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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유준상

유준상의 엉뚱함은 어디서 기원했을까. 힘든 여행을 자처해서? 호기심 갖기를 두려워하지 않아서? 자유로워지는 법에 익숙해졌기 때문일까? 남다른 관점으로 영화와 음악, 글과 그림을 창작하는 유준상과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UpdatedOn March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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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스웨트 셔츠·셔츠는 모두 프라다, 팬츠는 태우, 슈즈는 처치스 제품.

재킷·스웨트 셔츠·셔츠는 모두 프라다, 팬츠는 태우, 슈즈는 처치스 제품.

유준상은 바쁘다. 연기하고, 공연하고, 노래하고, 음악도 하고, 연출도 한다. 많은 일을 도맡으면서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성실히 임한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예전에는 여러 일을 즉흥적으로 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몇 해 전부터 준비해왔고, 또 이렇게 7, 8년 정도 해오니 이제는 즉흥적으로 한다는 얘기는 사라졌다. 세 번째 연출작 <스프링 송>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영화도 각기 다른 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내가 만든 영화가 영화제에 초청되는 걸 보고, 사람들이 내 영화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것 같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진다. 내가 연출한 영화들은 몇 년 동안 구상하고, 준비한 것이다. 네 번째 영화도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남미에서 찍을 예정이고, 오늘은 네 번째 영화와 연결되는 단편을 촬영한다. 인터뷰 마치고 단편 영화 첫 촬영에 들어간다.

우리가 화보 촬영하느라 시간을 오래 끈 게 아닌가?
아니다. 눈 내리는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마침 오늘 대설 예보가 있더라. 지금 눈 내리길 기다리고 있다.

네 번째 연출작은 어떤 내용인가?
얼마 전 꿈을 꿨다. 죽는 것과 사는 것에 대한 의미가 담긴 꿈이었다. 그 의미를 탐구하는 내용이다. 생각을 정리해 영화 내용의 기본적인 틀을 썼고, 작가님을 섭외해 장편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음악도 작곡했다. 3, 4년 후에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한 것들이 비슷한 시기에 겹쳐서 공개되니 많은 일을 한 번에 하는 듯 보이는 것 같다.

일한 만큼 휴식이 필요하다. 연기와 창작 둘 중 무엇이 휴식인가?
내 모든 활동의 지향점은 배우다. 배우로서 더 깨어 있고, 자유롭기 위해 여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 자유로워질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자연스러워질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내 안에 어떤 틀이 생겨 그 안에 갇힐 수 있고, 나이라는 숫자 때문에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는 때다. 정체되지 않기 위해 머리를 쓰고, 창작하는 순간이 내게는 쉬는 시간인 것 같다.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다시 편곡해 듣고, 글을 쓰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에 대해 누군가와 대화하며 확장시키는 시간들이 나를 매우 편안하게 해준다. 운동과 같다. 운동은 힘들지만 이것만큼 재밌는 게 없다. 내가 만드는 창작물이 규모가 큰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전하고 싶은 주제는 명확하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자극적이고 현란한 세상에서 내 창작물이 잠시 여유를 줄 수 있는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배우 유준상은 활발하고 진취적인 이미지인데, 창작물은 여유롭고 편안하다.
한 템포 쉬어가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편안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올해는 예전부터 써온 동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그림 채색 작업은 마무리했고, 글만 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창작하는 순간이 내게는
쉬는 시간인 것 같다.”

 

동화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오래전에 쓴 내용이다. 혼자 캐나다와 쿠바를 여행하면서 틈틈이 썼다. 다시 꺼내 보니 그때 했던 생각을 반추할 수 있어 새롭더라. 여행의 순간이 기억나고, 그때가 아니면 못 썼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그때 그린 그림의 결들은 다시 그리라면 못 그릴 것이다. 오랫동안 숙성시킨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고 있다. 이야기들이 점점 더 많이 쌓이고 있다.

또 무엇을 숙성시키고 있나?
클래식 음반을 발매할 거다. 어느 순간 클래식은 전공자만 해야 할까? 의문이 들었다. 만약 내가 교향곡을 만든다면 어떤 음악이 나올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총 4악장으로 구성된 30분짜리 교향곡을 작곡했다.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곡해 전공자에게 편곡을 맡겼다. “딴딴따 빠라밤” 이런 음을 다양한 악기들로 펼쳐 보이면 굉장히 멋진 음악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사람들이 이걸 유준상 씨가 만들었다고?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할 거다. 앨범은 내년이나 내후년에 발표될 거다.

(인터뷰 중간 유준상이 작곡한 교향곡 4악장을 경청했다.) 서사가 뚜렷하다. 드라마틱한 전개다.
편곡하는 친구들이 그러더라. 배우라서 강약의 흐름이 느껴진다고. 워낙 편곡이 잘됐다. 나중에 이 곡을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하루 종일 듣고, 혼자 지휘도 해본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오래 진행하고 있다. 유준상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
작업 결과물들이 나에게는 또 다른 자극이다. 내가 그때 이런 생각을 했고, 이런 것을 만들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오늘 화보 촬영도 굉장히 편안했다. 예전 같으면 자유로운 포즈를 취하기 어려웠을 거다. 내가 카메라 앞에서 편안하게 표현해낼 수 있음을 알았고, 다른 곳에서도 뭔가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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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는 오디너리 피플,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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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셔츠·팬츠는 모두 디올 맨,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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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팬츠는 모두 슈트, 안경은 마스카, 이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팬츠는 모두 슈트, 안경은 마스카, 이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창작 활동은 배우로서 정신적인 훈련이 아닐까?
훈련이라 할 수도 있고 평화로워지는 시간, 자유로워지는 시간이라 할 수도 있다. 결과물이 없던 20대는 막연했다. 하나둘 시작해보자는 생각에 여행을 떠났다. 여행하며 글을 썼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만들게 됐다. 그다음에는 영화로 표현하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첫 번째 연출작을 만들었다. 두 번째 연출작은 미국 여행을 하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봤다. 세 번째 연출작 <스프링 송>은 후지산에서 찍어봤고. 재미는 있는데 창작이라는 것이 엄청 힘들더라. 음악은 혼자 만들면 되는데, 영화는 완전히 다른 작업이었다. 마침 대학에서 연출을 배웠기에 영화 작업에 대한 생각이 마음 한편에 계속 있었다. 배우 시선으로 만든 영화의 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 영화를 만든다. 음악이 먼저다. 음악을 만들고 나서 영화를 시작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네 번째 영화의 음악은 벌써 만들어놨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서 만나게 됐을까’라는 제목의 음악이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야기를 어떻게 펼쳐갈지 계속 생각해본다. 이번에 만들 단편 영화의 제목은 <깃털처럼 가볍게>다. 역시 노래에서 파생된 이야기다.

의도하지 않았어도 결과물에는 작가의 정서나 고민의 근원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나?
첫 번째 영화 <내가 너에게 배우는 것들>은 내가 자꾸 누군가 가르치려 드는 모습에서 시작됐다. 함께 음악 하는 친구 이준화가 나보다 스무 살 어린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친구를 가르치려 들고, 그 친구가 하는 것들이 못마땅하더라. 그러면 내가 아예 이준화한테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치려 하는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싶었다.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다 보니 결국 내가 그 친구한테 배우게 된다. 스스로 깨지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 영화였다. 두 번째 영화 <아직 안 끝났어>는 일기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열심히 음악을 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힘들어하는 준상과 준화의 이야기다. 미국에서 촬영했는데 마침 마지막 촬영일이 독립기념일이라 불꽃이 어마어마하게 터졌다. 도시의 스카이라인 위로 터지는 불꽃을 보면서 “누구나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저렇게 번쩍 터졌다가 또다시 사라지지만 언젠가 다시 터질지 모르니까 우리 인생 아직 안 끝났어.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나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다. 또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아직 안 끝났다고.

영화 <스프링 송>의 이야기는 어떤가?
사람들이 내가 즉흥적으로 작업한다길래 그렇다면 처음부터 전부 즉흥적으로 만드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내용은 이렇다. 곡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일본에 간다. 출연한 배우들은 음악이 어디 있냐고, 음악도 없는데 어떻게 찍냐고, 그럼 우린 뭘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배우들이 무슨 말을 해도 들리지 않으니 모른다. 그럼 연극 대사를 하면 어떨까. 상황과 맞지 않는 격렬한 대사를 하고 그걸 뮤직비디오로 만들면 마치 사랑하는 사람이 헤어지는 모습처럼 보이지 않을까. 여기서 출발한 이야기다. 물론 나는 이야기를 다 만들어놓았고, 곡도 완성하고, 일 년 반 전에 일본에 가서 장소 헌팅도 완료한 상태로 촬영했다. 네 번째 영화는 <그때 오늘>이라는 제목이다. 한 달 전, 일 년 전, 일주일 전, 일주일 후, 한 달 후도 모두 그때의 오늘이 된다. 그때의 오늘에 만난 남녀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배경은 남미다. 그 영화의 단편 영화 격인 <깃털처럼 가볍게>는 여자가 남미에서 한국에 잠깐 귀국했을 때 벌어지는 남자와의 갈등이다.

유준상만의 엉뚱한 포인트가 있다.
엉뚱했으면 좋겠다. 영화의 완성도나 규모가 작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된다. 운 좋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전주·부산국제영화제에 골고루 초청되어 너무 감사하다. 사실 두 번째 작품까지만 해도 외면받았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니 사람들이 조금 다른 시선으로 봐주시더라. 그리고 엉뚱한 생각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도 엉뚱함이 끊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잠깐 혼자 떠나는 거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순간부터 뭔가 달라질 거다.”

 

엉뚱함은 남다른 관점이다. 다른 관점은 훈련이나 의식적인 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살아온 것인가?
아마도 여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 것 같다. 일부러 많이 걷는 힘든 여행을 한다. 새로운 곳에 가면 항상 미술관부터 찾는다. <아직 안 끝났어>도 미술관에 다녀온 다음 촬영했다. 그렇다고 내가 미술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다. 미술이 그냥 좋다. 미술관 입구에 서면 왜 문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왜 창을 저렇게 만들었지. 그런 생각을 한다. 어느 미술관 정원 중앙에 피노키오 동상이 있었다. 그래서 미술관 담당자에게 왜 이 동상을 여기에 세웠는지 물어봤는데, 자기들끼리 얘기하더니 결국 관장님까지 내려와서 회의를 하더라. 누구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는데 아주 좋은 질문이고, 답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답을 고민해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답은 받았나?
답은 안 왔지. 미안하지만 이 질문을 꼭 기억하겠다는 대답만 듣고 헤어졌다. 그런데 남들이 안 했던 질문이라고 하니까 나는 기분이 되게 좋았다. 남들이 하지 않은 걸 한 번이라도 해보는 걸 되게 좋아한다. 그렇다고 남들이 안 해본 걸 일부러 찾을 순 없다. 내가 시도한 것이 다른 사람과 시기적으로 겹칠 수도 있고, 겹친다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생각을 해서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창작물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평가도 날카로워진다. 부담을 느끼나?
이미 무대에서 너무 많은 부담의 시간을 가졌다. 그걸 이겨내려고 했다. 무대는 모든 시련과 행복이 적층된 공간이다. 마침 어제 <그날들> 첫 공연을 했다. 8주간 쉬고 재개되는 공연의 첫 시작을 내가 맡게 됐다. 관객들은 한 자리씩 띄어 앉았고,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는 풍경은 생경하지만 너무 소중하더라. 관객들이 함성을 지르지 못하지만 함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무대에서의 좋은 시간들, 시련의 시간들이 내 안에 축적되어 있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 불안을 떨쳐야 하고. 무대에 오를 때는 나와의 싸움이 계속된다. 창작물을 발표했을 때는 사람들의 평가보다 다른 지점에 관심을 둔다. 창작물은 경쟁에서 이기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만든다. 대단한 평가나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기만 하면 된다.

작업은 치열한가?
치열하다. 내게는 매우 치열하고 혼란스럽고 힘들다. 하지만 결과물을 듣고 즐길 때만큼은 정말 행복하다. 영화 제작할 때도 며칠 동안 엄청 고민한다. 어제도 계속 회의하고, 배우들과 통화하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명확한 답은 보이지 않지만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지속하다 보면 조금씩 빛이 보인다. 그럴 때는 그냥 한 번 해볼까? 하게 된다. 안 그러면 두려워서 시도조차 못 하니까. 누가 뭐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는 게 사실 되게 힘들다.

이번 영화에도 영혼의 파트너 이준화가 나오나?
안 나온다. 준화 씨는 나와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그 친구는 음악적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 그래서 나와 함께하기보다 그 친구의 재능을 더 살려주고 싶었다. 드라마 음악으로 유명한 음악감독님께 추천했다. 준화 씨는 지금 많은 드라마 음악을 만들며 지내고 있다. 그의 음악적 재능이라면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 친구가 더 많은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잠시 떨어져 있는 시간이다.

창작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 그림도, 음악도, 영화도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은 많지만 직장 생활에 치여 여유가 없다. 직장인이 창작 활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번씩 여행 가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은 시간 내어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 잠깐 혼자 떠나는 거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순간부터 뭔가 달라질 거다. 나는 지방 공연을 가거나 지방 출장을 갈 때 되도록 기차를 탄다.

기차의 매력은 뭔가?
기차를 타면 글이 써진다. 그림도 그려지고. 그래서 일부러 기차를 탄다. 촬영하다 비는 시간이 생기면 촬영장 동네를 걷는다. 이곳에는 뭐가 있을까 하고 돌아다니는 거다. 그러다 재밌는 게 있으면 더 살펴보고.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란 뜻인가?
그게 다 일상이지. 일상에서 걷고 보고 듣는 거다.

이제 곧 눈이 내릴 것 같다.
바로 크랭크인해야겠다. 어떻게 찍을지 고민도 하고.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PHOTOGRAPHY 이우정
STYLIST 박선용
HAIR 미미(순수청담)
MAKE-UP 김효정(순수청담)

2021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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