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많아 미소 지을 땐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걸음은 서두르지 않고 조심스럽다. 환한 미소는 유리구슬처럼 맑고 투명하다. 채원빈은 스물한 살이다. 20대에 들어선 후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곧 공개될 OCN 드라마 <보이스> 시즌4에서는 ‘공수지’ 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채원빈은 그렇게 자신을 빚고 다듬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스물한 살이다. 꿈꿔온 20대는 어떤 모습이었나?
상상하던 20대는 여행도 다니고, 캠퍼스 라이프도 즐기는 자유인의 모습이었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마냥 아쉽다. 스무 살 때는 10대 시절과 다른 걸 못 느꼈는데 0에서 1로 뒷자리가 바뀌니 완전히 새로워졌다. 아직 어른이 되기엔 멀었지만 진정한 20대가 된 건 체감한다.
첫 오디션 기억하나?
오디션을 정말 밥 먹듯이 봤다. 첫 오디션은 회사 들어오기 전이었다. 다른 고등학교 영상제작과 학생들이 진행한 웹 드라마에 친구와 함께 지원했다. 그냥 평범한 고등학생 역할이었는데, 엄청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오디션에선 내 연기가 보여져야 하는 게 당연한데, 면접관들이 모두 눈 감아줬으면 좋겠고, 귀를 막아주길 바랄 정도였다.
긴장했던 그때의 채원빈은 지금 많이 달라졌나?
그때는 부담감 때문에 오디션 이틀 전부터는 일상 자체가 힘들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긴장하고 떠는 건 지금도 여전하지만 오히려 떨림보다는 설렘이라고 하고 싶다. 긴장감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되었다.
촬영 들어가기 전 스스로를 다스리는 방법이 있을까?
내가 기독교 모태신앙인데, 촬영 들어가기 전 늘 외우는 성경 구절이 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라는 말을 세 번씩 머리에 되새긴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채원빈의 실제 모습과 완전히 상반된 역은 무엇이었나?
웹 드라마 <트웬티트웬티>의 ‘백예은’이다. 한때 MBTI에 몰입한 적이 있는데, 백예은은 나와 정반대 MBTI 소유자 같다. 나는 성격상 한마디를 뱉더라도 세 번 정도 미리 시뮬레이션해보고, 바른 말 소신 있게 못 하고 속으로 생각만 하는 타입이다. 반면 백예은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바로 말하는 타입이다. 완전 다르다.
정반대 성향의 역할을 연기하면서 얻은 것도 있었겠다.
<트웬티트웬티>가 방영된 후 반응을 보니, 백예은의 과감한 성격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래서 나도 앞으로 백예은처럼은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일단 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실행은 못 하고 있다. 하하하.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찾아보는가?
많이 본다. 괜히 찾아보고 상처받는 스타일이다. 근데 연기 면에서는 시청자들이 볼 때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된다. 내가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어서. 촬영이 끝나면 매니저 언니한테 어땠냐고 매번 물어본다. 언니도 시청자의 입장이니까.
연기할 때 가장 어려운 건 뭘까?
작품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담긴 상황을 분석하는 게 제일 어렵다. 캐릭터가 이 말을 뱉었을 때 ‘왜 이런 말을 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감독님, 작가님과 끝없이 파고들어야 한다.
미래에 채원빈은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까?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되고 싶은 목표는 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채원빈 나오니까 재미있을 거야’라는 소리 듣고 싶다. 그리고 사람들이 작품 속 내 모습을 못 알아볼 정도로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드는 배우가 되는 게 내 최종 목표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