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커피 하면 둘째가라 할 정도로 커피를 사랑한다. 식전에 커피를 주문하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1686년에 오픈해서 현재까지 영업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카페 르 프로코프(Le Procope)도 파리 오데옹 지구에 있을 만큼 커피에 대한 전통과 역사 또한 겸비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잘 발달하지 못한 유일한 커피가 있다. 카페 글라세, 바로 아이스커피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페 메뉴에 ‘카페 글라세’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프랑스인에게 아이스커피를 물어보면 “커피를 왜 시원하게 마셔야 해?”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다. 그래도 거리의 카페에서 시원한 카페 글라세를 특별히 부탁하면 말 그대로 에스프레소(카페)와 얼음(글라세), 그리고 물을 주었다. 심지어 얼음도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제조하기엔 턱없이 부족해서 결국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마시더라도 우리가 상상하는 아이스커피가 아닌 그냥 미지근한 커피가 완성되곤 했다. 얼음을 추가하면 커피 값을 더 받는 건 당연지사.
그러나 지금은 파리에서도 어렵지 않게 카페 글라세를 맛볼 수 있다. 세계적인 여론과는 다르게 파리에 무사히 안착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카페 ‘스타벅스’, 이상 기온으로 비정상적으로 무더운 여름 날씨, 관광객의 끝없는 요구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물론 아직까지 모든 카페에서 즐기기는 힘들다. 주로 젊은 세대나 패션 피플이 모이는 마레 지구, 소규모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인 피갈역 아래쪽 지역, 그리고 최근 파리 곳곳에 생겨나는 북유럽 스타일 카페에서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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