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 로드
Levi Rhodes @levi_rhodes
레비 로드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거주한다. 나이는 스물일곱. 고향은 산과 강이 드문 미국 중부다.
멘토는 과학 선생님
사진 한 장이 누군가의 삶을 뒤바꿔 놓기도 한다. 레비 로드의 이야기다. 그의 고향에서 카약은 잘 알려진 스포츠가 아니다. 그는 다른 주민들처럼 카약 따위엔 관심 없었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과학 선생님 서재에서 급류에서 카약을 타는 사진을 보게 됐다. 선생님은 서재를 구경시켜줬을 뿐이지만, 그의 시선을 훔친 건 카약이었다. 레비 로드는 선생님에게 카약에 대해 꼬치꼬치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운명이 카약에 눈뜨길 부추겼는지도 모른다. 레비 로드는 돈을 아꼈고, 여름방학에 아르바이트도 했다. 카약을 사기 위해서였다. 일 년 뒤 카약을 구입했고, 선생님께 카약 타는 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선생님은 카약에 대한 제 열정을 인상 깊게 보셨어요. 그리고 어떻게 타는지 자세히 알려주셨죠. 그 후로 지금까지 저는 패들링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몇 년 후 레비 로드의 여자친구는 대학을 졸업하고, 구직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그린 리버(Green River)에서 성분 채취하는 일을 맡게 됐다. 사람들이 안전하게 수영해도 되는지 검사하는 일이다. 레비 로드는 여자친구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멋진 강이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살루다(Saluda)로 이사했다. “강에 대한 저의 사랑이 여자친구와 함께 이사하도록 만들었어요.” 레비 로드가 말했다.
하류로 내려가는 댐
레비 로드가 즐겨 찾는 카약 포인트는 그린 리버다. 물줄기가 가파르고 좁은 곳으로 카약을 타려면 매우 난도 높은 기술이 요구되는 곳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지역은 강 하류에 위치한 댐이다. “댐에선 매일 새로운 물이 방출되죠. 물 방출 시간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물이 쏟아질 때 카야커들이 댐 주변을 찾아오죠.” 그린 리버는 기술을 향상시키기 좋은 장소다. 레비 로드에 따르면 전문적인 수준으로 가기 전 훈련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한다. 그럼 카야커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레비 로드는 기본은 강에서 안전하게 타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카약을 즐기는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급류에 가기 전 잔잔한 강에서 카약 타는 법을 익히는 것. “카야커들은 자신에게 맞는 장비가 있어요. 급류를 타기 전 갖춰야 할 안전 장비도 많고요. 급류에선 위험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고, 작은 부상을 입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어요. 쉬운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레비 로드는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30m 폭포에서
급류는 본질적으로 위험하다. 급류에서 휘몰아치는 물살은 사방으로 튀기도 하고, 바위 사이의 갈라진 틈에서 물을 빨아들이는 힘은 엄청나다. “급류의 위험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어요. 하지만 거의 모든 강에는 길이 있어요. 누군가는 그 길이 도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물길과 호흡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강은 독단적이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 레비 로드가 경험한 가장 위험한 물살은 어디였을까. 그는 폭포에서 떨어진 경험을 꼽았다. “오존(Ozone)이라고 불리는 30m 높이의 폭포에서 카약을 탔던 순간은 잊을 수 없어요. 제 자신이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레비 로드의 폭포 카야킹 성공 이후 세계적인 카야커들이 그 폭포를 찾았다고 한다. “저에게 인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순간이죠. 그 이후로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한계가 없다고 느껴요. 제 스스로 충분히 노력하고, 끝까지 전념한다면 꿈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요.”
카약이 알려준 것
레비 로드는 괜한 걱정을 하지 않는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카약을 시작한 후 바뀐 그의 가치관이다. 어려운 상황을 마주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다. 카약을 하며 배웠다. “살아가다 보면 물살에 휩쓸리고, 장애물에 부딪히기도 하겠죠. 자신의 흐름대로 나아가지 못할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수긍해야 해요. 거친 물살에 부딪히면서도 나아가야 해요. 그래야 끝에 도달할 수 있어요.” 목표에 도달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레비 로드는 말한다. 잔잔한 물가에서 춤을 추고, 장애물에 끼여 애를 쓰면서도 언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믿는 것. 카약에서 배운 삶의 이치다.
강이 이끄는 길
급류는 자신을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레비 로드는 말한다. “최근에는 제 고향에서도 카약을 탈 수 있는 새로운 곳을 발견했어요. 때로는 오직 카약을 타려고 멕시코나 캐나다로 떠나기도 하죠. 약혼자인 여자친구와도 캘리포니아의 가장 아름다운 강에서 카약을 탔어요. 제 삶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예요.” 레비 로드는 강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즐거움의 종류가 무엇이든 강 앞에선 누구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그것은 평온일 수도, 여유일 수도, 스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어지러운 하루를 벗어나 고요한 장소에서 평화를 찾고, 마음을 놓는 것도 좋겠다. 강이 이끄는 길을 따르며 도전정신을 가지는 건 레비 로드가 강을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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