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몬스타엑스 데뷔 2467일째예요.
아이구야, 정말요?
그간 형원씨는 많은 걸 이뤘어요. 작년에는 <다시, 플라이>로 연기에도 도전했고요.
맞아요. 무대 위 제 모습을 가장 좋아하실 테지만, 스스로는 연기로든 디제잉으로든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길 원해요. 채형원이라는 사람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요.
직접 작사·작곡도 했죠. 가장 힘들게 작업했던 곡이 있다면요?
‘Nobody Else.’ 작업 기간이 꽤 길었어요. 첫 자작곡이라 욕심이 엄청 컸거든요. 직접 곡을 만드는 사람은 정말 많은데, 그 속에서 최대한 멋있게 만들고 싶어 수정을 거듭했어요. 제 곡이 가볍게 들리지 않길 바랐고요. 실은 이전 앨범에 수록하려 했는데 마음에 안 들어 또 수정하느라 <Fatal Love>에 넣었죠.
가사는 경험에 의존해요?
경험이나 막연한 상상보다는 영화 속 분위기에 자극이 돼요. 느낀 분위기를 바탕으로 상상을 해봐요. 그럼 공기, 장면, 단어, 문장들이 어렴풋이 떠올라요. 그걸 메모장에 써놓거나 음성 녹음해놓죠. 가사 쓸 때 꺼내 보는 참고서가 되도록.
몬스타엑스 활동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때는 언제예요?
‘Shoot Out’ 때요.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첫 지상파 1위도 했던 곡이라 유의미하죠. 열심히 준비했던 곡인데 팬덤인 ‘몬베베’ 반응이 좋아 만족스러웠어요.
무대를 보면 소심하다는 형원씨가 상상이 안 돼요.
어릴 때는 지금보다 훨씬 내향적이었어요. 처음 보는 사람과는 대화도 잘 못했죠. 학창 시절에도 태권도나 축구만 했어요. 태권도 선수가 꿈이기도 했고요. 초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다 중학교 입학할 때 결국 인문계를 택했어요. 선수가 되기엔 보이지 않는 벽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제는 외향적인 사람이 됐나요?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요. 어떤 땐 내향적이었다가 또 어떤 땐 ‘내가 이 정도로 외향적이었나’ 싶을 만큼 거리낌 없이 말도 곧잘 하죠. 그리고 10년째 같이 살고 있는 ‘주헌’이가 극한으로 외향적인 사람이라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주헌이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형, 다른 사람 같아.”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누구나 내면에 여러 모습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맞아요. 데뷔 초반에는 내가 아닌 다른 성격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어요. ‘이건 내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컸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이 또한 내 모습 중 하나구나’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여요. 외향적인 게 나쁜 건 아니니까요.
몬스타엑스 멤버가 되지 않았다면 무얼 했을까요?
아주 평범한 사람 아니었을까요? 방금 생각난 건데 회사원은 절대 아닐 거예요. 대학 생활 하지 않았을까? 아니다. 취업준비생이었을 거예요.
형원씨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은 어디예요?
헬스장. 저는 생각도 걱정도 많아요. 집에 혼자 있을 때 생각을 가장 많이 하죠. 하지만 헬스장에선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잡생각을 떨쳐버리기 좋더라고요.
생각이 깊고 신중한 성향인가요?
그런 것 같아요. 맞아, 신중한 타입이에요. 특히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지면 최대한 후회 없이 하려고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고민도, 생각도 많아지죠.
고민은 누구에게 털어놔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고민을 쉽게 털어놨어요. 그러다 하루는 친한 형이 제게 “왜 볼 때마다 징징거리냐”고 말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머리가 댕하고 울렸어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리고 느꼈어요. 안 좋은 말을 자주 하면 불행한 일만 생길 거라고요. 그때부터 혼자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고민들은 내면에 품고 있어요.
해야 할 말만 하는 똑 부러진 사람으로 느껴져요.
똑 부러지고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그러는 건 아니에요. 불필요한 말을 하는 걸 안 좋아하게 됐어요. 정말 필요한 말만 했으면 하고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상대방은 더 깊은 대화를 원할 수도 있을 텐데 내가 딱 끊거나 정리해버리면 나는 편하지만 상대방은 불편할 테니까요. 아무튼 정답은 없으니 이 모습 그대로 살아가려고요.(미소)
그 모습 그대로인 형원씨의 취향을 나열해볼까요?
심플한 것, 무채색이 취향이고. 욕심 없는 사람 정말 좋아해요. 사람은 누구나 욕심 있지만 남의 것을 뺏고 싶어 하는 사람은 싫어요. 배려심 깊은 사람도 좋아요.
최근에는 전시도 보러 갔다고요.
맞아요. 아, 그리고 제가 배우는 걸 좋아해요. 사진전에서 큐레이팅 들으며 사진의 역사나 작가에 대해 배워갈 때 재미를 느꼈어요.
요즘 배우는 거 있어요?
골프요. 어제는 드라이버 스윙을 배웠어요! 생각한 대로 공이 굴러가지 않는 매력이 있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공이 들어갔을 때 쾌감이 커요. 일상도 변했어요. 제가 잠을 줄이고 오전에 골프 레슨을 갑니다.(웃음) 아침에 레슨 받으면 잠도 깨고 남은 오후를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제일 못하는 것 중에 도전해볼 엄두도 안 나는 게 ‘그림’이에요.
그림 잘 그릴 것 같은데?
진짜 못 그려요. 아직은 해야 할 게 너무 많으니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요. 혼자 한적한 곳에서 고요하게 그림 그려보고 싶거든요.
형원씨는 새로운 시도나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에요?
아주요. 이것도 바뀐 성향 중 하나예요. 이전의 저는 한 가지에 적응하거나 몰두하면 다른 걸 시도하길 꺼렸죠. 내가 못하는 걸 하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나 봐요. 근데 몇 년 전부터 배우고 습득하는 게 재밌어졌어요. 자작곡 작업 시작할 때도 그랬고, 골프도, 운동도 그렇고요. 요즘은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삶의 낙인 것 같아요.
앞으로 수많은 모험을 마주할 텐데, 어떻게 헤쳐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멋있게 헤쳐 나가는 사람. 새로운 걸 배우든 하던 걸 더 잘하든, 후에 돌이켜봤을 때 멋있다고 생각 들었으면 좋겠어요. 28살에 운동을 시작했던 이유도 그거예요. 30살에는 외형적으로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요.
어떤 사람이 멋있는 사람이에요?
무엇이든 ‘잘’ 하는 사람. 그리고 인간성 좋은 사람.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정말 그냥 사람 같은 사람. 그렇게 되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저는 “연예인 같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요.
두려운 것도 있어요?
두려운 것이라···. 시간이 지나 자연스레 사람들과 멀어질까봐. 팬분들도, 절친한 사람들도. 간혹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멀어지면 어떻게 될까.’ 이별이 무섭지는 않지만 두렵기는 해요. 그것 말곤 없어요.
몬베베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지만, 스스로에게는 얼마나 큰 사랑을 주나요?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어릴 때는 자신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잘했다며 칭찬하진 않지만 스스로 많이 아껴주려 노력해요. 자존감 높은 사람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보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대입해보기도 하며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요.
20대를 함께한 몬스타엑스가 형원씨에게 남긴 건 무엇일까요?
20대를 알차게 꽉 채워서 보냈다는 것. 저는 10대 시절도 알차게 보냈거든요. 학창 시절을 재밌게 지냈지만 20대가 가장 청춘의 시기잖아요. 청춘을 몬스타엑스로서,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마워요.
요즘도 줄 이어폰으로 음악 들어요?
맞아요. 아날로그가 멋있어요. 에어팟을 써봤는데 적응하기 어렵더라고요. 줄 이어폰이 훨씬 예뻐요.
벌써 화보 촬영 시간이 다 됐어요. 기분이 어때요?
오랜만에 촬영하는 화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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