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년이 지났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온실가스 배출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 이후 탄소 배출량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생겼고,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규제에 맞춰 변화를 감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생산 시설은 물론이고 탄소 배출 저감을 목표로 기술과 제품 개발도 이루어졌다. 문제의 핵심은 이렇다. 탄소 발생을 줄이면서 기존 산업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또 기업은 어떻게 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 그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제한된 자원과 환경을 재생산 가능한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하며 살아가는 것. 즉, 지속가능성은 글로벌 기업만이 아닌 전 인류의 공통 과제가 되었다. 물론 지금도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지역들이 많다. 그들이 숙제를 안 한다고 나무랄 수는 없다. 내일을 기대할 수 없는 굶주린 사람들에게 맑은 공기가, 지구의 미래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하지만 더 나은 생활 방식과 더 좋은 물건을 원하는 사람들,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꾸려가는 사람들이라면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성 특집 기사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소비와 생활,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는 브랜드들의 활동을 살펴본다. 이어서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힙한 트렌드가 되었는지, 패션과 자동차, 식음료 산업과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들여다본다. 또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친환경 활동들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듣는 시간을 갖는다.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활동들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브랜드는 너무 많다. 탄소 배출을 활발히 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거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줄인 서비스를 제안하기도 한다. 재사용 가능한 원자재로 만든 제품들도 선보인다. 대표적인 사례 28가지를 모았다.
먼저 애플의 경우 폐기된 애플 제품을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한다. 기기 보상 판매라고 할 수 있다. 이 임무는 데이지(Daisy)라는 로봇이 맡았는데, 데이지는 15종류의 다양한 아이폰을 정밀하게 분해한다. 재활용 시설에서 분해하는 데는 비용이 들어 폐처리되기 일쑤지만, 데이지는 낭비가 전혀 없도록 제품을 완전히 분해하고 소재를 회수한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 2017년부터 중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다른 용도의 사물인터넷 기기로 탄생시키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반도체가 들어 있는 기기로 만든 최첨단 업사이클링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활용해 안구 검지기를 만들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 보급하고 있다. 제조 단계에서 재생 플라스틱과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에너지 고효율 제품을 개발하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류 브랜드의 활동도 인상적이다. 위스키 브랜드인 아벨라워는 증류소에서 15마일 이내의 농가에서 수확한 보리만을 사용한다. 원자재 운반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매년 새로운 패키지를 발표하는 앱솔루트 보드카는 1백40년째 재활용 유리로 병을 제작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는 설계를 구현한 업체도 있다. 소니의 고성능 렌즈는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원자재 사용을 줄인 제품이다.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텀블러를 만드는 클린켄틴과 100% 알루미늄으로 만든 캡슐 커피 네스프레소의 사례도 살핀다.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해 포장재나 빨대, 어메니티 키트를 만드는 브랜드도 만났다. 나아가 지구상의 환경문제를 AI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대한 지구환경 AI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건축과 자동차 산업의 변화
친환경 노력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드물다. 건축계에서는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패시브 하우스, 패시브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친환경적인 주거 공간이다. 이외에도 환경친화적인 공법들은 많다. 대지와 주변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만 주는 건축도 있다. 한국 외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는 친환경 건축물을 소개한다.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 중립 도시가 되고자 하는 코펜하겐은 폐기물 소각장을 청정 에너지 생산 시설로 변모시켰다. 지붕에는 슬로프를 만들어 레저 시설의 기능도 한다. 기존 건물에서 나온 자재를 활용해 만든 업사이클링 호텔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건축물,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호텔 등 지속가능한 건축 사례들을 모았다.
탄소 배출 규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는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제공했던 편안함과 역동성을 전기차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단순히 모터만 장착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누구나 전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제조 단가를 낮춰 보조금 없이도 부담되지 않을 수준으로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충전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당면한 과제다.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고민은 다 쓴 배터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다. 버려지는 배터리가 많다면 그것 또한 문제다. 배터리를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생산 시설의 변화도 살폈다. 자동차 공장은 막대한 양의 전력을 소비하고, 또 탄소를 배출해왔다. 공장 부지에 대규모 태양열 발전기 등을 설치하며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추세다.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의 사례도 소개한다. 차량 내부에 사용되는 가죽과 플라스틱 소재 또한 친환경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지속가능성 시대의 목소리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는다. 친환경 브랜드에서 새로운 전략을 짜고 고심하는 사람, 환경부에서 관련 정책을 전개하는 사람 등 친환경 산업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을 만났다. 그들이 에코 생태계를 만들어가면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우리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활동들에 대해 물었다. 일상에서 친환경적인 소비를 하고, 작은 실천을 했을 때 실제 환경에는 얼마나 영향을 끼칠까.
지금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것부터 재활용품을 분리 배출하는 주말 아침의 행동이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 작은 나라에서 소수가 벌이는 활동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의 활동이 의미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에게 묻고 답을 들었다. 이외에도 전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 수장들의 친환경 업적을 돌아보는 기사도 마련했다. 대통령들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업적 평가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의외의 요인을 찾아보기도 했고, 지금 논란이 되는 친환경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그레타 툰베리, 페이크 퍼, 지속가능한 패션, 종이 빨대 등 10개의 키워드다.
마스크를 벗는 날이 드문 요즘이다. 전염병 때문에, 또 미세먼지 때문에 코와 입을 가려야 할 이유는 많다. 지난겨울은 유독 따뜻했고, 남쪽 나라에선 산불이 번졌다. 코알라는 멸종위기종이 됐다. 빙하가 녹는다는 소식은 새롭지도 않다. 우리가 알던 세계는 조금씩 무너져내리고 있다. 누구도 특정 나라만의 잘못도 아니다. 지탄해야 할 대상이 없는, 적이 없는 싸움을 맞이했다. 이 전쟁에서 무엇을 소비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병사들에게 이 기사가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