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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볼보

볼보의 스테디셀러 SUV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XC60 리차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은 볼보 전동화의 중요한 기점이 될 모델이다. 순수 전기 모드로 서울 도심을 시승했다.

UpdatedOn July 03, 2022


간혹 이런 사람 있지 않나? 남의 말 잘 들어주는 성품인데 외모 훈훈해, 능력 좋아서 업무 평가 우수해, 최신 트렌드도 놓치지 않아, 특출난 것 하나 꼽기는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어디 하나 빠지는 건 없어. 볼보 XC60이 그렇다. 도심형 SUV가 갖춰야 할 조건은 부족함 하나 없다. 여기에 PHEV 시스템까지 더해 효율까지 잡았다. 볼보 XC60 리차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T8은 볼보 전동화 전략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모델이다. 내연기관 차량 생산이 가능한 시기까지는(소비자 바람으로는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 충분히 보급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라인이 순수 전기차 라인과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참, 볼보는 전동화 모델을 리차지라고 부른다. 앞으로는 리차지 모델이 많아질 것이다. 외워두자.
이번 시승은 광화문에서 출발해 도봉산자락까지 다녀오는 짧은 코스였다. 도심 주행이라 가속을 테스트하기보다는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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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여전해

외형적인 변화는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6가지 세부인데, 3D 형태의 아이언 마크를 통합한 라디에이터 그릴, 크롬바가 추가된 범퍼,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 변화, 테일 파이프를 안 보이게 숨기고, 새로운 리어 범퍼 디자인을 적용한 것 정도다. 페이스리프팅이 필요 없다는 것은 그만큼 외모에 자신 있다는 뜻이다. 2세대를 출시한 지 꽤 되었지만 여전히 흠잡을 곳 없는 세련된 모습이다. 준수한 외모의 장점은 유행을 비켜간다. 실내도 큰 변화는 없었다. 여전히 천연 소재를 사용해 착좌감이 안락하다. 시트나 스티어링휠, 천연 우드 패널 등 손에 닿는 것들의 촉감이 부드럽다. 스웨덴 오레포스사의 크리스털 기어노브 그립감도 만족스럽다.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보기 좋고, 만지기에도 좋다. 특히 기어노브에 햇빛이 투과해 반투명한 그림자가 기어박스 위에 내려앉을 때는 이런 게 스칸디나비아 감성인가 싶다. 오디오 시스템은 바워스&윌킨스이며, 초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어드밴스드 공기청정 기능이 새로 탑재됐다.

볼보다운 기능

비약하자면 볼보는 달리는 안드로이드 시스템이다. XC60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 패키지가 적용됐다. 용어가 어려운데, 쉽게 풀자면 편의 기능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다루는 것처럼 직관적이란 뜻이다. 차에서 ‘아리아’라고 부르면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주소 검색은 기본이고, 주변 명소, 주차장 검색, 실내 온도 조절이나 라디오 채널 같은 차량 내 기본 기능 조작이 간편하다. 고정된 명령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리야! 딴 거 틀어”(아리아라고 말해야 하는데, 꼭 ‘야’ 자를 붙이게 된다.) 좀 거칠게 말해도 라디오 주파수를 바꾼다. “아리야! 주유소!” 적응될수록 말이 짧아지지만, 여튼 핵심은 음성인식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스마트홈과 연동하면 집 안의 조명이나 에어컨, 로봇청소기 조작도 할 수 있다. 이게 진짜 AI 비서 아니겠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XC60 리차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T8은 직렬형 배터리 모듈 3개와 고전압 배터리 셀 1백2개로 구성된다. 또한 후면에는 약 65% 향상된 리어휠 출력을 제공하는 롱레인지 배터리가 탑재된다. 따라서 충전 시 기존 모델보다 약 80% 향상된 배터리 성능을 발휘한다. 순수 전기 모드로 최대 57km 주행 가능하다. 주행 감각은 시종일관 안락하다. 매끄럽게 달리다가도 운전대를 꺾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움직인다. 저속에서 가속이 빠른 것도 차선 변경에서 유리한 점이다. 의외의 면모는 출력이다. 기존보다 50마력 향상되어 최고출력 455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도 72.3kg·m에 달해 XC60 중 가장 강력하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4.8초에 도달해 고속 주행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제법 스포티한 모습을 드러낸다. 매끄럽게 변속되는 8단 자동변속기도 쾌적한 점. 하지만 도심에 접어들자 정체가 시작됐다. 다시 주행 모드를 순수 전기 모드로 바꿔 느긋한 주행을 즐겼다. 정숙하지만 둔하지 않게.

VOLVO XC60 RECHARGE T8 ULTIMATE BRIGHT
엔진형식 전기 + 가솔린(플러그인하이브리드)
구동형식 AWD 변속기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배기량 1,969cc 복합연비 11.4km/L
최고출력 455ps 1회 충전 주행거리 57km
최대토크 72.3kg·m 가격 8천5백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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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202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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