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산길을 이동하는 것을 와일드 트레일이라 부른다. 노면은 마르거나, 진흙이거나, 자갈이거나, 나무뿌리가 튀어나와 있기도 하다. 산을 오르는 것만큼이나 내려가는 것도 어렵다. 기술이 필요하다. 앞차의 바퀴 자국을 따라 이동하면 되지만 미끄러워 운전대를 꽉 쥐게 된다. 그럼에도 오프로드를 찾는 건 즐겁기 때문이다. 지프는 태백시와 함께 와일드 트레일 행사를 개최했다.
랭글러의 첫 번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지프 랭글러 4xe’ 출시를 기념한 행사였다. 강남에서 지프 랭글러 4xe를 타고 고속도로를 한참이나 달렸고, 태백의 산골짜기를 따라 또 한참이나 달려 산꼭대기에 위치한 집결지에 도착했다. 오프로더로 장시간 주행하고 나면 온몸이 욱신거리는데, 지프 랭글러 4xe는 조용하고 떨림도 적었다. 오버랜드를 기반으로 하기에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피로하긴 하지만 그 농도가 옅다. 곧바로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곧이어 오프로드 주행이 시작됐다. 우리는 산으로 갔다. 시승한 모델은 파워톱으로 지붕을 개방하고, 강원도의 푸른 공기와 앞차의 흙먼지, 녹음의 싱그러움을 마시며 이동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스키 슬로프를 올랐다. 여름이라 자갈이 그대로 노출된 가파른 언덕을 올랐다. 최대 32km까지 순수 모터의 힘으로 가는 일렉트릭 모드를 선택했다. 모터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엔진음이 입으로 내뱉는 ‘헉헉’거림이라면, 모터음은 코로 숨쉬는 ‘흠흠’ 정도에 불과하다. 지프 랭글러 4xe는 무심하게 언덕을 올랐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큰 돌을 밟을 때마다 차량은 좌우로 흔들거리지만 균형을 잃진 않는다. 정숙하고 연료 효율이 좋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 오버랜드와의 성능 차이는 없었다. 배터리는 2열 시트 하단에 들어 있다. 그래서 배터리를 잔뜩 실었음에도 트렁크 공간이 줄지 않았다. 완전 충전 시 순수 전기 주행은 최대 32km이며, 엔진과 결합하면 최대 630km 주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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