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TEMENTS
학창시절 ‘삼선 슬리퍼’말고도 곰이나 강아지 토끼 머리 모양이 달린 털 실내화 안 신어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베트멍의 허그미 베어 슬리퍼는 그때 그 시절의 털 실내화와 꼭 닮았다. 세워두면 한 쌍의 곰 인형처럼 침대 머리맡에 두기에도 감쪽같은 비주얼이지만, 푹신하고 아늑한 시어링으로 만들었으니 신어본다면 분명 관상용으로만 둘 수 없을 것. 센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GUCCI
브랜드의 오랜 역사를 함께 해온 구찌의 호스빗 로퍼는 상징적인 앞 코만 빼고 변화무쌍하게 해석돼 왔다. 그 중에서도 파격이라면 역시 뒤축을 퍼로 장식한 슬리퍼 형태가 아닐까? 호스빗 로퍼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고 그런지한 분위기까지 더한 믹스매치의 보기 좋은 예시. 데님과의 궁합이 특히나 좋은데 어중간한 핏보다는 두 사이즈는 크게 입은 것 같은 와이드 핏이나, 이번 시즌 트렌드이기도 한 복고풍 부츠컷 데님과 잘 어울린다.
JW ANDERSON
조너선 앤더슨은 앞 코가 둥글고 두툼한, 누구나 시도할 수 있을법한 가죽 슬리퍼에 돋보기로 확대한 것처럼 거대한 골드 체인을 얹었다. 런웨이 룩에서도 눈길을 끌던 주렁주렁한 체인 장식을 신발에도 여지없이 더한 것. 금속이 아니라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져 자박자박 걸으면 발걸음 마다 가볍게 체인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BALENCIAGA
뎀나 바잘리아는 일상적인 사물도 쉽게 지나치지 않고 매력적인 점을 발견한다. 이케아 쇼퍼백이 발렌시아가의 획기적인 아카이브로 재탄생했던 것처럼 편안한 럭셔리를 추구하는 것이 그의 방식. 이번 시즌은 호텔 라이프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홈 슬리퍼는 영락없는 호텔 방에 놓여진 슬리퍼를 옮겨왔다. 이불처럼 축 처질만큼 낙낙한 코트에 제일 편한 바지를 입고 두터운 양말과 함께 이 슬리퍼를 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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