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년의 황소윤은 Z세대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해요. 자신의 세대가 가진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단 우리를 세대로 구분하는 게 생소해요. 제가 무슨 세대인지 몰랐는데 그렇게 불러주시더라고요. 이런 질문을 자주 받곤 하는데, 저는 남을 잘 몰라요. 그래서 저만 생각하면 세대를 불문하는 것이 우리 세대인 것 같기도 해요. 다양한 감성이 풍부한 세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채롭다’ 정도?
현 세대는 음악을 굳이 장르로 구분하며 듣지는 않는 것 같아요. 국적 불문, 장르 불문인 거죠.
밴드 음악을 하면서 옛것들에서 전달되는 정서를 탐독하려 하는 것 같아요. 마치 역사책을 읽는 기분으로 듣는 느낌이에요. 지루하고 억지로 공부해야 하는 역사책이 아니라 시대에 따른 다양한 문화의 흐름으로 읽는 거죠. 그것들을 제가 다 삼켜 버리고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여요.
새소년의 음악에는 블루스가 진하게 자리하고 있어요.
흑인 음악을 아주 좋아했고, 그게 저의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기타로 저를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블루스가 나와 근접해 있다고 생각했어요. 블루스 음악에 대해 공부를 좀 했어요. 리듬을 포함해 제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오늘 촬영의 큰 주제가 ‘마이 웨이(MY Way)’예요. 황소윤의 마이 웨이를 머릿속에 떠오르는 곡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음악이요? 제 음악이 저의 마이 웨이 아닐까 해요.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누구에게 이 길을 가라고 하는 건 별로니까요. 모든 사람이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거니까. 그래서 저의 마이 웨이는 새소년의 음악을 만들어갈 때 체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 현재, 황소윤의 마이 웨이를 잘 표현한 새소년의 트랙을 꼽는다면요?
저는 늘 이런 질문을 받으면 가장 최근에 만든 음악을 꼽아요. 왜냐하면 정서에는 유연한 흐름이 있고, 가장 최근의 것이 그것과 밀접하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와 더불어 ‘자유’라는 곡 자체에서 하려는 이야기도 그것에 닿아 있고요.
어느 인터뷰에서 ‘내 곡들이 나의 관점이다’라고 표현한 게 와닿았어요. 자신의 길이라는 것 역시 관점 또는 취향으로 대체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바로 지금 황소윤의 관점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최근 유연하게 산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자유’라는 곡을 썼고, 저 스스로 그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거든요. 실제로는 팍팍한 삶 속에서 그것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사람들이 사회적 시간을 마주하면 할수록 확장되기보다는 수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종종 하거든요. 살아가면서 늘 자유롭고 변화무쌍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같은 일을 계속하다 보면 생각의 폭이 점점 좁아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뮤지션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투철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더라도, 수축이 아닌 팽창하고 확장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의 부분이에요.
스물다섯 청춘에게서 팍팍한 삶이라는 표현을 들으니 뭉클하네요.
저는 제가 열네 살이든, 스물다섯 살이든 늘 팍팍한 삶을 살아간다고 봐요. 늘 머리가 아프거든요. 그냥 흐르듯 편안하게 살 수가 없어요. 세상은 너무 이상하고 괴로운 일투성이니까요. 신체적으로 아프다는 표현은 아니에요. 세상은 불가피하게 굴러가고, 그것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창작을 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뭔가를 이야기하려 하는 거죠. 그게 제가 음악을 하고 있는 이유이지 싶어요.
프로필을 검색하면서 흥미로운 건 대안학교를 다녔다는 것이었어요. 관습화되고 규범화된 길을 걷지 않은 것처럼 보여요. 그곳에서의 학창 생활이 황소윤의 예술적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죠. 환경이 사람을 만들고, 환경에 영향을 받아 뭔가를 만드니까요. 그냥 저는 남들이 생각하는 일반적 공교육을 받지 않았을 뿐이에요. 물론 대안학교가 제게 영감을 줬을 수도 있죠. 지금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은 제가 저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 듯해요. 무엇을 사랑해야 하고, 어떤 게 가치 있는 삶인지에 대해서요.
새소년으로 활동한 5년여. 황소윤에게는 그 시간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요?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곡 하나하나를 만들어갈 때마다 학교를 다닌다는 표현을 쓰곤 해요. 곡을 만들고 발매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워요. 이전에 쌓아온 제 모든 것보다 더 많은 게 축적되어 음악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그렇게 쌓여야 새 곡을 쓸 수 있고요. 비단 음악 공부뿐만 아니라 인문학, 사람 간의 소통, 예술적 차원에서의 청각 및 시각적 반응 등, 모든 문화의 흐름 속에 제 감각을 다 열어두고 만드는 거죠. 그 과정 자체가 제게는 학교이자 학습이에요.
음악 작업을 하면서도 머리는 계속 아픈 거겠죠?
그렇죠. 제가 솔로 활동을 하는 이유는, 제가 하고 싶은 거 멋대로 다 하기 위해서예요. 물론 새소년도 제멋대로이긴 하지만요. 하하. 하지만 새소년과 So!YoON!은 템포가 달라요. 자존적 고찰을 만들어낸다고 할까요?
지난 5년의 시간은 그렇게 학습하는 과정이었고, 그건 계속되겠죠. 그럼에도 앞으로의 시간들을 내다보고 세운 희망이나 목표는 있을 텐데요.
새소년을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없는 마음이 있어요. 감사하게도 늘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거죠. 저는 이게 되게 중요하고 대단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인기를 얻고 싶어서(물론 인기까지 얻으면 좋은 거지만) 음악을 한 것도 아니고, 천천히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그 덕분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굳이 목표라고 한다면 늘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걸 목표로 삼으면 뭐라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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