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th A-AWARDS-
IMPRESSION + LEE BYUNGHUN + IWC SCHAFFHAUSEN
<우리들의 블루스> 이후 어떻게 지냈나?
휴식하며 지냈다. 몇 년간 쉬지 않고 작품에 출연해왔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진이 빠진 것 같았다. 잠시 쉬자는 생각이었는데, 벌써 7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영화제나 행사 일은 꾸준히 했지만 작품 활동은 없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올해 가장 뭉클한 작품이었다. 내용도 인기도 모두 호평이었다. 작품을 촬영하면서 인상적인 순간이 많았을 것 같다.
홀로 한라산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장면이 있다. 한라산 정상에 가본 건 처음이었다. 그 절경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또 하나는 영화관을 대관해 제작에 참여한 전 인원이 함께 마지막 회를 시청한 것이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또 ‘라크마 아트+필름 갈라’에서 박찬욱 감독을 내가 직접 소개했는데, 그게 나에게는 의미가 깊다. <비상선언>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들과 직접 마주한 순간도 새삼 감동적이었다. 무대인사가 일상적인 일이었는데, 팬데믹 이후에는 굉장히 소중한 일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올해 뭉클한 순간이 많았다. <우리들의 블루스> 마지막 회를 전 스태프와 함께 볼 때는 가족처럼 느껴졌을 것 같다.
집에서 혼자 봐야 감동받지, 스태프들과 모여서 보면 드라마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을 줄 알았다. 게다가 오른쪽에는 작가님이, 왼쪽에는 감독님이 앉았다. 집중할 수 없겠다 싶었는데, 웬걸 너무 많이 울었다. 다 아는 내용인데 스크린을 보면서 우는 내가 너무 창피하더라. 고개를 돌리니 작가님도 엄청 우셔서 덜 창피했다.(웃음)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이동석을 연기했다. 시나리오에서 이동석의 첫 인상은 어땠나?
노희경 작가님과 함께 작품을 하기로 했었다. 코로나19로 무산되고 몇 개월 뒤에 작가님으로부터 다시 시나리오를 읽어달라는 연락이 왔다. 노희경 작가 작품을 꼭 하고 싶었기에 출연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시나리오를 읽었다. 1편에서 최한수 역할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 좋았다. 그게 내 역할인 줄 알았는데, 중간쯤에 키가 학교에서 제일 컸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제야 내 역할이 아니란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그러고 나서 정인권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작가님에게 내가 인권이냐고 여쭤보니 동석이라고 하셨다. 4회가 지나도 이동석은 거의 안 나왔다. 동석이가 언제 나오나 읽다 보니 구성이 독특하고 재밌더라. 드라마에서 처음 보는 구성이었다. 또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였다. 가장 중요한 건 노희경 작가님과의 약속이었다.
배우들이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고자 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작품에서 인간이 보인다. 내 캐릭터에서 사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것과 웃음이나 슬픔 등 인간의 감정을 세련되게 표현하는 점이 많은 배우들이 연기하고 싶게 만드는 것 아닐까.
김혜자 선생, 고두심 선생과도 연기했다. 어떤 경험으로 남았나?
모두 훌륭한 연기를 하지만 연기 방식은 배우마다 다르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고두심 선생님처럼 노력하는 배우가 없을 거다. 신인도 그만큼 노력할까 싶을 정도다. 현장에 몇 시간 전에 도착하셔서 분장하고 시장 바닥에 혼자 앉아 같은 대사를 계속 연습하신다. 옆의 후배는 자연스럽게 리허설을 수십 번 하게 된다. 그 모습을 보고 많이 반성했다. 김혜자 선생님은 캐릭터가 되어 사시는 것 같다. 제주도 촬영에 앞서 미리 제주도에 내려가 사셨다. 캐릭터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그 캐릭터에 가까워지기 위해 그러셨던 것 같다. 한 신을 준비할 때도 캐릭터의 감정을 꽉 잡고 계신다. 가만히 계시다가 툭 “나쁜 놈” 내뱉으신다. 그건 동석에 대한 감정이다. 완전히 그 캐릭터가 되어서 그 캐릭터의 언어가 마치 감탄사처럼 나오는 거다. 선생님의 깊은 눈빛이 저런 연습 과정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분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까마득한 후배로서 반성하고 공부가 많이 됐다.
IWC 퍼페추얼 캘린더
1980년대 초, IWC의 워치메이커 총책임자인 커트 클라우스는 그레고리력의 수많은 불규칙성을 손목시계의 기계식 프로그램으로 나타내는 공학적 도전을 시작했다. 그의 독창적인 퍼페추얼 캘린더는 1985년에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약 80개 부품만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4자리 숫자로 보이는 연도, 월, 날짜, 요일과 문 페이즈를 표시한다. 또한 매월 달라지는 날짜 수와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2월의 윤달까지 자동으로 계산하는 정교한 면모를 자랑한다.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달의 주기는 실제 달의 주기와 정확하게 일치하며, 오차는 577.5년 동안 단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디스플레이가 고도의 정확성으로 연결되어 작동하며 단 하나의 크라운을 회전하여 간단하게 조정할 수 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1백 년을 주기로 윤년을 건너뛰는 2100년, 2200년 및 2300년에만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일부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은 더블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어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보이는 달의 모습을 정확하게 표시한다.
이동석은 현실적인 캐릭터다. 주변에 한 명쯤은 있는 ‘틱틱’대지만 정 많고 열심히 사는, 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 형. 그런 형의 속을 이동석을 통해 본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동석이는 우리가 흔히 보는 ‘츤데레’지만 다른 점은 뭐가 있을까? 작가님에게 동석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무조건 직진하는 성격이라고 하더라. 아픔을 감추려고 하지 않고 속에 있는 말을 돌려서 하지도 않는, 생각나고 느끼는 게 밖으로 드러나는 성격이다. 아픔이나 웃음을 감추지 않는다. 하고 싶은 얘기 다 하고, 감정도 고스란히 드러내는 솔직한 사람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 지점을 신경 쓰며 연기했다.
이동석이 겪는 어머니와의 갈등과 화해는 많은 남성의 공감대를 자극해 눈물짓게 만들었다.
내 주변에 부모님과 이별을 겪은 사람들, 동석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라. 동석을 연기하고 그런 지인들에게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
해외 반응도 좋았다. 기존 K-드라마와는 다른 전개와 이야기라는 평가였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K-드라마의 지평을 넓혔다고 본다.
얼마 전 미국에 갔을 때 멕시코 출신 배우 마누엘 가르시아룰포를 만났다. <매그니피센트 7>에 함께 출연한 친구다. 그가 최근에 꼭 보라고, 미국 친구에게서 너무 볼 만하다고 추천받은 작품이 있는데 그게 <우리들의 블루스>라고 하더라. 참 신기하더라.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Portugieser Perpetual Calendar)의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는 실제 달의 주기와 그 오차가 577.5년 동안 단 하루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퍼페추얼 캘린더, 전체 연도 표시, 펠라톤 와인딩을 장착한 7일간의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하고 있다. 실버 도금 다이얼은 서브 다이얼에서 문 페이즈, 날짜와 파워리저브, 월과 요일 및 스몰 세컨즈를 표시한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른 문화권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다.
정서나 문화는 다르지만 살아가는 데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작품에선 아픔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서나 문화가 신기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인간이 가진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해외 반응도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어떤 이야기에 관심 갖는가? 작품 선택 기준에 변화가 있는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재밌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한데, 그 재미라는 게 나이가 들수록 바뀐다. 예전에 재밌다고 느낀 게 지금은 재밌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지루하면 재미없다. 힘든 액션이 너무 많이 나오면 내가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요즘은 세련된 이야기에 끌린다. 상업적인 작품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연기 측면에서도, 이야기 전개 면에서도 매끄럽다는 건 설득력이 있다는 뜻이다. 설득력 있게 세련되게 이야기하고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은 호감 갖고 보게 된다.
지금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상투적인 답변일 수 있지만, 아이가 생기니까 아이에 관한 이슈에 눈길이 간다. 아이에게서 배우는 것도 많다. 한 여섯 살 된 아이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관점이 완전히 다름을 느낀다. 그런 생각이 어떨 때는 예술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근데 나도 어렸을 땐 그렇게 생각했을 텐데, 살아오며 타협했기 때문에 내가 달라진 거라 생각한다.
배우 이병헌에게 2022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까?
작품은 연초에 끝내고 나머지는 거의 휴식 기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한가했지만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했다. 엄청난 일들이 많은 해였다. 공황을 느낄 수밖에 없는 세상을 보고 있지 않나.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삶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특히 젊은이들이 걱정되더라.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글쎄, <우리들의 블루스>를 한 번 더 보면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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