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제가 여야의 핵심 논제로 부상했다.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는 취지는 좋지만 재정 마련이 비현실적이다. 가상자산을 다루는 이번 기사에선 당면한 문제는 차치하고, 조금 더 먼 미래를 상상한다. AI가 사무직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체한 시대, 로봇이 사람 대신 몸을 쓰는 시대, 가상세계에서 할 일을 찾아다니는 시대에 기본소득제로 연명하는 청년을 상상한다. 그날이 오면 청년들은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할 테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 남들보다 비싼 차를 타고, 남들만큼 유행하는 옷을 입고, 남들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고, 넓은 집에서 쾌적한 생활을 영위하는 욕망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욕망을 충족할 만큼의 자산을 근로소득으로 채워갈 수 없다면, 우리는 가상자산으로 가상세계에서 현실의 욕망을 채울 수 있을까? 가상자산은 미래 청년의 공허를 채워줄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떻게 욕망을 충족할 수 있을까?
19세기 철학자 마르크스는 인간성을 누리는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걸림돌이 임금 노동이라고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를 타파하기 위한 노동해방운동이 인간해방운동이라고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관점에 의하면, 임금 노동자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남의 일을 해주고 얻은 월급으로는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동해방은 노동운동이 아니라 기술 혁신을 통해 어느새 우리 곁에 벼락처럼 다가왔다. 고되고 지루한 노동은 기계와 자동화된 프로그램들로 대체된 것이다. 거기에 AI와 로봇이 결합된 첨단 기술 환경은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었다. 마르크스가 바라던 인간해방이 된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기본소득제와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기본적인 의식주와 인간적인 품위 유지가 가능한 조건인데도 기쁘기는커녕 무력감과 소외감이 넘쳐난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는 SNS는 폭등하는 부동산, 주식, 코인에 올라타서 수십 배 자산을 불린 벼락부자들의 성공담이 넘쳐난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도 갑자기 벼락거지가 된 기분이다. 그런데 이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당신의 유쾌하지 않은 기분은 당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 말이다. 벼락부자들이 당신을 책임질 수도, 책임져야 할 일도 아니라는 의미다. 내 욕망이 남들로 인해 망가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충족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첫째,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과 비교하라. 특히 어제의 나와 비교하면 무언가 변하고 성장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그것이 취미가 되었든 일이 되었든 상관없다.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록이 필요하다. 텍스트든 영상이든 어떤 것이든 자신만의 성장 일지를 작성하라. 이런 기록을 남기다 보면 스스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남들 뭐 하는지 처다볼 틈이 줄어드는 것은 덤이다.
두 번째, 잘난 사람과 같은 편이 되어라. 내가 부러워하는 대상과 거리가 있는 분야의 잘난 사람을 선택하고 그 사람과 친구가 되어라. 요리도 상관없고, 게임도 좋다. 그도 아니면 DIY나 먹방도 나쁘지 않다. 그 사람의 매니저를 자처해보라. 그 사람이 올리는 글과 성과에 대해서 아낌없이 좋아요와 응원 댓글을 남겨보라. 남이 성공하는 것은 샘이 나지만 내가 응원하는 사람이 자꾸 성공하는 것은 덩달아 기쁜 일이다. 이런 것을 심리학에서는 반사된 영광누리기라고 한다. 세 번째, 이도 잘 안 된다면, 운동을 하라.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우울하고 초라하게 느껴지면 몸이 움츠러든다. 그렇게 움츠러든 몸은 불안과 우울을 증폭시키는 초대형 앰프 역할을 하게 된다.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달리기를 하든 플랭크를 하든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여라. 땀이 살짝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이 자동적으로 나온다. 그런 호르몬은 이전에 비참했던 생각들을 날려버리고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재정비의 기반을 제공한다. 아무튼 가만히 있어서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 무어라도 시작하라. 저스트 두 잇!!
WORDS 이장주(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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