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아원 고택 자연을 내다보는 곳
도심 속 호텔보다는 할머니 품처럼 옛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옛 공간의 멋은 잘 보존된 전통과 손님을 향한 배려에서 드러난다. 아원 고택이 그렇다. 태백산맥 남쪽 끝자락 종남산이 품고 있는 아원 고택은 2백50년 된 한옥이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곳. 풍광에 따라 벽을 세우거나 창을 냈다. 풍경과 햇볕을 실내로 끌어들인다. 처음부터 종남산 아래 자리한 것은 아니다. “아원은 경신년에 경남 진주에 지어진 한옥입니다. 하지만 종남산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해 이곳으로 옮겨 지었습니다. 현대와 전통이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공간을 연출해내는 나의 정원이고 우리의 정원입니다.” 아원의 전해갑 대표가 말했다. 전통적인 색채가 강한 아원을 현대와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건축물이 있다.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갤러리의 역할을 하지만 클래식이나 국악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 자연이 깃든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문화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주소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송광수만로 516-7
인스타그램 @awon_hanok
② 썸웨어 서촌에 가면
옥인동 골목을 오르면 과거를 품은 목조 주택 하나가 보인다. 썸웨어는 1950년대 건축 당시의 온기를 담고 있다. 삐그덕거리는 대문은 이곳의 세월을 말해준다. 문을 여니 나무 복도가 펼쳐지고 라벤더와 우드 향이 맞아준다. 깊게 배어 있는 향기는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 같다. 거실에서 마주한 인왕산 풍경은 고요한 산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썸웨어는 근대 과도기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겪어온 시간을 고스란히 담으면서도 현대의 모습을 더했습니다.” 주인장이 말했다. 썸웨어의 작은 정원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을 들이켰다. 어느새 대문 너머 바깥 풍경은 잊혔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6길 37-5
인스타그램 @somewhere_seochon
③ 늦잠 늦잠을 허용하다
아늑한 스테이에서 맞는 아침보다 개운한 건 없다. 하지만 마지막 날 아침은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울려대는 프런트 전화에 눈을 뜨고 부랴부랴 서둘러 나가야 한다. 반면 전주 한옥마을에는 늦잠을 허용하는 곳이 있다. 이름도 ‘늦잠’. 퇴실은 오후 1시다. 진정한 여유 속 쉼의 가치를 제공한다. 1973년도에 지어진 한옥으로 근·현대사적인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대청마루에 발 뻗고 누워 바라본 서까래는 공간에 풍성한 질감을 더한다. 늦잠의 이왕근 대표는 말했다. “한옥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최대로 끌어내는 한옥 스테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한옥을 계승하면서 현대인이 사용하기에 좋은 한옥 스테이를 완성하고자 많은 고민을 했죠.” 우리의 것을 계승하고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그 타협점을 잘 찾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는 제쳐두고 일상은 내버려둔 채 늦잠을 즐기기에 제격인 공간이다.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73-15
인스타그램 @ntjaam
④ 지금 당장 가도 좋은 스테이
서울은 바쁘다.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복잡하게 흘러간다. 서울에서 완전한 휴식을 책임지는 공간을 찾을 수 있을까? 아침에는 새가 지저귀고 밤에는 조명 아래 낙산 성곽길이 보이는 ‘지금(Zikm)’이 그런 공간이다. 지금은 한옥의 ‘지금’을 보여준다. 전통을 재구성하고 현대적인 건축 형태로 완성했다. 지금은 주춧돌이 드러날 때까지 바닥 높이를 최대한 낮추고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더했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한옥은 특유의 조형성이 강해 가구를 매치하기가 어려워요. 이참에 생활 방식을 바꿔보는 걸로 결론을 냈어요. 미니멀한 삶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니까요.” 주인장 김성곤의 말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이 공간에 내 쉼을 믿고 맡겨도 될 것 같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낙산성곽서길 37
인스타그램 @zikm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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