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 Interview
삼간일목
권현효 소장
패시브 하우스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개념이다. 친환경 집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건축되고 작동 방법은 무엇인지 일반인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국내에서 꾸준히 패시브 하우스를 설계해온 삼간일목의 권현효 건축가를 만나 패시브 하우스에 대해 알려달라고 자문을 부탁했다. 아래 글은 그의 설명을 쉽게 풀이한 내용이다.
패시브 하우스의 어원은 수동적인 집이라는 뜻이다. 능동적인 에너지 그러니까 보일러, 히터 등 난방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겨울철 20℃, 여름에는 26℃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건물을 뜻한다. 실내 적정 온도는 낮에 태양에서 얻는 일사 에너지, 거주자의 몸에서 나오는 열, 전등이나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열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차단하고, 실내 공간에 보존하는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난방 에너지 즉 석유 화석 에너지를 사용해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최초 독일에서 시작된 패시브 하우스는 이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었다. 좌식 생활을 하는 우리나라는 등허리를 ‘지지기’ 위해서라도 패시브 하우스에 보일러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데, 한 번 보일러를 가동하면 그 열기가 며칠간 지속되어 한겨울에 억지로 창문을 열어 열기를 빼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날씨와 관계없이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패시브 하우스의 목표이자 결과물이다. 추가적으로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하면 제로 에너지 건물로 만들 수 있다. 액티브 요소를 추가할수록 플러스 에너지 빌딩까지 구현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는 난방비를 줄이는 데 주목하는 단계다. 패시브 하우스는 단열, 기밀, 고성능 창호, 열교환 환기장치를 바탕으로 일반 건물보다 난방 에너지를 80% 절약한다. 겨울철 한 달 난방비를 20만원 냈다면, 패시브 하우스에서는 4만원이면 된다. 건물 성능이 높아야 하기에 패시브 하우스는 건축 과정이 까다로운 편이다. 설계를 한 다음 에너지 시뮬레이션이 의무적이다. 패시브 하우스는 정량화된 건물로서 모든 것을 수치로 말한다. 재료의 열전도율, 열저항값, 건물의 모양, 표피, 공간 높이를 숫자로 계산한다. 건물이 1년에 생산하는 에너지를 정량화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건축할 지역의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고려해 에너지를 설계한다. 꼼꼼하게 짓고, 검사하고, 정식 인증을 받아야 패시브 하우스가 완성된다.
권현효 건축가는 패시브 하우스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동시에 건축적인 측면도 향상되길 바란다. “오스트리아에는 아름답고 효율적인 패시브 하우스가 많아요. 패시브 하우스가 보급되면 재료비도 낮아질 테고 그럼 우리도 건축적으로도 뛰어난 패시브 하우스를 지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어차피 에너지는 절약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이다. 기능성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건물을 짓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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