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만나게 되다니 반갑다. 한국은 처음이라고?
맞다. 서울에 온 지 며칠 됐다. 한국 음식에 대해 익히 들었지만 경험해보니 예상보다 더 흥미롭다. 내 입맛엔 약간 맵지만 즐겁고, 한국 식탁 위에는 항상 반찬으로 채소가 나오는 게 인상적이었다.
안데르센-안데르센의 모토인 ‘평생 지속되는 니트(Knitted to last a lifetime)’를 설명한다면?
남편 피터와 함께 안데르센-안데르센을 처음 설립할 때 완벽한 세일러 스웨터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다음 세대에까지 물려줄 수 있는 보편적이지만 아주 훌륭한 니트. 장인정신과 클래식, 소재로 대표되는 덴마크의 숙련된 가구 디자이너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요즘은 진짜가 드물다. 이상적인 세일러 니트란 어떤 걸까?
우리가 니트를 만드는 방식은 북유럽 가구 장인들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북유럽 가구라면 하나같이 좋은 나무로 심플한 디자인의 완벽한 모양을 만들지 않나. 우선 안데르센-안데르센의 세일러 니트는 앞뒤 구분 없는 대칭형이다. 입고 벗는 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해군을 위해 설계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오래 입을 수 있는 근사한 니트를 만드는 데 상당히 공을 들인다. 또한 좋은 가구가 좋은 나무에서 시작되듯이 오래도록 튼튼한 울 소재를 사용한다.
안데르센-안데르센 니트의 촉감에 대해 얘기해보자. 탄탄한 촉감이 마치 캔버스 같다.
우리는 보통 실보다 더 강하게 꼬아 만든 울 원사를 단단하게 짠 니트를 생산한다. 누군가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촉감의 울을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무겁고 거칠게 느껴지는 밀도 높은 원단으로 니트를 만들어 슬로 패션을 추구한다.
덴마크 브랜드지만 이탈리아에서 생산한다. 왜 이탈리아인가?
이탈리아의 장인정신과 기술력은 가죽뿐 아니라 의류, 신발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브랜드 원사 생산 공장 담당자를 통해 알게 된 이탈리아의 가족경영 회사와 합작하고 있다. 니트 메이킹에 탁월할뿐더러 안데르센-안데르센의 첫 시작도 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안데르센-안데르센의 자랑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묵묵한 아름다움을 유지한다는 점. 빠른 것보다는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고, 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고 동물 윤리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실천하는 제품을 만드는 게 우리의 지향점이다.
여름에도 니트를 멋지게 입는 방식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덴마크는 추운 나라다 보니 1년 내내 울 스웨터를 입는다. 여름에도 저녁에는 니트를 입고, 해변에 나갈 때 카디건을 걸친다. 일교차가 큰 한국의 여름엔 낙낙한 오버사이즈를 롤업해서 입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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