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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영감 서(書)

코딩의 ‘ㅋ’자도 모른다. 이과생들은 무슨 책을 읽을까. 엔지니어들에게 물었다.

UpdatedOn March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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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에코의 서재
개발자는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기존의 것과 다르게 만들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창조의 영역인 것이다. <생각의 탄생>은 우리에게 필요한 창조의 역량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뉴턴, 다빈치, 아인슈타인과 같이 창조성으로 삶을 바꿔놓은 이들의 공통된 특징을 기반으로 13가지 생각 도구를 소개한다. 천재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책이지만 더 멋진 건 그들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데 있다.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발견을, 복잡한 것에서 단순한 진리를 찾아낼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전문적인 영역을 다루는 사람일수록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겸손하게 배울 때 비로소 전문가로 설 수 있는 게 아닐까.
WORDS 하조은(뱅크샐러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소프트 스킬> 길벗
분명 개발자가 썼음에도 프로그래밍 언어나 문법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 특이한 책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천재 개발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면 분명 읽다 말았을 거다. <소프트 스킬>은 평범한 개발자가 어떻게 직업을 찾고 경력을 쌓아야 하는지 설명해주는 가이드북 같다. 71가지나 되는 저자의 전략은 하나같이 실용적이다. 경력, 마케팅, 학습 그리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마치 멘토가 이야기해주듯 술술 읽힌다. 개발자도 생계 유지를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거나 건강을 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저자가 33세에 은퇴할 수 있었는지도 짚어봐야 할 포인트다. 이 책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개발자를 위한 자기 계발서.
WORDS 양희재(우리에프아이에스 프론트엔드 개발자)

<맨먼스 미신> 인사이트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나? 개발 일정을 맞추는 것과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자들은 제 발로 진흙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진흙 구덩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빨아들이는 늪이다. <맨먼스 미신>을 읽고 필자가 하는 말들이 얼마나 가슴 깊이 공감되었는지 모른다. 개발을 하다 보면 프로젝트 시작부터 종료까지, 계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일정을 산정하게 된다. 일정에 쫓기느라 문서는 자연스레 뒤로 미루고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데 급급하다.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잘 짜인 일정 계획과 구성도가 필요하다. 개발자는 진흙 구덩이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시자다. 개발자들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작업을 하게 하는 일정 수립보다는 개발자와 소통하며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 이를 표현하는 문서들이 필요하다.
WORDS 박지수(텔코웨어 개발자)

<사피엔스> 김영사
작년에 50여 권의 도서를 읽었다. <사피엔스>를 마지막으로 읽었는데 책이 나온 지 10년이 지나서야 읽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다. <사피엔스>는 거대하게 증가하는 호모 사피엔스종의 역사를 유쾌하게 설명한다. 사피엔스종의 시작부터 농업혁명을 거쳐 과학혁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풀어놓는다. 필자는 역사에는 정의가 없다며 적나라하게 말하기도 한다. 역사의 진화가 인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는 증거 따위도 없다고 한다. 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말고를 떠나서 <사피엔스>는 프로그래머로서 더 큰 꿈을 꾸게 한다. 국내를 넘어서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WORDS 유동환(LG전자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머)

<픽션들> 민음사
게임 개발자에게는 선형적인 시간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게임의 모든 시나리오를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형적 시간은 선택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는 플레이어에게 존재한다. 따라서 개발자는 선택지에서 플레이어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다른 엔딩에 도달하는 소위 ‘자유도’가 높은 게임을 선호한다. 아르헨티나 소설가 보르헤스의 단편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인간에게 주어진 무한한 선택지와 시간에 대해 다룬다. 일종의 평행우주론인 것이다. 하나의 우주 속에서 끝없이 갈라지고 선택을 해야 하지만 택하지 않은 결정이 결코 사라지는 건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읽다 보면 내가 지나친 갈림길에는 어떤 가능성이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린 결정이 결코 결말을 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WORDS 전혜정(스퀘어에닉스 스튜디오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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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EDITOR 정소진
PHOTOGRAPHY 최승혁

202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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