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년 차. 그동안 엔플라잉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앨범을 몇 장 발표하면서 거듭했던 도전은 엔플라잉을 어떻게 바꿨을까. 궁금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내놓은 엔플라잉의 대답은 의외였다.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가진 것들이 변하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자연스레 엔플라잉이 가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 정하거나 가지게 된 것들이 아니었다.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것. 회승과 승협, 차훈과 재현의 존재에서 비롯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엔플라잉은 꿈을 묻는 질문에도 이렇게 답했다. 변함없이 지금처럼 음악 하는 것.
최근 UV와 함께한 무대를 봤다. 엄청 재밌던데? 무대는 당연히 좋았고.
회승 정말 재밌었다. 다른 표현보다 ‘재밌다’는 생각뿐이었다. ‘엔플라잉’으로서 시도해보지 않은 무대여서 그랬을까. 시작 전부터 어마어마한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컸는데, 또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니까 더 크게 다가왔다. 정말 재밌게 즐겼다.
엔플라잉의 음악과 UV의 음악은 완전히 다르지 않나. 걱정이 없었을까?
승협 서로 달라서 UV 형들에게 갔다. 하하. 예상 가능한 무대를 원치 않았거든. UV 형들과 하면 뭘 해도 다르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UV가 가진 자유로움, 사실 거기에 반했다. 음악적 색깔이 워낙 뚜렷한 팀이니까. 재밌을 것 같았다. 걱정보다는 기대가 컸다.
협업에 대해서는 어떤 편인가?
회승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작업은 늘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다. 지금까진 김형석 작곡가와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었고, 이홍기 선배와는 ‘사랑했었다’라는 곡을 함께 했었다. 래퍼 스웨이디와도 작업했었고. 전부 새로운 에너지를 느낀 시간이었다.
투박함, 진실성, 엔플라잉 특유의 에너지 같은 것들.”
회승은 윤종신 프로듀서에게 굉장한 호평을 받았지?
회승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한데, 너무 벅차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려서부터 발라드를 좋아했고, 그중에는 윤종신 선배의 곡들이 많았는데, 눈앞에서 직접 호평까지 받았으니까. 정말 꿈같았다. 무엇보다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멤버들이 축하해주고 자랑스러워해줘서 더 좋았다. 최고의 날이 아니었나 싶다.
차훈은 기타리스트다. 그런데 노래도 잘한다. 욕심 있어 보이던데?
차훈 보컬에 대해서는 항상 갈증이 있다. 하하.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 승협에게도 목소리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말할 정도다. 기타리스트는 미국의 하드록 밴드인 ‘건스 앤 로지스’가 멘토다. 일본 정규 앨범 중 <루팡>이 있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 감성을 그대로 담은 곡이다. 들어보면, ‘아, 차훈이 좋아하는 음악이 이런 거구나’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다.
차훈과 재현은 유튜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름도 특이하다. ‘두 얼간이’.
재현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콘텐츠를 다루기에 제격이지 않나. 하하. 언젠가는 꼭 해야지 마음먹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시작하게 됐다. 운영은 다른 유튜버들의 채널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팬들이 재밌게 봐주시니까 조금씩 더 욕심이 생겨 큰일이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쉬운 일이 아니잖나.
차훈 ‘현실의 스물여섯 살’을 보여주는 게 ‘두 얼간이’의 콘셉트다. 처음에는 물론 어려웠지. 우리가 노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엔플라잉’의 이미지에 해가 될 것 같았거든. 그런데 시청자들은 다르더라. 아티스트로서의 엔플라잉과 유튜버 엔플라잉을 분리해서 봐주시더라. ‘두 얼간이를 보고 엔플라잉에 빠졌다’는 엔피아도 상당수다. 굉장히 뿌듯하다. 감사하고.
역주행한 ‘옥탑방’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4년 만의 결실이기도 하니까.
승협 정말 소중한 노래다. ‘엔플라잉’을 세상으로 꺼내준 곡이니까. 오히려 ‘옥탑방’이 ‘엔플라잉’보다 유명한 느낌도 있고. 하하하. 덕분에 이제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옥탑방’을 넘어서는 곡, 더 멋진 무대를 보여줘야지. 또그래야 하는 타이밍인 것 같고. 우리가 너무 높은 벽을 만들어놓긴 했어. 하하하!
차훈 처음에는 어리벙벙했다. 좋거나 행복한 기분은 한참 뒤에 느낀 감정이었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다 왈칵 눈물이 났다. 정말 많이 울었다. 서로 껴안고 난리가 났었다.
재현 이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 진심으로. 그러려면 내가 더 바쁘게 움직이고 생각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 강박은 아니다. 그저 우리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으니까. 이제 우리가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7월 20일, 첫 콘서트를 펼친다.
승협 떨림, 기대, 기쁨 이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꽉 차오른 느낌? 가장 좋은 건, 지금껏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드디어 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 솔직히 말하면 너무 긴장돼서 큰일이다. 하하.
벌써 데뷔 5년 차다. 어떤 생각이 드나?
회승 아직 잘 모르겠다. 처음 받는 질문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돌아볼 시간 없이 무작정 앞으로 내달리기만 했고. 심심할 때 써둔 곡이 있는데, 이런 가사가 있다.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는지 거울 속의 나를 봐보자.’ 아직은 열심히, 성실하게 달려가야 할 시기 같아서. 몇 년이 지난 뒤에 들어보면 더 와닿을 것 같다.
엔플라잉의 음악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승협 조금씩 변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진 색깔은 잃지 않는것 같다. 투박함, 진실성, 엔플라잉 특유의 에너지 같은 것들. 음악적 변화는 굉장히 복합적이어서 한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어렵다. 그래도 공통점을 찾자면…. 음악에 우리 생각이 점점 많이 담기고 있다는 것? 콘셉트, 아이디어, 메시지…. 우리가 전하고 싶은 요소들을 이전에 비해 잘 녹여내는 것 같다. 엔플라잉스럽게.
‘엔플라잉스럽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승협 우리 모습이 곧 우리의 음악이 되는 것. 사소한 모습이나 상황일지라도 음악으로 만들었을 때 누가 봐도 우리 음악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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