➊ <리그 오브 레전드> (이하 ‘롤’)
가장 좋아하고 즐겨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팀워크가 무척 중요한데, 스트레이 키즈 멤버 필릭스, 창빈, 승민, 매니저 형까지 한 팀으로 플레이한다. 창빈이는 미드, 정글 포지션, 승민이는 서포터나 원딜 포지션, 필릭스는 미드와 원딜 포지션을 한다. 나는 남는 포지션을 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팀을 짤 때도 비슷하다. 원래 계정에선 골드 티어였는데 최근엔 새로 만들어 티어가 없다.
➋ 팀플레이와 리더십
지시하고 시키는 건 좋은 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중요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리더의 몫 아닐까. 게임 플레이 스타일과 그룹 리더로서의 태도가 닮았다. ‘롤’도 팀플레이를 잘해야 하듯, 그룹 곡을 프로듀싱할 때는 멤버들이 어떤 도전을 하고 싶어 하는지 듣고 의견을 조율하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필수다.
➌ 에코
내가 주로 플레이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이다. 에코는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팀 내 암살자가 필요하면 암살자가, 탱커가 필요하면 탱커가 될 수 있다. 난 팀업플레이에선 남는 포지션을 하는 게 좋아서 에코를 택하곤 한다. 플레이 스타일도 좋다. 에코는 시간을 거스르는 자라 부활할 수 있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거든. 지금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에코는 그런 게 가능한 캐릭터라 좋다. 부활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
➍ RPG 게임과 스트레이 키즈
많은 게임을 좋아하지만 특히 애착을 가진 건 RPG 게임이다. RPG 게임의 매력은 시작과 끝이 있고, 캐릭터가 레벨업하며 성장 서사를 쓴다는 것이다. 내 캐릭터가 성장하는 데 책임감을 느끼지. <젤다의 전설> <포켓몬스터> <슈퍼 마리오>를 즐기며 자랐다. 뮤츠와 망나뇽, 요시와 베이비 마리오를 좋아했다. 스트레이 키즈 앨범을 작업할 때도 그런 성장 서사를 부여했고, 시리즈 간의 연결 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 앨범의 <I AM> 시리즈와 <Clé> 시리즈의 성장 서사에도 공들였다. 우리 노래 ‘Easy’의 가사 중 “쉽게 다 깽판 치고서 다음 판 하나씩 다 깨고 제패하게”라는 부분이 있다. 게임엔 늘 단계가 있고 끝판왕이 있잖아. 우리 음악을 한 단계씩 레벨업하듯 끝판왕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➎ 이스터에그
이번 정규 앨범도 뮤직비디오를 보면 전 시리즈와 연결된다. 일종의 이스터에그다. ‘神메뉴’ 뮤직비디오 중 연구소 장면에 빨간 꽃이 나오는데, 우리의 초기곡 데뷔곡 ‘District 9’에 등장한 장미꽃과 이어진다. 어떤 뜻이냐고? 그건 비밀. 이스터에그의 숨겨진 뜻은 직접 찾아봐야 재미있는 법이잖아.
➏ 뮤직비디오
스트레이 키즈 뮤직비디오는 게임 같은 비주얼이 많다. ‘District 9’은 완전히 사이파이인데 엑스박스 게임인 <헤일로> 시리즈와 무드가 비슷하다. ‘Back Door’는 게임 포털의 게임들을 생각나게 하고, ‘神메뉴’엔 <니드 포 스피드>의 레이싱 게임을 생각나게 하는 장면들이 있지. 나와 필릭스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지, 게임 그래픽 같은 비주얼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할 때 몰입을 잘한다. 게임 속 주인공이 된 듯, 내 음악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말이다.
➐ 게임 사운드
게임 안에는 다양한 사운드가 있다. 곡 프로듀싱을 하는 만큼 귀가 밝은 편이고, 여러 소리에 관심을 갖는데 게임도 매력적인 소리가 흐른다. ‘롤토체스’에서 캐릭터들이 이모티콘으로 감정 표현을 할 때 들리는 소리나, 몬스터 소리, 발자국 소리, 문 여는 소리 등. 그런 소리에서 영감을 받아 나도 실험적인 소리를 만들어보곤 한다. ‘Back Door’의 종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도 마치 게임 사운드 같지 않나? 스네어 드럼 대신 진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따서 쓴 거다. 음악은 듣는 매체고, 계속 듣게끔 하는 흥미로운 요소가 필요하다. 우리가 게임할 때 긴장하고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는 것처럼, 음악에도 그런 요소가 있어야 한다. ‘똑똑똑’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혹시 지금 누가 내 방문을 두드리고 있나?’ 싶은 스릴을 유발하고 싶었다. ‘이제 또 나온다! 긴장해!’ 하는 느낌인 거지. 소리와 음악만으로 다른 공간으로, 다른 세계관으로 데려가고 싶다. 게임도 음악도 하나의 세계관 안으로 유저와 리스너를 초대하는 거니까.
➑ <어몽 어스>
온라인에서 하는 마피아 같은 게임인데, 크루원과 임포스터 역할을 배정받고 서로 제거하는 게 목표다. 멤버들과 진짜 재미있게 한다. 서로 배신 때리는 맛이 있다. 정체를 알고 보니 다른 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때도 짜릿하지! 나는 호주 출신이라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데, 이 게임을 즐기며 한국말이 진짜 많이 늘었다.
➒ 게임하면 혼나는 시대는 갔지
게임은 머리를 쓰는 일이다. 예전엔 어른들이 애들한테 게임 많이 한다고 잔소리도 하셨지만, 게임은 문제를 던져주고 어떻게 풀지,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보게 하는 매체다. 방 탈출 게임도 좋아하는데, 항상 예상할 수 없는 답을 찾아나가다 보니 생각하는 훈련이 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뻔하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걸 찾아야 하거든. 곡 작업을 하다 막힐 때 다른 세계로 탈출하듯 게임을 한다. 그렇게 재충전하면, 또 새로운 악상이 떠오른다.
➓ 게임 음악
작업하는 곡 중에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곡도 있고, 애니메이션 OST도 역시 RPG 게임 같은 느낌을 살려서 작업한 곡이다. 언젠가 이 게임을 위한 곡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아보고 싶다. ‘롤’에 이매진 드래곤스의 노래가 삽입됐듯이!
⓫ ‘MIROH’
스트레이 키즈 ‘MIROH’의 가사는 그야말로 게임 같다. ‘힘들지 않아 거친 정글 속에 뛰어든 건 나니까 I’m okay, We goin’ higher, 다음 도시 속에 빌딩들 내려보며 Fly all day’라는 가사나, ‘독, 덫, 독버섯 어디 한번 깔아봐라 결국에 난 살아남아, 어떻게든 살아남아, 나는 알아, 함정 따위 깔아봤자 난 더 세게 밟아’라는 가사만 봐도 그렇지 않나? 이 노래를 게임으로 만들면 고전 RPG 게임일 거다. <언차티드>나 <툼 레이더>처럼 정글을 헤매고 보물을 찾아 모험하는 게임 말이다. 영화로 치자면 <인디아나 존스> 같은 거지!
⓬ ‘Back Door’
스트레이 키즈의 최신 곡인 ‘Back Door’도 게임이 될 수 있겠다. ‘손잡이를 돌려 내가 원하던 걸 다 볼래’라고 말하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공간에 대한 이야기니까. 문을 열면 계속해서 공간이 바뀌는 게임이면 어떨까? 2D다운 게임도 좋고, VR로 체험형 게임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방찬 스트레이 키즈
스트레이 키즈는 게임 그래픽처럼 강렬하고 컨셉추얼한 음악과 비전을 제시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직접 작사 작곡하는 그룹 내 프로듀싱 유닛 ‘쓰리라차’ 소속이기도 한 스트레이 키즈의 리더, 방찬이 게임과 음악, 게임 내 팀플레이와 실제 팀플레이의 상호 관계에 대해 시시콜콜 말해줬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하며 자란 1997년생 창작자로서, 게임은 더 이상 혼나면서 할 게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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