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온이 참여한 드라마 <내일>이 오늘 밤(4월 1일) 첫 방영한다.
떨린다. <아레나>와 촬영도 처음인데 지상파 채널의 16부작 드라마에서 큰 역할로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다. <내일>은 내게 큰 도전이고 변화를 안겨줄 작품이라 믿는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을 저지하기 위해 애쓰는 저승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판타지 작품이다.
<내일>에서 맡은 ‘임륭구’를 소개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저승 위기관리팀의 멤버다. 함께 일하는 멤버인 구련(김희선), 최준웅(로운)에 비해 가장 이성적인 데다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자다. 묵직하게 할 말도 다 한다. 감성적인 실제의 나와는 다른 면을 가졌다.
또 다른 면이 있다면?
비주얼만 봐도 나는 무채색과 소박한 걸 좋아하는 반면, 임륭구는 화려하게 꾸민다. 머리에 군데군데 샛노란 브리지를 넣고 있잖나. 그래서 촬영일이 아닌 날엔 후드를 뒤집어쓰고 다닌다. 독특한 머리 스타일은 감독님의 아이디어인데, 그 덕분에 캐릭터가 더 잘 표현된 것 같다.
임륭구를 연기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원작 웹툰을 참고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웹툰을 읽고 상상하며 임륭구의 틀을 만들었다. 촬영이 시작된 후에는 캐릭터가 조금 각색됐다. 긴 분량의 웹툰을 16부 안에 담기 위한 이유였겠지. 그래서 기존에 상상하며 만들었던 임륭구의 틀을 수정하는 게 힘들었다.
분량이 긴 웹툰은 더 깊은 감정을 안겨줬겠다.
보면서 하염없이 울었다. 저승사자는 고인을 저승으로 인도하는데, <내일>의 저승사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을 막는다. 그들의 선택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목숨을 끊으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그런 마음을 먹는 건 아니잖나. 저마다 어쩔 수 없는 사연 때문에 그런 거지. 그 사연들이 지극히 현실적이라 더욱 감정이 이입됐다. 내일을 살아갈 용기가 없는 자들의 아픈 사연 때문에 계속 울었다. 늘 퉁퉁 부은 눈으로 촬영장에 갔다.
윤지온의 연기 시작이 궁금하다.
연극, 뮤지컬, 독립 영화 다양하게 임해왔다. 단역부터 시작했고, 그때는 날것의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열정이 너무 앞서 서툴고 삐걱거렸다. 그런 모습이 싫다는 건 아니다. 지금 내게 당시 맡았던 역할을 다시 연기하라면 그때보다 잘해낼 자신은 없으니까. 몸으로 부딪히는 연기를 선보였다면 지금은 연기에 앞서 생각을 많이 한다. 캐릭터의 말투, 행동의 이유에 대하여.
언제부터 배우의 꿈을 꾸었나?
고등학교 때 연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배우를 꿈꿨다. 예전부터 <태양의 노래> <말할 수 없는 비밀> 같은 음악 영화를 좋아했다. 내가 못하거나 부러운 부분을 보여준 작품이라 그런가 보다.
노래하는 영상 봤다. 잘 부르던데?
많이 부족하다.(웃음) 노래하는 자리에선 한없이 작아진다. 뮤지컬 할 때도 다른 출연자보다 연습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무대에서 더 훌륭한 공연을 보여드리지 못해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
가족이 큰 힘이 된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내 꿈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셨다. 연기자의 길은 불안정하고 변수도 자주 생기잖나. 지금은 어딜 가나 나를 자랑하신다. 그래서 스스로 도전 정신과 욕심도 커진다. 나는 변화나 새로운 것보단 익숙함을 선호하는데, 유일한 예외가 연기다.
닮고 싶은 배우가 궁금하다.
‘크리스천 베일’을 좋아한다. <내일>에서 임륭구의 이성적인 성향을 표현하기 위해 크리스천 베일이 연기한 <이퀼리브리엄>의 ‘존 프레스톤’을 참고했다. <파이트 클럽> <프라이멀 피어> 속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도 좋아한다. 그들의 연기를 닮고 싶다.
마음 깊이 새긴 선배 배우나 감독님의 조언이 있나?
<내일> 감독님께서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는 나를 보시더니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편하게 하라, 충분히 잘하고 있고 잘하니까”라고 말씀하셨다. 더 잘하겠다는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나를 선택한 분의 말씀이라 인정받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 있게 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연기 앞에선 완벽주의자인가?
그런 것 같다. 평소엔 청소를 즐겨 하는 편도 아니고 허당이지만 직업적인 부분에선 완벽하게 완성시키고자 한다.
배우는 저마다 특정한 분위기를 풍긴다. 윤지온은 어떤 분위기의 배우가 되고 싶나?
내 이름의 ‘온’이 따뜻할 온(溫)이다. 이름처럼 온기가 느껴졌으면 좋겠다. 한편으론 묵직한 깊이도 있는 사람이고 싶다. 따뜻하지만 진중한 느낌을 주고 싶은데, 어렵네. 현재 나를 알고 있는 분들은 내게서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하다.
부드러운 역할이 어울리지만, 누아르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정말? 지금까지 임해온 작품들만 보아도 맡은 캐릭터가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다. 해보고 싶은 역할은 자주 바뀐다. 항상 많은 도전을 하고 싶거든. 안 해본 것도 많고. 누아르도 그중 하나다. 야성미가 느껴지는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
평소 영감은 어떻게 얻나?
사람을 관찰한다.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을 관찰하곤 했는데, 그들의 무의식적인 행동을 발견하는 게 재밌더라. 그리고 그들의 감정이나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 관찰하는 습관은 연기에 도움이 된다.
윤지온의 일상에 대해 알고 싶다. 요즘 꽂혀 있는 건 뭔가?
거의 쉼 없이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와중에 프로틴 바에 꽂혔다. 식사 대용인 프로틴 바들은 대부분 맛있는 건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약간 더 맛있는 것을 찾고 있다.
촬영할 때 보니 지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몸이더라.
촬영이 없는 날이나 일찍 끝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2~3시간은 운동한다. 실은 화보 촬영 때문에 3시간 운동했다.(웃음)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피자, 치킨, 곱창, 막창. 너무 많다. 무엇보다 어머니표 차돌박이 청국장이 가장 먹고 싶다. 현재 따로 살고 있는데 조만간 찾아봬야겠다.
윤지온에게 남은 ‘내일’은 어떻게 흘러갈까?
안정적이고 탄탄하길 바라지만 쉽지 않겠지. 모든 삶엔 굴곡이 있으니까. 다만 나는 내일만 바라보며 살지는 않을 거다. 내일은 어제와 오늘 덕분에 있는 것이니, 어제와 오늘에 집중하며 살고 싶다. 앞을 보지만 가끔은 뒤도 돌아봐야 한다. 그래야지 반성하고 개선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묵묵히 성장하고 싶다. 그럼 더 좋은 내가 되어 있지 않을까?
지금 윤지온은 행복한가?
매 순간 행복을 느끼는 중이다. 가끔은 벅찰 때도 있다. 그 벅찬 감정 덕분에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커지고 있다.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다양한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점도 참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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