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하우스와 국내 대학 캠퍼스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지난 4월 30일 이화여대에서 펼쳐진 디올의 2022 가을 여성 컬렉션이 바로 그것.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패션쇼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측이 지난 3월에 파트너십을 체결한 데 따른 첫 결과물이다. 디올은 여성 교육기관으로서 이화여대가 추구해온 가치에 공감하는 뜻에서 협업을 진행, 파트너십 강화의 필요성과 더불어 이화여대 건축물의 수려함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한다.
이번 컬렉션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면서 성별 영역을 넘나드는 시도가 돋보였다. 디올 가문의 쥬트 백 엠블럼 문장 ‘결속을 통한 힘(L’union fait la force)’을 재해석한 제품과 클래식한 플리츠스커트, 블랙과 화이트 컬러가 조합된 킬트, 남성복 바 재킷을 여성복으로 재해석한 재킷 등을 선보였다. 또 남성용 코트와 울트라 쇼츠, 화이트 블라우스와 매치한 바이커 쇼츠, 비디오 게임 스타일의 픽셀화된 디자인으로 구현한 별자리 모티브는 컬렉션에 한층 매력을 더했다. 디올 하우스의 주요 CEO 인사와 블랙핑크 지수를 비롯해 김연아, 수지 등 20여 명이 넘는 국내 브랜드 앰배서더가 자리를 빛낸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패션 시장의 위상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이번 패션쇼는 참여, 교감과 같은 연대의 의미를 되짚는 것은 물론, 디올의 역사를 써 내려간 이들의 손길, 그리고 존경받는 여성 위인을 기리는 핵심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디올은 이러한 가치를 환기하는 취지로 성수동 중심부에 새로운 콘셉트 스토어를 오픈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공간은 몽테뉴가 30번지의 상징적인 외관을 연상시키는 메탈릭 메시 디테일의 화려한 구조물이다. 개방적인 구조로 완성된 스토어 내부에는 한국의 자연과 프랑스의 정원에서 영감받은 아름다운 정원이 자리하며, 꽃에 대한 무슈 디올의 애정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내부에 자리 잡은 카페 디올은 유리 온실을 연상시키는 구조에 디자이너 이광호와 서정화 등 한국 디자이너가 제작한 독창적인 작품들로 장식했다. 공간 중심에는 글라스 쇼케이스 콘셉트로 완성된 디올 부티크가 있어, 티타임을 즐기며 디올 하우스의 시그너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한국 디지털 디자인 회사 디스트릭트와의 협업으로 재현한, 크리스찬 디올이 어린 시절 지낸 그랑빌 저택은 디올의 유산과 미래의 연속성을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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