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환경 문제의 화두는 배기가스다. 파리시는 지난 2001년부터 ‘숨 쉬는 파리(Paris respire)’ 정책을 시행했다. 정책 목표는 2020년까지 자가용 통행량 40% 감소로서 버스와 택시 전용 차로를 설치하고, 외곽 순환 트램, 심야버스 도입 등 대중교통을 대체제로 제시했다. 대체제 중에는 2007년 7월부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파리의 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e)도 있다. 벨리브는 이미 2005년 리옹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친환경 서비스. 파리시는 벨리브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옥외 광고를 우선 배정하는 조건으로 모든 시스템의 운영과 유지 비용을 대형 광고대행사 ‘JC 드코(JC Decaux)’에게 부담시켰다. 하지만 서비스 운용 과정에서 자전거 파손, 도난 등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JC 드코는 파리시와 벨리브 재계약 과정에서 안이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새로운 회사에 사업권을 빼앗겼다. 리옹을 거점으로 한 프랑스와 스페인 합작 소규모 기업인 ‘스모벤고(Smovengo)’가 벨리브를 운영하게 된 것. 스모벤고는 2018년 3월까지 자전거 정류소를 새로운 시스템으로 재설치하고 서비스를 재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고, 사용자만 불편을 떠안게 되었다. 스모벤고의 벨리브 사업이 지지부진한 사이 파리시는 자유로운 드롭 앤 아웃이 가능한 자전거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이 또한 유지 보수 문제와 함께 도로 이곳저곳에 마구잡이로 세워진 자전거들로 인해 도시 경관을 훼손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최근 파리시는 이 서비스를 폐지했다.
파리시의 친환경 교통 정책 중에는 2012년부터 야심차게 진행한 전기차 공유 서비스가 있다. ‘오토리브(Autolib)’는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피닌파리나 S.P.A’가 디자인하며, 서비스 도입 초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파리를 대표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았으나, 역시 유지 보수 문제와 더불어 교외로 나가는 오토리브 차량의 회수 문제, 실내 청결 문제로 막대한 빚만 남기고 서비스 해체 위기에 처했다. 파리기후협약을 이끌어낸 프랑스 정부와 파리시는 나날이 증가하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문제 해결을 위해 벨리브와 오토리브 등 친환경 교통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서비스 운영이 불투명해진 현재 대기오염의 피해는 고스란히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전가됐다. 고육지책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 지하철 무료 승차를 시행하며 에코시티를 지향해온 파리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파리는 친환경 도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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