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닉>은 말한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 김소연(CEO)과 빈다은(COO)이 공동으로 창업한 <뉴닉>은 밀레니얼 세대가 세상을 이해하려면 그들에 맞는 문법의 뉴스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시사 이슈를 일상의 대화처럼 쉽게 풀어 편집한 뉴스레터를 매주 월·수·금요일 아침에 이메일로 전한다. 미국의 더 스킴을 벤치마킹해 시작한 이 뉴스레터 미디어는 창업 1년 만에 6억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지금껏 어떤 시도들을 해왔고, 현재는 무엇을 계획 중인가?
빈다은 <뉴닉>은 밀레니얼 세대가 자신의 삶 밖에서 일어나는 일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일을 해왔다. 10월 기준 약 9만 명이 구독하고 있다. 지금은 정치 사회 분야에 조금 더 치중해 있다면, <뉴닉>의 목소리로 밀레니얼에게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전하는 실험을 계획 중이다.
<뉴닉>의 콘텐츠 중 밀레니얼 세대가 특히 주목했던 뉴스는 무엇이었나?
빈다은 판단할 지표가 분명치 않아 명확히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 환경과 젠더에 대한 이슈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이전 세대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김소연 최근에 우리 스스로 만족하고 많은 피드백을 받았던 뉴스를 꼽자면, 미국의 평등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미국의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MTV 수상 소감에서 평등법을 언급한 것에서 시작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더니 새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뉴닉>은 스스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뉴스레터’라고 소개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뉴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빈다은 우리도 찾는 중이다. 다만 앞으로는 점차 뉴스와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 정도면 알아야지’라는 당위에 기댄 소비보다,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그 위에 쌓아가고 싶어 할 것이다.
김소연 ‘XX 비용’이라는 말이 많아졌다. 대부분 농담처럼 쓰이는 말이라 쉽게 지나칠 수 있지만 이런 말들의 근원이 되는 개념은 기회 비용이다. 나는 이런 언어를 쓰는 세대가 비용과 효용에 더욱 민감하다고 느꼈다. 미디어도 계속 독자의 비용을 줄이고, 효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력과 접근성, 사회적 트렌드 등 밀레니얼 세대는 뉴미디어의 어떤 점에 반응할까?
빈다은 단순히 나에게 기능적인 효용만 주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의 콘텐츠가 나를 조금 더 힙하고 쿨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지도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의 스토리나 미디어를 접하는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
김소연 밀레니얼 세대는 화자의 다양성에도 주목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방송사와 언론사 뉴스가 비슷한 문법과 느낌으로 전달됐다. 뉴미디어는 다르다. 다양한 관심 분야가 셀 수 없는 목소리와 형식으로 다뤄진다.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하는 미디어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빈다은 세대에 대한 공감, 디자인, 데이터.
현재 뉴미디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수익 시스템은 무엇일까? <뉴닉>은 지속 가능한 매체가 되기 위해 사업적으로 어떤 방식을 택하고 있나?
빈다은 안정적인 것은 광고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것은 고객에게 꾸준히 돈을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닷페이스>와 같은 뉴미디어는 후원 모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뉴닉>은 오히려 뉴미디어 분야에 갇히지 않는 전략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실험을 계획 중이다.
지금 미디어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이상하다고 느끼는 것은?
김소연 어려운 질문이다. 예전에는 미디어 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이렇게 힘들어서 없는 건가’ 하고 깨닫고 있기는 하다.
요즘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빈다은 가장 힘든 점이자 가장 좋은 점인데, <뉴닉>이 밀레니얼 세대의 뉴스 소비를 혁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부족한 점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있다.
미디어 업계와 관련해 기대되는 변화로 감지되는 것이 있다면?
빈다은 밀레니얼 세대는 무형의 가치에도 돈을 소비하는 것이 점차 편해지는 세대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기성세대와 달리) 필요한 콘텐츠에 돈을 쓰는 일이 점점 익숙해질 것이라 본다.
뉴미디어의 콘텐츠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플랫폼은 어디일까?
빈다은 뉴미디어가 어떤 형식으로 어떤 콘텐츠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플랫폼이 달라질 것이다. 의문점이 하나 있다면, 하나의 플랫폼에 의존하는 미디어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완전히 만들고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뉴닉>이 이메일로 뉴스레터를 보내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플랫폼의 정책이나 알고리즘에 좌우되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다.
현재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삼은 미디어들이 잘하고 있는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김소연 잘하고 있는 점은 밀레니얼 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보완해야 할 부분은 밀레니얼 세대라는 거대한 집단을 한 사람처럼 이해하려는 모습이다. <뉴닉>도 밖에선 밀레니얼 세대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일할 때는 여러 사람의 삶을 평균 내서 이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최근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뉴미디어는?
빈다은 <뉴닉> 이후로 뉴스레터 회사들이 많이 생겨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메일이라는 툴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었다는 생각도 한다. 사실 이메일로 전하는 뉴스레터라는 점은 더 이상 새롭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툴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팀들에게도 자연스레 관심이 간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미디어의 관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소연 독자의 마음을 사는 것. 미디어도 결국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경험의 확장이다. 독자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순간은 절대 끝이 아니다. 그전과 후에 독자가 무엇을 원하고, 미디어가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곧 30대가 된다. 다음 세대인 2000년대생들이 미디어에 원하는 것은 또 무엇이 될까?
빈다은 아직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뾰족하게 연구하는 단계다. 우리 독자 중에는 이미 30대인 사람들도 많다. <뉴닉>이 앞으로 지금의 ‘뉴니커(<뉴닉>의 구독자)’와 함께 나이 들어갈지, 혹은 세월이 흘러도 꾸준히 20~40대 독자들과 함께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소연 감히 상상하기 어렵긴 하지만, 분명히 이전 세대가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마구 쏟아낼 것이다. 예견할 수는 없으니 <뉴닉>은 특유의 열린 마음으로 이에 대비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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