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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CUTS TO VINTAGE CHAIR

누구도 명쾌하게 알려주지 않았던, 괜찮은 빈티지 의자 잘 고르는 법. 빈티지 가구 편집매장의 디렉터들을 찾아가 물었다.

UpdatedOn January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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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디너리맨션 | 김성민 디렉터 | @oneordinarymansion
“의자는 디자이너의 특징과 스타일을 가장 함축적으로 드러냅니다. 그 어떤 제품군보다도요.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가 담긴 의자, 질리지 않는 디자인으로 완성된 의자, 공간과 어울리는 의자, 디자이너가 처음 구상한 디테일과 수종, 색채를 간직한 의자를 선택해요.”

자신의 아이덴티티, 취향, 스타일과 잘 맞는 의자인지 고민한다
빈티지 체어 잘 고르는 법은 나에게 잘 맞는 옷을 찾는 여정과 아주 유사하다. 대개 빈티지 체어를 처음 구입하는 사람들은 첫눈에 예뻐 보이는 의자를 고르는데, 그보다 먼저 자신이 앉았을 때의 모습을 연상해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월이 흐르고 유행이 바뀌어도 구매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디자이너를 생각할 것인가, 디자인만 볼 것인가
어느 시점에 어떤 제조사가 의자를 만들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제조사가 바뀌어 재생산되면서 디자이너의 처음 의도에서 벗어난 의자는 구입하고 싶지 않고, 실제로 수집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디자이너가 큰 제조사를 만나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의자는 디자이너의 처음 구상이 많은 부분 바뀐다. 빈티지 가구 시장에서 의자의 첫 에디션이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다. 첫 번째 에디션은 대개 소비자의 반응을 고려하기보다는 오롯이 디자이너의 구상대로 제조되기 때문이다. 빈티지 의자를 구입하면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앉아서 등으로 힘껏 밀어 기대며 등받이 상태를 확인한다
아르네 야콥센의 세븐 체어와 앤트 체어처럼 합판을 여러 겹 붙이고 구부려 좌면과 등받이를 완성한 의자는 허리를 받치는 부분이 튼튼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장 많이 움직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 흠집이나 얼룩이 있는지만 확인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집의 한편에 자랑스럽게 장식해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러한 의자의 옆면을 보면 나무 합판을 겹겹이 붙인 결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아주 작은 금이나 틈이라도 보인다면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이미 등받이가 약해지기 시작했다는 중요한 시그널이다.

빈티지 의자도 결국 소모품! 구매 결정을 마쳤다면 관리법을 파악할 것
관리법은 의자의 소재마다 다르다. 가장 대표적인 나무를 예로 들어보자. 빈티지 의자에 사용된 나무들은 피부처럼 관리해야 오래 잘 쓸 수 있다. 봄과 여름보다 가을, 겨울철에 건조해지므로 이 계절에는 오일을 발라 관리해주어야 맞다. 나무도 피부처럼 오일이 필요하면 금방 흡수하고, 이미 과한 상태라면 정성스럽게 오일을 발라도 뱉어낸다.


 김성민 디렉터가 사심으로 바잉한 원오디너리맨션의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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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말레 스테뱅스의 모델 No.222 파리 16구에는 말레 스테뱅스 거리가 있다. 20세기 초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프랑스 건축가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가 디자인한, 우아한 의자.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의 모델 No.222 파리 16구에는 말레 스테뱅스 거리가 있다. 20세기 초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프랑스 건축가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가 디자인한, 우아한 의자.

  •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의 모델 No.222 파리 16구에는 말레 스테뱅스 거리가 있다. 20세기 초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프랑스 건축가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가 디자인한, 우아한 의자.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의 모델 No.222 파리 16구에는 말레 스테뱅스 거리가 있다. 20세기 초 르코르뷔지에와 함께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프랑스 건축가 로베르 말레 스테뱅스가 디자인한, 우아한 의자.
  • 한스 벨만의 ‘GA’ 체어 얇은 합판을 겹겹이 붙이고 구부린 두 쪽의 나무로 완성한 다이닝 체어. 한스 벨만의 ‘GA’ 체어 얇은 합판을 겹겹이 붙이고 구부린 두 쪽의 나무로 완성한 다이닝 체어.
  • 노먼 처너의 처너 암체어 미국을 대표하는 의자로 합판 베이스로 만들었다. 미국 디자이너 특유의 조형미가 잘 살아 있다. 노먼 처너의 처너 암체어 미국을 대표하는 의자로 합판 베이스로 만들었다. 미국 디자이너 특유의 조형미가 잘 살아 있다.



 


컬렉트 서울 | 허수돌 디렉터 | @kollekt.seoul
“개인적으로 가구가 가진 이야기에 매료되는 편입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안카를로 피레티가 디자인한 플로나 체어를 좋아하는데, 제가 바잉한 것은 그리스의 경제 위기에 테살로니키 디자인 뮤지엄이 파산하면서 빈티지 가구 딜러들에게 전해진 박물관의 소장품이죠. 이야기가 없다면 빈티지 의자로서 매력이 없다고 봐요. 만약 1960년대에 제조되어 포장도 풀지 않은 채 고이 창고에만 보관되었던 의자라면 구매하지 않을 거예요. 저에게는 의미가 없거든요.”

의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펴본다
빈티지 의자는 오랜 세월을 지내온 물건이다.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손상은 즐기면서 쓴다는 마음을 먹는 것도 좋다. 납득할 만한 상태란 사람마다 다를 테니,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의자 상태를 점검하면 된다. 그럼 의자의 가치를 무엇으로 판단하느냐고? 이야기다. 구매 전, 빈티지 의자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보자. 동일한 모델, 비슷한 상태의 빈티지 의자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할 때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나면, 특별히 끌리는 의자가 생길 테니까.

흔치 않은 컬러나 소재에 주목할 것

빈티지 의자는 결국 과거에 누군가가 주문하고 구매한 물건이다. 그렇기에 당시 많이 소비된 색상이나 소재, 컬렉션이 있기 마련. 예를 들면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LC1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자 중 하나인데, 당시 가장 많이 생산된 것은 블랙 가죽 소재와 송치 소재로 만든 모델이다. 그 밖의 색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금 특별한 의자를 하나쯤 소장하고 싶다면, 흔치 않은 색상과 소재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빈티지 가구 시장에는 무수한 가품이 도사린다. 인터넷을 통한 ‘직구’는 다소 위험하다
명품 가방처럼, 빈티지 가구 시장에도 무수히 다양한 ‘급’의 가품이 존재한다. 이베이나 아마존을 통해서도 빈티지 의자는 거래되는데, 진품인지 한눈에 판단하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다. 사진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다. 의자의 본체나 패브릭에 붙은 스티커 등 확실한 표식이 있다면 진품의 증거라 볼 수 있지만 그 표식조차 위조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실물을 보지 않고, 앉아보지도 않고 가품과 품질에 대한 위험 부담을 떠안으며 ‘직구’할 필요가 있을까? 특히 처음 빈티지 의자를 구매한다면 빈티지 가구 매장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빈티지 의자 수집을 위해서 모험도 감수하겠다는 마음이라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찾고 있는 모델, 가격대, 색상 등을 빈티지 가구 매장에 말해둔다
빈티지 가구는 때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시장 상황상 그게 맞다. 만일 구하고 싶은 빈티지 의자가 따로 있다면, 빈티지 가구 매장에 자신이 원하는 모델과 적정한 가격, 색상 등을 말해두어도 좋다. 바잉 단계에서 구매 희망자가 원하는 조건의 의자를 발견할 수도, 함께 일하는 딜러를 통해 구할 수도 있기 때문. 입고되어 가격 책정이 끝난 의자를 ‘싸게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할 테지만 말이다.


 허수돌 디렉터가 사심으로 바잉한 컬렉트 서울의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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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의 LC1 LC1은 블랙 컬러 가죽과 송치 가죽이 가장 흔하다. 우연히 와인 컬러 가죽으로 이루어진 LC1을 발견했다.

르코르뷔지에의 LC1 LC1은 블랙 컬러 가죽과 송치 가죽이 가장 흔하다. 우연히 와인 컬러 가죽으로 이루어진 LC1을 발견했다.

  • 르코르뷔지에의 LC1 LC1은 블랙 컬러 가죽과 송치 가죽이 가장 흔하다. 우연히 와인 컬러 가죽으로 이루어진 LC1을 발견했다.르코르뷔지에의 LC1 LC1은 블랙 컬러 가죽과 송치 가죽이 가장 흔하다. 우연히 와인 컬러 가죽으로 이루어진 LC1을 발견했다.
  • 지안카를로 피레티의 플로나 폴딩 체어 지안카를로 피레티가 회의용 접이 의자인 플리아를 성공시키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나서, 회사에 자신이 원하는 걸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선보인 이지 체어 계열의 의자다. 지안카를로 피레티의 플로나 폴딩 체어 지안카를로 피레티가 회의용 접이 의자인 플리아를 성공시키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나서, 회사에 자신이 원하는 걸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선보인 이지 체어 계열의 의자다.
  • 찰스&레이 임스가 디자인한 제니스사의 암셸 로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허먼 밀러사가 아닌, 제니스사가 1950년대에 제조한 모델. 첫 번째 에디션이다. 허먼 밀러의 임스 체어와 달리, 빛이 반투과되는 셸이다. 찰스&레이 임스가 디자인한 제니스사의 암셸 로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허먼 밀러사가 아닌, 제니스사가 1950년대에 제조한 모델. 첫 번째 에디션이다. 허먼 밀러의 임스 체어와 달리, 빛이 반투과되는 셸이다.



 


웨이브렛 | 이규원 디렉터 | @wave_let
“빈티지 의자는 모셔두고 바라보는 용도로 구매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용해야죠. 윤이 나게 잘 닦아서 보관만 할 게 아니라, 적합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고장이 나면 고쳐 쓰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어요. 빈티지 클래식 카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차를 다룰 때처럼요. 웨이브렛은 빈티지 의자를 그러한 관점에서 판매하고 관리합니다. 의자의 오염을 제거하거나 고장난 부분을 보수하거나 패브릭을 교체하는 등의 A/S도 직접 해드리고 있어요.”

의자와 디자이너, 제조사의 특장점을 파악한다
디자이너 해리 베르토이아의 다이아몬드 체어는 놀(Knoll)사에서 제조한다. 새집처럼 짠 철제 와이어로 베이스를 만들고 그 위에 패브릭을 씌워 완성한 와이어 베이스만으로도 의자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인지 시장에 나온 다이아몬드 체어 중에선 간혹 패브릭 커버 없이 와이어 베이스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체어는 패브릭이 없으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진품임을 증명하는 라벨이 패브릭 커버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 놀사는 원래 패브릭으로 유명하다. 패브릭 커버만 2천 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된다. 구매하려는 의자와 디자이너, 제조사의 특장점을 파악하는 일은 괜찮은 빈티지 의자를 똑똑하게 구매하는 첫걸음이다.

전체보다 세부의 상태를 면밀히 뜯어본다

구매할 의자 프레임의 얼룩이나 패브릭의 오염이 신경 쓰이는가? 프레임의 녹슨 부분이나 가죽 혹은 패브릭의 약한 오염은 간단한 클리닝을 거치면 웬만큼 회복이 가능하다. 눈에 불을 켜고 뜯어봐야 할 부분은 의자의 하단부다. 의자의 각 연결부 부품들은 빠짐없이 있는지, 주물 베이스의 의자일 경우 주물에 갈라지거나 부식된 틈은 없는지, 좌면이 패브릭으로 이루어진 의자는 패브릭 안쪽 솜이 너무 삭지는 않았는지 등 실제 사용할 때 영향을 미칠 요소들을 잘 살펴야 한다.

유행에 휩쓸리지 말 것
한국의 빈티지 의자 소비 패턴에는 나름 트렌드가 존재한다. 몇 해 전까지는 덴마크 디자인을 필두로 한 북유럽 디자인의 빈티지 체어가 인기였고, 지난해에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체스카 체어와 같이 나무 등을 엮어 완성한 케인 소재가 한바탕 휩쓸었다. 지금은 또 다르다. 토넷 체어 등 독일 바우하우스 계열의 디자인을 많이 찾는다. 슈프림이 2018년 F/W 캠페인에 등장시킨 지안카를로 피레티 디자인의 플리아 체어도 인기다. 빈티지 가구 트렌드는 매해 바뀌고 있다. 그러니 다만 ‘예쁜 디자인’에 초점을 두면 유행에 휩쓸리기 쉽다. 트렌드와 떨어진 시각으로 보는 것, 자기 주도적인 관점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의자인가 고민한다
구매 시점으로부터 몇 해가 지나도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의자일 것인지를 생각해볼 것.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다음 질문을 스스로 해보길 바란다. ‘과연 이 의자를 나의 자녀를 비롯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도 있는가?’ 이 마법의 질문을 던지고 나면 또 다른 질문들이 주렁주렁 열릴 것이다. 의자의 패턴은 희귀한가, 현행품과 구별되는 컬러인가, 오랫동안 사용하고도 물려줄 수 있을 만큼 미래성이 있는가.


 이규원 디렉터가 사심으로 바잉한 웨이브렛의 의자들 

3 / 10
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암셸 체어 허먼 밀러사의 제품이다. 베이스를 바꾸면 로킹 체어 등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암셸 체어 허먼 밀러사의 제품이다. 베이스를 바꾸면 로킹 체어 등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 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암셸 체어 허먼 밀러사의 제품이다. 베이스를 바꾸면 로킹 체어 등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암셸 체어 허먼 밀러사의 제품이다. 베이스를 바꾸면 로킹 체어 등으로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
  • 찰스&레이 임스와 알렉산더 지라드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셸 체어 파리에서 바잉한 비트라 버전. 알렉산더 지라드는 허먼 밀러사의 텍스타일 3백여 종을 디자인했다. 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셸 체어 중 그가 디자인한 문양을 가진 것은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찰스&레이 임스와 알렉산더 지라드의 패브릭 라 폰다 베이스 셸 체어 파리에서 바잉한 비트라 버전. 알렉산더 지라드는 허먼 밀러사의 텍스타일 3백여 종을 디자인했다. 찰스&레이 임스의 패브릭 셸 체어 중 그가 디자인한 문양을 가진 것은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
  • 해리 베르토이아의 라지 다이아몬드 체어 공업용 철제 와이어를 그물 형태로 용접하여 만든 라운지 체어.해리 베르토이아의 라지 다이아몬드 체어 공업용 철제 와이어를 그물 형태로 용접하여 만든 라운지 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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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EDITOR 이경진
PHOTOGRAPHY 이수강

201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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