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S/S SAINT LAURENT
MEN’S COLLECTION
안토니 바카렐로가 선보이는 첫 번째 생 로랑 남성 컬렉션. 쇼장 입구는 페리 선착장이었다. 그곳에서 페리를 타고 뉴저지 리버티 파크로 건너갔다. 거기서부터 다시 어스름한 산책로의 뽀얀 안개 속을 조금 걸으니 ‘하얀 장막’ 뒤로 휘황한 메인 런웨이가 펼쳐졌다. 매끈하게 뻗은 대리석 런웨이는 까만 밤하늘, 찬란한 맨해튼의 불빛을 온전히 담았다. 저 멀리 화려한 뉴욕의 스카이라인부터 페리로 건너온 허드슨강, 안개 자욱한 리버티 파크까지 모두 하나의 공간이었다. 안토니 바카렐로가 준비한 첫 단독 남성 컬렉션의 주인공은 ‘미드나이트 어번 카우보이(Midnight Urban Cowboy)’. 하얗고 바짝 마른 몸, 방탕한 카우보이들이 눈부신 무대를 제멋대로, 빠르게 스쳐갔다.
1970년대 감성이 가득 묻은 웨스턴 스타일, 생 로랑 고유의 사하리엔 무드를 재해석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하이 웨이스트 스키니 진에 길이가 짧고, 날렵한 재킷으로 이뤄진 실루엣이 그들의 가느다란 허리를 더욱 강조 했다. 또 하나의 콘셉트는 앤드로지너스 룩(Androgynous Look). 남성과 여성이 같은 옷장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의상뿐 아니라 슈즈를 비롯한 액세서리까지 디자인이나 디테일은 물론, 사이즈마저 구분이 없었다.
실제 신디 크로퍼드의 딸로 지금 가장 주목받는 여자 모델인 카이아 거버를 비롯해 10여 명의 여자 모델이 등장했음에도, 언뜻 봐선 남녀 구분이 쉽지 않았을 정도니까. 가느다란 실루엣은 동양적 무드의 정교한 엠브로이더리, 가늘게 팔랑팔랑 떨리는 프린지 장식, 짧은 재킷에 아주 촘촘하게 박은 작고 반짝이는 비즈 장식, 앞코가 날카롭게 빠진 굽 높은 웨스턴 부츠 등이 더해져 더 날카롭고 현란하게 빛났다. 그리고 마지막, 맨몸에 은빛 글리터 보디 페인팅을 한 모델들의 피날레는 터질 듯 강렬한 조명에 빛을 산란하는 축포가 되었다. 마지막 불씨까지 장렬히 빛을 발했고, 생 로랑의 환상적인 ‘미드나이트’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우린 다시 페리에 올랐다. 프런트로를 채운 빈센트 갈로, 에즈라 밀러, 샤를로트 갱스부르, 한국 셀러브리티 대표로 참석한 배우 우도환, 모델 김상우, 런웨이를 장식한 레넌 갤러거, 카이아 거버까지 페리 선착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다시 마지막 선상에서의 화려한 파티까지 모두 같이 그 밤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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