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도시 싱가포르에도 작지만 LP 열풍을 소소하게 이어가는 곳이 있다. 티옹바루(Tiong Bahru)에 있는 큐레이티드 레코드(Curated Records)는 싱가포르에서 의외의 가장 멋진 공간이 아닐까 싶다. 먼저 이 가게가 위치한 티옹바루를 설명하자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래된 아파트들과 로컬 숍 등이 있는 평범한 동네였다. 하지만 클래식하고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건물에 젊은 상인들이 모이면서, 그들만의 개성이 담긴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숍과 카페들이 가득한 곳으로 탈바꿈했다.
큐레이티드 레코드는 약 33㎡(10평) 남짓의 작은 가게지만 무려 2천여 종류의 LP를 구비하고 있다. 새 음반부터 중고 명반까지, 클래식부터 최신 팝 그리고 한정판 LP까지. 가지런히 잘 정리된 레코드판을 보며, 마치 편한 친구네 집에 온 듯 여유롭게 가게 안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의 오너인 트레몬 림(Tremon Lim)은 “싱가포르에도 과거에 오랫동안 운영된 레코드 숍들이 있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친근하게 둘러볼 수 있는 새로운 세대를 위한 레코드 숍을 오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LP를 감상하기까지 과정이 CD에 비해 다소 번거롭고 귀찮게 느껴질지라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소중한 경험이자, 음악을 한 음 한 음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 또한 LP만의 독특한 감성이다.
트레몬에게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명반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니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OST와 추억의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Ghostbusters)>의 탄생 30주년 헌정 앨범을 추천했다. 요즘 LP들은 한 단계 진화해 향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음반에서는 은은한 복숭아 향이, <고스트 버스터즈>에서는 폭신한 마시멜로 향이 가득 퍼져 영화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새로운 것들이 가득한 싱가포르에서 빈티지한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주소 55 Tiong Bahru Rd, Singapore 160055
영업시간 화~일 오후 1시~8시
홈페이지(SNS) www.curatedrecor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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