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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MAKER

한국적인 비주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전 세계 젠지와 밀레니얼에게 케이팝은 어떤 의미일까. 새로움의 대명사일까. 케이팝이라는 글로벌 현상은 어떻게 유지되고,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까. 케이팝 산업을 이끌어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 작곡가, 비주얼 디렉터, 안무가, 보컬 트레이너, 홍보팀장을 만났다. 그들에게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 팬들이 원하는 것을 물었다. 케이팝 산업을 통해 2020년대의 트렌드를 살펴본다

UpdatedOn February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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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것이 통하는 시대가 왔다고 서석빈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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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MAKER
서석빈은 FNC 엔터테인먼트의 비주얼 디렉터다. 패션 에디터 출신으로 FNC 소속 가수들의 비주얼은 모두 그녀의 손을 거친다. 앨범 재킷, 매거진 화보, 뮤직비디오, 무대 의상 심지어 공항 패션까지. 콘셉트에 맞는 철저한 분석과 남다른 시각으로 비주얼을 만드는 그녀는 이제 케이팝 패션과 비주얼이 해외 아티스트에게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선도한다고 말한다.


패션 에디터 출신 비주얼 디렉터다. 매거진 비주얼을 만드는 작업과 아이돌 작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매거진 작업은 에디터의 취향을 반영해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주관적인 작업이다. 그런데 아이돌 작업은 일방적인 소통이 안 된다. 팬덤의 성향, 나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즉각적이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아이돌 시장은 시각적 영향력이 지대하다. 지금까지 어떤 전략과 레퍼런스로 비주얼을 만들었는가?
전략이라기보다 아이돌 그룹별로 개성을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일단 콘셉트를 정하면 그에 맞는 노래와 안무를 만들고 비주얼을 싣는다. 아무리 멋진 옷을 입혀 비주얼적으로 좋아 보여도 노래와 안무를 방해한다면 제 기능을 못하는 거다. 전달하고자 하는 콘셉트를 영역별로 세분화하면서도 조화롭게 보여줘야 한다. 그게 쌓이다 보면 아이돌 그룹만의 아카이빙이 형성되는 거다.

2010년대 케이팝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통하는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다. 지난 10년간 케이팝 산업에서 비주얼은 어떠한 발전이 있었을까?
한국적인 게 통하는 시대가 왔다. 세계 어디에도 아티스트가 단체복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는 없었다. 예전에는 그게 어색했다. 외국인의 눈에 너무나 새로운 모습이라 접근이 쉽지 않았던 거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심지어 명품 브랜드에서 케이팝 가수들의 단체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매체와 콘텐츠 덕분이다. 옛날에는 좋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도 전달하기 힘들었다. 앨범을 통해 음악만 공유했다면 기술의 발전으로 손쉽게 비주얼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케이팝 시장의 트렌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종합적으로 완성형 아이돌이 많아졌다. 신인도 데뷔한 지 오래된 아이돌처럼 완숙하다. 안무, 노래, 언어, 스타일링도 잘 소화한다. 해외 유명 뮤지션만 가질 수 있던 한정판 옷과 운동화도 입을 수 있고 이제 결코 해외 가수와 겨뤄도 뒤지지 않는 비주얼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그들로 인해 한국 패션 시장도 주목받고.

FNC 아티스트들은 이런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나?
아무리 세계화가 됐다고는 하나 가장 중요한 건 한국 시장이다. 한국 팬은 아이돌이 점차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세계 시장이 원하는 완성형 아이돌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한국 팬의 기대치에 부응하면서 세계 시장에도 통하도록 괴리감을 줄이는 게 과제다.

아이돌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관심의 대상이다. SNS에는 어떤 브랜드를 입는지 분석하는 계정도 있다. 이에 대비해 사복 패션에도 관여를 하거나 조언을 해주는 편인가?
사복까지 관여하지는 않는다. 취향을 강요하는 것 같기도 해서 싫다. 다만 도움을 요청하면 알려주는 편이다. 스스로 알아서 잘 입도록 트렌드를 알려주고 각자 선망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그에 맞는 브랜드를 추천해주는 정도다.

글로벌 팬들이 원하는 비주얼이 있을까?
글로벌 팬과 한국 팬이 요구하는 게 확연히 다르다. 유럽에서는 남자 아이돌이 남자답기를 원한다. 운동도 한 건장한 몸 말이다. 마른 남자를 좋아하는 한국과 정반대다. 역동적인 춤을 많이 추는 아티스트가 많은 미국은 칼군무와 퍼포먼스가 뛰어난 아이돌을 좋아한다.

영상 트렌드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예전 뮤직비디오는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많았다. 스토리 안에서 연기를 끼워 맞추기도 했다. 또 한때는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주는 게 유행했다. 최근에는 감성 시대라 그런지 스토리보다는 영상미를 강조한다. 그 속에서 멤버별 이미지 하나하나에 치중한다. 클로즈업 컷이 부쩍 많아졌다.

2020년대 케이팝 팬은 영상에 특화된 세대다. 브이로그, SNS, 유튜브 등의 영상 콘텐츠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있을까?
영상 콘텐츠를 활발하게 개발해야 한다. 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가 있는데 외국에서는 아티스트가 혼자 편하게 밥 먹고 돌아다닌다. 팬도 아티스트에게 사인을 요청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아이돌이 혼자 다닐 수 없고 평소 만나지 못하다 보니 우상화됐다. 그래서 그들이 SNS, 브이로그 등을 하는 게 팬들한테 말을 걸어주는 소통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소통의 장점도 많을 것 같다.
그렇다. 시시각각 변하는 의견이나 아이돌에게 바라는 점을 반영하는 소통 창구 역할도 한다. 팬들이 보고 싶은 무대 의상을 투표하고 그 결과물을 음악 방송에 입고 나오기도 한다.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소통하며 서로 성장해간다.

 

“해외 유명 뮤지션만 가질 수 있던 한정판 옷과 운동화도 입을 수 있고
이제 결코 해외 가수와 겨뤄도 뒤지지 않는 비주얼을 갖추게 됐다.”

 

비주얼적으로 눈여겨보거나 영감을 받는 아티스트 계정이 있을까?
되도록 안 보려고 한다. 너무 많은 이미지를 보면 편협해지기 쉽다. 트렌드를 알기 위해 해외 매체 정도만 본다. 소속 아이돌의 콘셉트와 캐릭터를 분석하는 게 비주얼을 만드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팬들에게 원하는 바가 있을까?
국내 팬덤이 아이돌에게 원하는 건 분명하다. 팬들의 반응으로 시장이 돌아가니 배제할 순 없지만 새로운 비주얼이 나오는 데 한계가 있다. 아티스트를 응원해줬으면 한다. 비주얼은 개성 표현의 일환이므로 아티스트를 틀에 가두지 않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욱 다양한 비주얼이 나오고 발전할 수 있다. 그러려면 팬들이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팬들을 신경 쓰지 않고 시도해보고 싶은 비주얼도 있나?
다양한 분위기의 힙합 콘셉트를 해보고 싶다. 티셔츠 한 장에 팬츠만 입어도 무대에 소홀하지 않고 멋이라고 느낄 수 있게. 간편한 비주얼도 괜찮음을 보여주고 싶다. 간단한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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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조진혁
GUEST EDITOR 김성지, 정소진
PHOTOGRAPHY 김선익, 이우정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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