왔나 싶어요. 20대 때는 놀아본 기억도 없어요.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마음먹으면 어디든 놀러 갈 수도, 시간을 쪼개서라도 놀 수 있었죠. 근데 저는 너무 쪼이며 살았던 것 같아요. 20대 통째로요. 쓸데없는 걱정도 많이 했고 스스로 강박을 안고 살았어요.
20대 때 어떤 강박을 안고 살았어요?
준비 안 된 노래를 선보여야 할 자리나 완벽하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강박처럼 너무 싫었어요. 딱 서른 살을 기점으로 그런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어요. 네이버 나우 플레이 라이브 콘텐츠도 예전 같았으면 못 했을 거예요. 격주로 6~7개의 곡을 선보이는데, 완벽하게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그래도 일단 하기로 했죠. 노래 부르면서 실수도 많이 하거든요. 가사를 까먹거나 음이 나갈 때도 많은데 전보다 덜 스트레스 받아요. 넓은 시야를 갖고 여유롭게 살아보자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많이 바뀌었죠.
기현 씨는 엄청 독하기로도 유명한데, 그 독기를 유지했던 원동력이 뭘까요? 원래 성향이에요?
독기도 살짝 풀었어요. 못하면 창피하고 부끄러움이 컸지만 조금 내려놓았죠. 독한 성향도 갖고 있지만, 멤버들 영향이 컸어요. 멤버들은 표현을 되게 잘하거든요. 대화도 잘하고. 근데 저는 속마음을 웬만하면 말하지 않는 성격인데 서서히 표현하게 되더라고요. 멤버들이 무뚝뚝해 보이지만 감정 표현에 솔직하거든요. 그 친구들 덕분에 더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 때문에 힘들 때 버틸 수 있고 위로도 많이 받죠.
1월 9일에 몬스타엑스 컴백이죠.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도 클 것 같아요.
단체로는 9개월 만에 앨범을 선보여요. 몬베베가 많이 기대하고 있을 거예요. 연말 무대에 서면서 사전 녹화 때 신입 몬베베들도 만났거든요. 그래서 더 잘하고 싶은 걱정밖에 없죠.
컴백 앨범 <REASON>은 어떤 콘셉트죠?
몬스타엑스답게 처음부터 강렬하게 나가요. 지금까지 퇴폐 섹시, 은은한 섹시, 대놓고 섹시 등등 여러 가지 섹시를 선보였는데요.(웃음) 이번에는 강약 조절이 굉장히 잘된 섹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느 파트에선 대놓고 섹시하다 갑자기 은은한 섹시로 바뀌거든요. 이제 멤버들이 노련미가 생겨서 무대에서 표현을 잘하더라고요. 제가 스탠딩 마이크 들고 솔로 무대 연출하는 동안 다른 멤버의 실력이 되게 많이 향상된 것을 느꼈어요.
멤버 중 특히 누가 제일 늘었던가요?
형원이가 요즘 연기 활동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표정이 다이내믹해졌더라고요.
그럼 이번 활동에서 기현 씨에게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요?
강렬한 안무 속에서 묵직하게 이어가는 라이브.
네이버 나우 <심야아이돌>, 작년 11월부턴 <PLAY!>에서 호스트로서 화려한 입담을 자랑해왔어요. 집돌이라는 타이틀이 안 어울릴 정도로 활동적이던데요?
어렸을 때는 밖으로 나가는 걸 좋아했는데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집돌이가 됐어요. 집에서 할 일이 진짜 많거든요. 게임, 운동, 청소도 해야 되지, 밥 먹어야 하지. 이 일들만 해도 하루가 금방 지나가는데 밖에서 놀 시간, 체력이 어디 있겠어요.
집에 최대 오래 머문 기록은요?
코로나19 격리 끝나고도 안 나갔으니까 한 10일? 집 가는 길에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자마자 바로 배송되는 게이밍 노트북을 샀어요. 저는 격리기간을 휴가처럼 보냈어요. 격리하는 동안 살찌면 안 되니까 운동하고, 게임하고, 푹 쉬었죠. 격리 해제 후에도 이틀 더 집에 있었으니까 9~10일 정도 안 나갔네요.(웃음)
집돌이지만 외향적인 취미 부자예요. 스포츠 좋아한다고요?
나가면 또 제대로 놀아야 해요. 여름엔 웨이크보드 타고요, 사격장도 자주 가요. 그리고 매년 스키장을 가려고 노력했는데 시간도 없고 시도를 못 했네요. 스키도 제대로 타보고 싶어요. 비활동적인 건 별로예요. 하루에 두 번씩 카페 가는 거 저랑은 안 맞아요.(웃음) 카페는 가끔 30분 정도 머무는 게 적당한 것 같아요. 요즘 감성 카페 좋아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무조건 테이크아웃입니다.
기현 씨에게 낭만이란 뭔가요?
제가 네이버 나우 진행하면서 낭만을 자주 언급했었어요. 사람들이 낭만을 너무 여기저기 붙이더라고요.(웃음) 지하철 밖 노을 풍경이 낭만, 갑자기 비 오니까 낭만이다. 창균(아이엠)이가 그래요. 뭐만 하면 낭만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낭만은 우리가 커서 부모님 여행 보내드리고 그러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기현의 꿈은?
옛날부터 갖고 싶은 집이 있어요. 산 위에 지어진 집이 아니라 중간에 박혀 있는 집. 지형을 바꾸지 않고 그 속에 들어가 있는 주택인데, 외형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집 아시죠. 그런 납작한 디자인의 집이 산 중턱에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 주택을 짓고 살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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