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BTS는 공식 유튜브 채널의 ‘찐 방탄 회식’ 영상에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하루 만에 소속사 하이브의 시가총액 2조원이 증발했고, 주식은 28% 낙폭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하이브 전체 매출의 비중을 약 90% 차지했기에 BTS 군복무 관련 이슈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로 작용했다. 투자자뿐 아니라 관련 음악 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사진, 영상, 디자인, 광고, 유통 등 다양한 산업계가 타격을 입는다.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업에는 벌어들이는 수익만큼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엮여 있기 마련이다. BTS 활동 중단은 그들의 팬 아미만의 이슈가 아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는 자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벌 만큼 벌었으니 이제 그만 쉬어도 되겠다는 기사 댓글은 그들이 아직 20대 후반의 젊은 아티스트라는 점을 망각한 소리다. BTS는 데뷔 10년 차 대중 가수다. 한 분야에 10년을 종사하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심도 깊게 다루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더군다나 창작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라면 그 욕구는 더 강할 것이다. BTS 7명 멤버들의 뚜렷한 개성을 보면 그들이 한 팀 한 목소리로 조화롭게 10년을 버틴 것이 용하다는 생각도 든다. 역사상 위대한 밴드들이 음악적 의견이 달라 다투고 해체했던 것을 기억해보자. 자신의 감각과 생각을 강조하지 않고, 팀을 우선시했던 것은 그들이 받은 전 세계적인 사랑과 관심에 대한 책임이었을 테다. 또 그 정도로 큰 관심을 받으면 쉽게 돌출 행동을 하기 어렵지 않았겠나 싶기도 하다. 대륙 단위로 활동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멤버들은 꾸준히 개인 작업을 시도했고, 스스로 내공을 키워갔다. 멤버들이 차례로 군복무해야 하는 시기가 왔으니, 마침내 개인 활동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렇다. 유튜브 영상 ‘찐 방탄 회식’에서 멤버들은 와인을 마시며 솔직하게 의견을 드러냈다. 고민, 힘든 것, 기대하는 것들. 긴 시간 동고동락한 청년들이 나눌 법한 미래와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BTS도 나눴다. 눈물을 보인 멤버도 있었다. 미래는 불안하지만 기대되고, 책임은 무겁지만 든든하다. 관심과 사랑은 행복하지만 슬프기도 한 것이다. 활동 중단이라는 중요한 이슈를 소속사 공식 루트가 아닌 멤버들의 입을 빌려 전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찐 방탄 회식’의 취지가 팬들에게 전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진정성 있게 멤버들이 직접 말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진정성은 BTS를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발돋움하게 만든 키워드다. BTS는 처음부터 매니지먼트가 전략적으로 행동과 표정, 메시지와 음악을 만들어주던 시스템에서 조금 비켜나 있었다. BTS는 정규 2집 <WINGS>에서 뜬구름 이야기가 아닌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민을 진솔하게 전했다. ‘피 땀 눈물’은 아이돌 음악에 관심 없는 기성세대도 BTS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들이 겪는 고민이 자신들도 그 시기 혹은 현재까지 겪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LOVE YOURSELF 轉 ‘Tear’>에서는 갈등과 분노의 근원을 파헤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던져주기도 했다.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갈등이 심화한 시대를 풀어낼 수 있는 통찰력 있는 메시지다.
이제 개인으로 돌아간 멤버들의 활동을 기대할 때다. BTS는 많은 것을 보여줬다. 개인이 가진 역량, 개성을 조금 더 드러내도 된다. 솔로 활동의 시작은 제이홉이다. 순차적으로 공개될 멤버들의 개인 활동은 BTS 활동 중단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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