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한
이규한은 버려진 나이키 박스를 이용해 가구 형태의 오브제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작업물의 쓰임새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다양한 소재의 활용을 통해 예술과 가구의 신선한 만남을 선보이려 한다. 현재도 나이키 신발 박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재료로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다.
Q 나이키 박스로 가구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대학 시절 수강했던 가구 수업이 작업의 계기가 됐다. 과제로 스툴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수업이었는데, 실제 크기의 스툴을 완성하기 전에 골판지 등의 재료로 미니어처를 만들어보는 과정을 거쳤다. 평소처럼 골판지나 여러 종이로 미니어처를 만들었는데, 마침 재료들이 다 떨어졌다. 그 때 방 한쪽에 쌓여 있는 나이키 신발 박스를 발견하고 이를 사용해서 미니어처를 만들기 시작했다. 물론 단순히 나이키 브랜드를 좋아해서이기도 하다. 중학생 시절 카시나 홍대 와우산 매장이 꽤 유명했다. 당시 옛날 모델의 나이키 바서티 재킷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그때부터 나이키 브랜드를 선망하게 됐을까. 이런 계기를 토대로 발전시킨 것이 지금의 작업물이다.
Q 나이키 박스는 본인 것 포함해 주변 지인을 통해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현재도 같은 방식으로 제공받고 있나?
A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내가 가지고 있던 박스와 주변 사람들에게 얻은 것으로 작업을 이어나갔다. 현재는 감사하게도 나이키 신발을 취급하는 몇 군데 매장에서 버려지는 박스를 모아서 보내준다. 대부분 그 박스들을 이용하여 작업을 진행 중이다.
Q 좋아서 시작한 나이키 작업이 결국 공식 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떤 프로젝트였나?
A 3년 전 처음으로 나이키 피스 마이너스 원 협업 워크숍 커스텀 작가로 참여했다. 에어맥스 데이에는 에어맥스 박스들을 이용한 의자를 제작했다. 최근에는 ‘라운지 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나이키 명동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 중이다.
Q 작업 기간과 과정은 어떠했나?
A 사실 모든 작업 방식은 동일하다. 가구 형태의 틀을 만드는 작업과 종이를 자르고 접고 누르고 붙이는 종이공예 과정의 반복이다. 이번 라운지 프로젝트 전시는 두 달 내에 작업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하는 동안 굉장히 바쁘게 지냈다.
Q 현재 하고 있는 나이키 작업 외에도 새로운 계획이 있나?
A 요즘 새로운 작업을 위해서 한지공예를 배우고 있다. 신발 박스 외에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종이 재료로 한지공예 기법을 활용해 작업을 해보려 한다.
Q 나이키와의 협업이 본인에게 긍정적으로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A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이 마냥 감사하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나이키 작품은 무엇인가?
A 이 시리즈의 모든 작업물을 아끼지만, 커리어의 첫걸음이 된 의자 형태 작업물에 애착이 조금 더 간다.
Q 또 다른 패션 브랜드와 협업한다면 어떤 브랜드와 하고 싶나?
A 꼼 데 가르송 옴므. 꼼 데 가르송에서 자주 사용하는 도트 패턴이나 옷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활용해서 오브제로 표현해보고 싶다.
Q 향후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A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에는 조명 위주의 작업들을 많이 보여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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