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성별을 나누는 건 고리타분한 시대. 남자도 손바닥만 한 핸드백을 메고, 네일을 하는 요즘이다. 그러니 치마 하나 입는 게 대수인가? 특히 올 시즌에는 트렌드로 논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치마를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 치마는 성별 구분 없이 입었다는 사실. 기원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튜닉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무릎까지 일자로 내려오는 튜닉 형태는 후에 점점 단순해지고, 더 넓은 천을 여미고 접는 형태의 하의인 치마로 발전했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치마를 입어오다 추위와 의복 기술의 발전으로 바지가 만들어진 것. 현대에도 여전히 전통을 고수하며 치마를 입는 지역이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타탄체크 무늬로 장식된 허리에서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인 킬트(Kilt)를 입는다. 인도의 룽기(Lungi)는 전통 남성용 치마인데, 허리에 둘러 매듭을 짓고 종종 인도의 전통 직물인 마드라스로 만든다.
올 시즌 런웨이에 등장한 치마는 어땠을까? 검은색 팬츠 위에 대조적인 빨간색 체크 치마를 입은 셀린느의 기사, 플리츠스커트를 선보인 버버리, 스코틀랜드의 킬트가 떠오르는 몰리 고다드와, 인종과 성별을 뛰어넘어 하나의 인류와 희망이란 주제에 걸맞게 다채로운 치마를 내세운 루이 비통까지. 무엇보다 치마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역사적으로 봤듯이 남자가 치마를 입은 기간은 길다. 이제 선입견을 깨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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