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면서 책을 읽고 있던데, 무슨 책인가?
아까 읽은 책은 <미 비포 유(Me Before You)>, 한 번 읽었는데 내용이 머릿속에서 조금 삭제된 것 같아서 다시 한번 천천히 읽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일 좋아한다. 특히 <해변의 카프카>. 한 여섯 번 읽었나? 근데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 그의 에세이를 보면 마지막 문장에 종종 ‘~그렇습니다만’이라고 끝맺을 때가 있다. 그런 게 너무 좋다. 나도 애용하는 어투. 독자로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책을 진짜 많이 읽나 보다.
좋아한다. 아무래도 빈 시간이 많기 때문에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그래, 지식이라도 쌓자’라는 마음으로. 어렸을 때, 게임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었다. 소설을 특히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인가?
가을. 선선한 바람이 불 때. 지금 여기, LA 날씨. 약간 더운 듯하면서도 밤이 되면 조금 선선해지는 계절.
JB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목표와 자유로움.
닮고 싶은 인물이 있나??
닮고 싶다기보다 커트 코베인을 엄청 좋아한다.
마음 놓고 가장 행복하게 웃은 순간은 언제인가?
친구들하고 있을 때. 어울려 노는 시간들.
친구들과 주로 무엇을 하는데?
건전하게 논다. 한강에 놀러 갈 때도 있고, 방탈출 게임을 할 때도 있고, 당구를 치기도 하고. 또 뭐 있지? 아, 루미큐브도 한다.
음원 사이트에 갓세븐의 JB가 아닌, 데프(Def)라는 이름으로 개인 작업한 노래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만든 노래 중에 가장 데프 스타일인 것은 무엇인가?
데프라는 이름으로 올린 음원들은 전부 내 스타일이다. ‘데프 스타일’이라고 정의하기보다, 좀 더 솔직한 나의 이야기들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날씨, 공기와 바람, 새소리가 가득한 순간에 딱 떠오르는 노래는 무엇?
대니얼 시저(Daniel Caeser)의 ‘재패니스 데님(Japanese Denim)’.
개인 작업 음원에 JB가 아닌 데프(Def)라는 이름을 쓰는 이유?
JB라는 이름에는 내 의견보다는, 갓세븐이 처음 생겼을 당시 회사의 뜻이 더 많이 반영됐다. 그때도 이미 난 데프 소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고,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진솔한 내 모습,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서, 따로 그 이름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데프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낼 계획은 없나?
내고 싶기는 하다. 솔로 앨범을 준비하게 되면 이름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얼마 전 새 앨범 <스피닝 톱(Spinning Top)>이 나왔다. 활동하면서 느꼈던 ‘불안’이 주제라고 하던데, 어떤 점에서 개인적인 불안을 느꼈나?
내가 뭔가 이뤄낼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한 바람과 목표들을 이뤄낼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그러면 오히려 더 열심히 했고, 그 결과 좋은 반응이 따라오면 또 불안해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내려놔야 된다고 생각한다. 미리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려놓을 때, 진짜 후회 없이 만족스럽게 한 번에 잘 내려놓을 수 있을지 이것저것 혼자 머릿속에 떠올린다. 그러면서 불안이 찾아오고. 한 가지 두렵지 않은 점은 가수 생활을 계속할 거 같다는 거. 그런데 인기는 언젠가는 떨어지기 마련이니까. 그렇더라도 가수 활동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거 같다.
고민이 많은 거 같다.
걱정을 사서 한다. 굳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가만히 있다가도 걱정하고. 우리 할머니가 그렇다. 할머니한테 영향받은 거 같다.
심하게 깊은 고민에 빠졌을 땐, 어떻게 빠져나오나?
일단은 1차적으로 정의를 내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예전에는 그런 고민이 들면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니까, 벌써 고민할 필요 없다’ 이러면서 잊어버리거나, 잠을 자거나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회피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가령 다음 앨범에 대해 고민한다면, ‘여러 가지 곡을 써놓자’라는 식으로 1차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정의를 내려놓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풀어나간다.
JB의 ‘불안’이 새 앨범에 어떻게 표현되었나?
전체적인 앨범은 ‘팬’을 소재로 하는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이클립스, 개기일식 자체다. 언젠가 내 빛이 저물 때가 올 테니까. 그런 것을 많이 담았다. 노래 가사 ‘너에게 난 어떤 의미인 걸까’는 팬들한테 하는 말일 수도 있고, 내 목표와 꿈에 대한 얘기일 수도 있고, 그래도 계속 끝까지 이겨나가야 된다는 의미. 인생이란 불안과 안정이 계속 반복되는 거 같다. 그걸 담아내려고 많이 노력했다.
청춘의 정점인 나이다. JB의 청춘은 어떻게 흐르고 있나?
정신없이 흐르고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쉬운 점들이 너무나 많다. 해야 할 일들을 마치고 뒤돌아봤을 때, 지나온 순간을 좀 더 완벽하게 채워줄 만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많이 놓쳤더라. 그래서 지금은 앞으로 살아갈 방향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남은 청춘은 어떻게 채울 건가?
요즘엔 조금씩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달려오다 보니까, 심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진심으로 마음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항상 일을 만든다. 쉴 때도 굳이 일을 만들어 했다. 앞으론 쉴 수 있을 땐 제대로 쉬고, 마음 놓고 즐기기도 하고, 그러고 나서 다시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생각.
앞으로 딱 10년 내다본다면?
10년이라는 세월을 감히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래를 생각해보는데 왔다 갔다 한다. 계속 이 일을 하고, 노래를 하고, 음악을 통해 순간마다 느끼는 것들을 표현할 거 같고. 글쎄, 내 상황에 대해선…. 아무튼 꾸준하게 음악은 할 거 같다. 물론 갓세븐도. 왜냐면 사실 데프라는 이름을 쓰면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게 훨씬 많다고 생각했는데, 어리석은 생각이었지. 갓세븐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도 충분히 많다. 둘 다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계속 이어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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