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깃들어
봄은 두근대던 시절을 회상하기 좋은 핑계다. 겨우내 먼지 쌓였던 주크박스를 열면 사랑하는 사람과 처음 벚꽃 데이트한 날, 새 학기에 강의실로 향했던 추억이 담긴 노래가 흘러나온다. 전주만 들어도 그때가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난다. 어리고 귀여운 그 시절의 설렘이다. 그 설렘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겨우내 한참을 그리워했던 건지.
WORDS 정지혜(프롬스탑선 디자이너)
· 더 콰이엇 Love Vibration
· 모니카 Before You Walk Out Of My Life
· The 1975 Sincerity Is Scary
· 베란다 프로젝트 Bike Riding
느림의 미학
라이딩할 때면 고민에 빠진다. ‘더 좋은 자전거를 가지면 저 아저씨를 따라잡을 수 있을 텐데.’ 초봄에는 이 고민이 사라진다. 나를 앞선 아저씨를 따라잡고 싶은 욕망을 버려도 된다. 아니, 오히려 내게서 멀어져도 좋다. 봄바람 맞으며 벚꽃 맞으며 느리게 더 느리게 달리고 싶으니까. 느림의 미학을 느끼고 싶을 땐 이 네 곡을 꺼내어본다.
WORDS 이주호(스타트업 프로덕트 매니저)
· SOLE Ride(Feat. Thama)
· Sigma Nobody To Love(Extended Mix)
· H1GHER MUSIC View(Suncheon)(Prod. Groovyroom)
· Cosmo’s Midnight C.U.D.I(Can U Dig It)
만병통치의 곡
나에게 봄은 새로운 시작으로 인식되는 계절이다. 세 노래는 각각 오래전 실수를 회고하고, 아픈 기억을 딛고 새롭게 나아가고자 하며, 따뜻한 지금보다 더 뜨거워지는 사랑을 기대한다. 거기에 ‘All Your Love’의 환상적인 선율이 더해지면 지난 사계절 쌓아온 만병이 통치된다. 돌고 또 돌아오는 봄 공기와 함께, 다시 시작.
WORDS 허지민(그래픽 디자이너)
· The Weekend Out Of Time
· SZA Good Days
· I.O.I 벚꽃이 지면
· Jakob Ogawa All Your Love
뻔하지 않게
계절감 있는 음악, 봄과 직관적으로 어울리는 음악이 가장 먼저 생각날 수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차분하게 짧은 이 계절의 흐름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노래를 골랐다. 요즘 집에서 창밖을 보며 가장 많이 듣는 곡이다. 한국의 벚꽃은 화사하게 피지만 그만큼 빨리 떨어진다. 빨리 흘러가는 만큼 그 순간만이라도 느릿하게 느끼기를 바라며.
WORDS 박준우(대중음악 칼럼니스트)
· 최정윤 사랑을 말해야 해
· 정아로 흩어지는 기억 중에
· 권여름 Lily, Lily
· Lavndr fadeaway
순간을 위하여
하트 모양의 작고 여린 꽃잎이 한번 나무를 찬란하게 뒤덮지만, 짧은 순간 저버리고 다시 푸른 잎이 나는 자연의 순환은 매년 겪는 일인데도 신기하기만 하다. 꽃이 피어 있는 순간에는 어떤 나무보다 아름답지만 화려한 순간은 너무 짧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소중한 그 시간을 노래하는 곡들을 골라봤다.
WORDS 이미선(디제이)
· Snoh Aalegra IN THE MOMENT Feat. Tyler, The Creator
· Tame Impala The Moment
· Khruangbin & Leon Bridges Chocolate Hills
· Dominic Fike & Zendaya Elliot’s Song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