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INTERVIEW MORE+

靑春 청춘

디에잇의 내면에는 여리고 순수하지만 강인한 소년이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소년 디에잇은 꽃이 피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UpdatedOn April 03,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29-sample.jpg

검은색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네크리스·링 모두 오르또, 손에 쥔 네크리스 피버리쉬 제품.

검은색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네크리스·링 모두 오르또, 손에 쥔 네크리스 피버리쉬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31-sample.jpg

패턴 셔츠 다잉브리드, 벨벳 머플러 벨페, 팬츠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실버 네크리스·이어커프 모두 포트레이트 리포트, 비즈 네크리스 퍼소네이트×아몬즈, 링 그레이노이즈 제품.

팔과 머리에 비둘기를 얹거나, 차 보닛 위에 올라가 있는 과거 사진들을 우연히 발견했다. 어릴 때 엉뚱한 편이었나?
어릴 때부터 무술이나 브레이킹 댄스를 배워 그런지 몸 쓰는 활동을 좋아했다. 겁도 없었다. 엄마가 그렇게 가르치셨거든. 다쳐도 해보는 게 낫다고.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무엇이든 일단 해보라고 하셨다.

순수하고 엉뚱했던 당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나?
산타 할아버지를 초등학교 때까지 믿었다. 매년 엄마가 나 몰래 크리스마스 선물을 머리맡에 두셨다. 친구들은 산타가 없다고 우겨댔는데 난 굳게 믿고 있었다. 눈치가 빠른 편인데도 거짓말을 잘 알아차리지 못한다. 진짜라고 받아들인다. 사람도 잘 믿는다. 멤버들이 몰래 카메라를 종종 하는데 늘 속는다. 하하.

명상 좋아한다며. 독특한데?
세븐틴 활동하면서 스케줄에 쫓기다 보니 휴일엔 가만히 있고 싶더라. 명상은 스스로를 컨트롤하기 위해서 한다. 처음엔 2~3분 버텼는데 이젠 짧게는 20분, 길게는 30분도 거뜬하다. 몸을 사용하는 활동보다는 마음과 정신을 정갈하게 하고 싶다.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일 년 반쯤 전에 많은 일이 있었다. 생각해야 할 게 많았고 힘들었다. 지쳤다고 할까? 이런 감정이 길게 이어지면 안 될 것 같아 해소할 방법들을 찾다 명상을 시도했다.

 

“행복할 때도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타국에서 일하는 건 꽤 힘들지.
가끔 원했던 꿈과 갖고 싶었던 것들을 이뤄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내 옆에 멤버들이 늘 함께하지만 어쩌면 나보다 더 힘들 수도 있잖아. 내 마음 편하자고 멤버들에게 모두 털어놓는 건 그들을 힘들게 할 것 같아 선뜻 말을 못 하겠더라. 캐럿분들에게는 걱정 끼칠까봐 더욱 말할 수 없었고. 혼자 이겨내는 게 유일하고 맞는 방법이었다. 그 방법이 명상이었지.

현명하고 건강한 모습이 참 좋다. 타지에서 살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잖아.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한 적 있나?
타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건 자아를 찾기 쉽다는 거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항상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 그 점이 흥미롭다. 지금도 내가 누군지 계속 탐구하는 중이다.

새롭게 발견한 모습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의외로 낭만적이라는 것.

이전에는 낭만적인 면이 없었나?
예전엔 하늘 보면 ‘와 예쁘다’ 하고 말았다. 더 이상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지금은 하늘을 보면 마음이 풍부해진다. 하늘은 예술 같고 그런 맑은 하늘 아래 나는 아주 작은 존재처럼 느껴지고,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현실에선 잔인하고 차가운 일들을 자주 겪잖아. 그럼에도 내 안에 낭만적인 마음을 가지면 그런 차가운 세계에서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취미를 즐기더라. 그림, 다도, 명상, 패션. 취향이 분명한 디에잇은 집에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방 한쪽에는 그림과 LP가 잔뜩 쌓여 있고, 나는 샤워 가운을 입고 돌아다닌다. 샤워 가운을 정말 사랑하거든. 멤버들은 이제 그러려니 한다. 엄마랑 영상 통화할 때도 가운 입은 내 모습을 보시곤 ‘너는 집에서 무슨 영화 주인공처럼 있냐’고 하신다. 하하.

그림의 영감은 어디서 받나?
단지 감정 표현을 할 뿐이다. 나만 알 수 있는 내 안의 감정.

제일 기억에 남는 자신의 작품이 있나?
한창 그림에 빠져 있을 때, 수석에 대해 평생 연구해온 한국 작가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돌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이 인상적이었고 나 또한 수석에 새로운 감정이 생겼다. 그러다 하루는 벽과 벽 사이에 끼여 있는 특이한 돌을 발견했다. 가까이서 보니 하트 모양이더라. 그 돌을 보고 갑자기 벅찬 감동이 휘몰아쳤다. 곧바로 사진을 찍었고 3개월 동안 그림으로 그려냈다. 내가 돌에 대해 공부할 때 하필 그런 특이한 돌이 눈앞에 나타나다니. 운명적이다.

그림을 공개할 생각도 있고?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서 전시회를 열고 싶다. 내게 너무 무거운, 의미 있는 작품이라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건 원치 않는다.

요즘 그려내고 싶은 건 뭔가?
정말 큰 거. 스튜디오 벽만큼 거대한 작품. 음악 틀어놓고 한 손엔 와인잔을 들고 춤추며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 어떤 대상도, 주제도 없다. 그저 그때의 날씨와 햇빛, 바람, 음악과 와인과 함께 즉흥적으로!

과거로 돌아가서, 가수로 캐스팅이 안 됐다면 뭘 하고 있을지 상상해본 적 있나?
운명을 믿는다. 어떻게든 아티스트가 됐을 것 같다. 그때 선택을 안 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아티스트가 될 기회가 주어졌을 거다.

인생은 운명을 따라 흘러가고 저마다 길이 정해진다.
사실 큰 틀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선택에 따라 조금 다르게 흘러갈 뿐이다. 지금 흘러가는 내 삶은 아주 행복하다.

행복이란 뭘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행복을 한 번 느끼면 더 큰 행복을 찾게 되는 게 인간의 본능이잖아.
그래서 자기 자신을 알아야 되는 거다. 행복할 때도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행복의 기준을 너무 높게 잡거나 좇기만 하면 자신을 놓아버리게 되고 결국 잃게 된다. 기준이야 있겠지만 그 기준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너무 어렵나? 하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그냥 사랑하는 것….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어렵다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한 명 떠올려보라. 그 사람에게 자신을 대입해서 사랑하면 된다.

디에잇은 누굴 생각하는데?
누군가, 누구든!

벚꽃 휘날리는 풍경 좋아한다며. 곧 봄이다. 봄을 만끽할 준비가 됐나?
그럼! 이번 봄에도 벚꽃 피는 순간을 포착할 거다. 날이 따뜻해지면 카메라 들고 당장 한강으로 달려가야지.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28-sample.jpg

벨벳 코트 잔키, 빨간색 셔츠 다잉브리드, 슈즈 쏘유레슈어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30-sample.jpg

줄무늬 재킷 셀린느 옴므 by 에디 슬리먼, 짧은 실버 네크리스 마마카사르, 길게 떨어진 실버 네크리스 그레이노이즈, 링 논논×아몬즈, 볼드한 체인 네크리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32-sample.jpg

패턴 셔츠 다잉브리드, 벨벳 머플러 벨페, 실버 네크리스·이어커프 모두 포트레이트 리포트, 비즈 네크리스 퍼소네이트×아몬즈, 링 그레이노이즈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27-sample.jpg

검은색 재킷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허리에 묶은 카디건 셀린느 옴므 by 에디 슬리먼, 벨벳 팬츠 벨페, 슈즈 프라다, 네크리스·링 모두 오르또, 무릎의 네크리스 피버리쉬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26-sample.jpg

가죽 재킷 프라다, 이너 네트 톱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네크리스 피버리쉬, 네트에 건 브로치 플랑 제품.

/upload/arena/article/202104/thumb/47716-448833-sample.jpg

흰색 재킷 휴고 보스, 패턴 셔츠·벨트·독수리 참 네크리스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가죽 팬츠 8 by 육스닷컴, CD 로고 네크리스 디올 맨, 진주 네크리스 유지떼×아몬즈 제품.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레스
STYLIST 박선용
HAIR 정호(블로우)
MAKE-UP 시진(블로우)

2021년 04월호

MOST POPULAR

  • 1
    Like a Panda
  • 2
    BACK TO BASIC
  • 3
    서울의 밤 그리고 바
  • 4
    THE ESSENTIAL MEN'S JACKETS
  • 5
    연상녀와 연하녀

RELATED STORIES

  • INTERVIEW

    <아레나> 12월호 커버를 장식한 세븐틴 조슈아

    캐시미어 브랜드 배리와 함께한 조슈아의 <아레나> 12월호 커버 공개!

  • INTERVIEW

    장 줄리앙과 장 줄리앙들

    프랑스 낭트 해변가에서 물감을 가지고 놀던 소년은 오늘날 세계에서 유명한 화가 중 한 명이 됐다. 100만 명 넘는 팔로워가 주목하는 작가, 장 줄리앙이다. 선선한 공기가 내려앉은 초가을. 장 줄리앙이 퍼블릭 가산에서 열리는 새로운 전시 <장 줄리앙의 종이 세상>을 위해 서울을 다시 찾았다. 전시 개막 첫날 저녁, 우리는 장 줄리앙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새하얀 벽 앞에 선 그는 어김없이 붓을 들었고 자신이 그린 또 다른 장 줄리앙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이어지는 대화는 장 줄리앙이 보여주고 들려준 그림 이야기다.

  • INTERVIEW

    무한한 이태구

    배우 이태구가 <끝내주는 해결사>에서 미워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을 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비밀을 숨긴 채 정의로운 척 굴던 때도, 이태구의 모든 얼굴이 좋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좋아하는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그의 모습이 무궁무진하다.

  • INTERVIEW

    오늘을 사는 김정현

    촬영이 있어도 아침 운동은 꼭 하려고 한다. 여전히 촬영장엔 대본을 가져가지 않는다 . 상대 배역을 잘 뒷받침하는 연기를 지향한다. 숲보다 나무 하나하나에 집중한다. 대본을 더욱 날카롭게 해석하고 싶다 . 그리고 이 순간을 감사하게 여긴다. 배우 김정현의 지금이다.

  • INTERVIEW

    김원중의 쓰임새

    모델왕이라 불리는 남자. 15년 차 베테랑 모델 김원중이 신인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모니터 속 김원중은 프로 중의 프로였지만, 그는 여전히 현장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 공개를 앞두고 배우 김원중이 들려준 이야기.

MORE FROM ARENA

  • ARTICLE

    [A-tv] CK워치 x 김원중

  • CAR

    아침을 맞은 네 대의 SUV

    차박 다음 날. 분홍빛으로 물든 아침 풍경과 SUV 넷.

  • LIFE

    이런, 미국 맥주

    아는 만큼 마신다. 개성 넘치는 미국 맥주의 세계.

  • LIFE

    베를리너가 만든 조금 다른 리커 4

    지금 베를린은 바야흐로 크래프트 스피릿과 리큐어의 전성시대다. 오랜 전통의 허브 리큐어, 숙성이 필요 없어 제조 과정이 간단한 진과 보드카, 럼 등의 증류주까지. 베를린의 향과 맛을 담은 술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 FASHION

    New Street Boy III

    격식 없는 이지 팬츠만의 게으르고 나태한 여유와 낭만.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