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열하는 태양 아래 세상이 온통 제 색을 찾아 쨍쨍하게 빛을 발할 때에도 생 로랑은 블랙을 고집한다. 생 로랑의 블랙은 밤과 낮 모두 어김없이 어울리며 가장 화려하게 물들 수 있는 색이니까. 블랙을 활용하는 생 로랑의 수십 수백 가지 방식 중에서 단순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건 이 바게트 파우치다. 군더더기 없이 반듯한 위용, 전면을 미끄러지듯 감싸는 페이턴트 카프스킨, 이토록 완전한블 랙. 절제된 선과 형태, 정자로 눌러쓴 생 로랑이라는 이름만이 장식된 이 백은 있는 그대로 더없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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