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렌티노는 2020 봄/여름 패션쇼, ‘발렌티노 랑데부 컬렉션’을 선보였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춀리 (Pierpaolo Piccioli)는 발렌티노의 기호를 새롭게 정의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삶과 진실을 집요하게 탐구하면서 피엘파올로 피춀리는 상징적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다양한 인류가 뒤섞이는 거리를 마주했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탐구는 풍요로운 메종의 유산을 동시대에 뿌리내리게 하려는 의지였다.
언어학적 정확성을 반영해 새롭게 해석한 하우스 아이콘은 ‘발렌티노 아카이브(Valentino Archive)’ 라는 레이블이 붙은 채 시공간을 뛰어넘어 동시대의 물질성, 존재 방식을 직면한다. 마리사 베렌슨(Marisa Berenson)이 걸친 화이트 드레스와 애니멀 프린트 코트, 크리스 폰 반겐하임(Chris von Wangenheim)이 촬영한 긴 플로럴 드레스까지 격렬한 역사적 이동을 경험한 룩들은 새로운 의미를 향한 탐구가 지배하는 직조의 일부다.
테일러링 룩은 입체감과 선명한 아크릴 컬러로 새로워졌고, 스포티즘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은 인체를 드러내면서 물질성과 관능미를 강조한다. 쿠틔르의 상징인 태피터 실크 원단을 워싱하고 두드려 호화로운 분위기를 완전히 덜어낸 재킷과 아노락, 오버사이즈 셔츠, 버뮤다 쇼츠로 만들었다.
브로더리 앙글레즈와 엠브로더리를 인레이 디테일로 활용한 고급스러운 화이트 셔츠에는 아카이브를 기념하는 또 하나의 아이템인 데님을 함께 걸쳤다. 잔뜩 부풀린 플로럴 프린트는 뒤섞여 있고 엠브로더리는 이브닝 웨어와 아우터 웨어를 넘나든다. 결국, 거리와 다시 연결되는 건 땅을 딛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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