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해밀턴 카키 네이비 빌로우제로
영화 <테넷>은 시간의 흐름을 뒤집어 과거와 현재, 시공간을 넘나드는 첩보물이다. 시간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영화인만큼 어떤 시계가 등장할까 궁금했는데 놀런의 선택은 해밀턴 카키 네이비 빌로우제로였다. 6년 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 이은 해밀턴과의 두 번째 만남. 카키 네이비 빌로우제로는 첩보 작전에 쓰이는 점을 고려해 크라운과 베젤, 다이얼 등 모든 요소에 검은색을 사용했고 티타늄 케이스로 만들어 묵직한 인상을 준다. 또한 다이버 워치를 기반으로 1,000m 방수 기능과 백 케이스 중앙에 옛 다이버들의 필수품인 보호 장비를 엠보싱 각인했다고. 러버 스트랩 역시 검은색을 사용해 전체적인 색상 조화를 이루며 마치 시계가 아닌 특수한 장비처럼 보이기도 한다.
<덩게르크> 오메가 CK2129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다. 1분 1초의 촌각을 다투는 전쟁 상황 속에서 시계의 정확성은 작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였다. 극 중 영국 공군 파일럿을 연기한 톰 하디는 전투기 스핏파이어를 몰고 독일군과 전투에 임한다. ‘하늘에서의 한 시간’을 다룬 이 장면에서 톰 하디는 남은 연료량을 체크하기 위해 손목을 걷는데 그 순간 등장하는 시계가 오메가 CK2129다. CK2129는 눈에 띄는 크림색 다이얼과 블루 핸즈를 적용해 촉박한 전쟁 속 가독성을 높였다. 장갑을 착용하고도 크라운을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크게 만든 것도 이 시계의 장점. 이를 이용해 톰 하디는 연료의 잔량을 체크했다. 실제로 오메가는 CK2129 시계를 영국군에게 2천 개 가량 보급했고 많은 파일럿들이 착용했다.
<배트맨 비긴즈>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놀런 감독의 대표작 <배트맨> 시리즈의 주인공 브루스 웨인은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를 착용한다. 리베르소는 리버스(reverse)의 불어로서 문자 그대로 뒤집는다는 의미를 지녔다. 낮에는 억만장자 사업가지만 밤에는 고담시를 수호하는 다크 나이트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양면성을 보여준 셈. 리베르소는 폴로 게임 중 시계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앞면의 케이스를 뒤집으면 다이얼은 모습을 감추고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이 부분은 인그레이빙을 통해 이름을 각인할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 내내 브루스 웨인의 손목에 채워진 리베르소는 또 다른 자아를 가진 그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매개체였다.
<인셉션> 태그호이어 까레라
개봉 당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게 눈 감추듯 사라졌던 기억이 난다. 인간의 기억과 무의식, 꿈속 세계를 다룬 영화는 가히 신선했으니. 강렬한 시각효과만큼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다. 바로 째깍째깍 시계 초침이 넘어가는 장면이다. 꿈과 꿈, 그리고 현실 사이를 교차할 때 인서트로 초침 장면이 많이 쓰이는데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태그호이어의 까레라를 선택했다. 레이싱 기반의 스포티한 DNA는 유지하되 심플하고 정교한 디자인이 극중 디카프리오의 깔끔한 수트룩에 방점을 찍어준다. 여담으로 디카프리오의 타깃으로 등장하는 와타나벤 켄은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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