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직접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 수 있는 리스 원데이 클래스가 늘고 있다. 일본에서 크리스마스는 정식 공휴일이 아니다. 그래도 다양한 시즌 이벤트가 열린다. 연말연시 일본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과 더불어 볏짚을 꼬아 만든 장식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시메나와’라는 이 볏짚 장식은 우리나라의 ‘금줄’을 생각하면 쉽다. 볏짚을 꼬아 하얀 천이나 종이로 장식해 새해에 절이나 신사, 집 앞에 걸어 신을 맞이하고 액운을 막는 풍습이다. 그리고 모퉁이에는 대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가도마츠’를 세워 신을 맞이한다.
한국에 리스 원데이 클래스가 있다면, 일본에는 ‘시메나와 리스’ 워크숍이 있다. 침엽수 잎이나 빨간 열매, 리본 등으로 시메나와를 장식해 크리스마스 리스와 가도마츠를 동시에 연상시킨다. 그야말로 ‘연말’과 ‘연시’를 모두 담고 있는 것이다. 얼핏 젊은이들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계승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전통’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트렌드에 발맞추어 변화해가는 현재진행형의 일본 문화라고도 볼 수 있다.
수많은 시메나와 리스 워크숍 중에서도 ‘보태나이즈 앤 디(BOTANIZE&D)’의 드라이플라워 아티스트 기무라 아유미의 시메나와가 눈에 띈다. 그녀는 좀 더 깊이 있는 색감의 드라이플라워를 이용한 시메나와를 선보인다. 보태나이즈 앤 디는 도쿄에서도 드물게 드라이플라워를 전문으로 다루는 숍이다. 다이칸야마의 베이스 아네아 보태나이즈(BASE ANEA BOTANIZE) 내에 자리했다.
외래종 식물(Exotic Plants)이나 열대 괴근 식물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자 2016년 오픈한 이곳은 손님의 90%가 남성인 독특한 보태니컬 숍이다. 남자 손님들은 연인에게 선물하기 위함이 아니라, 식물의 매력에 푹 빠진 자신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루프톱 온실에서 다양한 종류의 열대 식물과 선인장을 만날 수 있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르기에 팝업 스토어 및 브랜드 협업으로 곳곳에서 외래종 식물을 소개한다. 식물 이외에도 세심한 디테일과 정성을 엿볼 수 있는 어패럴, 굿즈, 오리지널 도자기 등이 고객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기무라 아유미는 예쁜 꽃보다 멋있는 꽃을 다룬다. 대중을 위한 꽃이 아닌 자신의 색을 담아낸 꽃을 선보이니 워크숍에도 자연스레 개성 있는 이들이 모여든다. 각자의 색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들로 구성하고, 기무라 아유미의 색을 살짝 보태준다. 작은 슈퍼마켓, 편의점부터 꽃집,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일본 어디에서나 시메나와를 구입할 수 있지만 자신의 손으로 자신만의 색을 담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무라 아유미의 ‘HELLO NEW YEAR’ 문구가 들어간 시메나와 리스는 다이칸야마 보태나이즈 앤 디에서 만나볼 수 있다.
botaniz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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